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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판관判官

망천로 - 14. 머무르다(留客)

 
 
샤챠오는 그의 원 형이 거침이 없는 사람임을 알아차렸다.
좀 너무 거침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는 방금 전에는 "길을 아느냐"고 하고선 다음 순간에 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잠깐잠깐잠깐잠깐!" 샤챠오는 급하게 침실로 달려가더니 얼른 후드티를 갈아 입고 큰 옷을 들고 와 원스에게 주었다. "오늘은 기온이 떨어졌어요. 제가 방금 정원에서 꽃에 물을 줬는데 추웠어요. 이거 입으세요."
 
원스는 힐끗 보더니 말했다. "필요 없어."
그는 피부가 희었고 옅은 회색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일이 있든 없든 오른쪽 소매를 어깨까지 말아 올리는 것을 좋아하여 드러난 팔의 선이 무척 보기 좋았다.
  
보기 좋기야 좋았지만…….
"정말 안 추워요?" 샤챠오는 진지하게 물었다.
 
"안 추워, 더워." 원스는 손 안의 다 마신 콜라 캔을 쥐더니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다시 냉장고로 가서 찬 우유를 꺼내더니 물었다. "갈 거야, 말 거야?"
"……."
 
덥다는 건 알겠다.  
"가요, 가요, 가요." 샤챠오는 옷을 소파 위에 던져놓고 휴대폰을 쥐고 문을 나섰다.
 
날씨는 좋지 않았고 흐렸다. 먼 곳에서 이미 검은 구름이 몰려 오고 있어 곧 비가 내릴 기세였다.
  
원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쪽을 바라보았다. "걸어가면 얼마나 가야 돼?"
"걸어요???" 샤챠오는 깜짝 놀라 황급히 휴대폰을 쥐고 말했다. "필요 없어요, 제가 차를 불렀어요. 기사님이 이미 오고 계세요."
 
또 다시 지식의 범위를 벗어났다. 원스는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잘 받아들인 척했다.
샤챠오는 충분히 잘 알고 있어서 휴대폰의 액정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원스는 위쪽의 지도를 보았다. 작은 차가 지도를 따라 거북이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고 차는 곧 멈추고 움직이지 않았다.
원스는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액정 위에 표시가 하나 나타났다. 주문이 종료되었습니다.
 
샤챠오는 원래 이 할아버지에게 현대 사회의 편리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원스는 표시를 가리키더니 입술을 움직였다. "무슨 뜻이야?"  
샤챠오 "……우리를 바람 맞힌다는 뜻이예요." 
 
"기사님이 너무하네요! 취소한다고 말이라도 하지." 샤챠오가 중얼거렸다. "원 형, 기다리세요. 제가 한 대 더 부를게요."
 
이 기사는 더욱 빠르게 콜이 들어가자마자 취소해버릴 지 누가 알았겠는가.  
샤챠오 "???" 
  
그는 연속으로 네 대를 잡았으나, 네 대 모두 호출이 잡히자마자 취소했고 그 이후로는 줄곧 새 차가 잡히지 않았다. 
  
"뭐지." 샤챠오는 휴대폰을 쥐고 멍하니 서 있었다. "오늘 무슨 일이래요, 외출 할 날이 아닌가?"
  
검은 구름이 점차 가까워지고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나서야 그들은 마침내 차를 잡을 수 있었다. 
기사는 콜을 취소하지도 않고 멀리 있지도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 한 대가 밍화부 대문 앞에 멈추어 섰다. 
  
원스는 빈 우유갑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몸을 굽혀 뒷자석에 탔다.
  
기사는 둥근 얼굴의 중년 여인으로 선량하게 생겼으며 볼에 점이 있었다. 그녀는 백미러로 원스를 보더니 농담했다. "허, 젊어서 몸이 좋은가, 이 날씨에 반팔을 입었어요?"
  
원스는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었고 낯선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 이렇게 친근하게 굴면 그냥 듣고 넘길 것이었다. 
샤챠오는 그의 성격을 알아서 분위기가 싸해질까 걱정했다. 그가 막 기사의 말을 받으려 할 때 원스가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추운 편은 아닙니다."
 
샤챠오는 순간 서늘해졌다.
 
"뭐하는 거야?" 원스는 샤챠오의 바보 같은 모습을 곁눈질했다.
"아니에요." 샤챠오는 둥그렇게 뜬 눈을 거두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냥 좀 의외여서요, 저는 형이 남을 상대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원스는 그를 바라보더니 잠시 후 대답했다. "낯이 익어서."
  
둥근 얼굴의 기사는 이 말을 듣고 웃기 시작했다. "절 말하는 거예요? 전 얼굴이 흔해서 많은 사람들이 절 보면 익숙하다고 해요."
 
원스의 회색 티셔츠는 비를 맞아 색이 짙어졌다. 그녀는 그것을 보더니 물었다. "형제예요? 비 오는 날에 외출하면서 우산도 안 챙겨요? 비가 분명히 갈수록 많이 내릴 텐데."
 
샤챠오는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저희가 나올 때는 안 내렸었거든요."
"그렇게 일찍 나와서 차를 잡아요?"  
  
"아, 말도 마세요. 오늘은 운이 안 좋아서 네 대를 잡았는데 다 취소 당했어요." 샤챠오가 불만을 토로했다.
"아." 기사는 이해했다. "그건 정말 손님의 운이 안 좋은 게 아니에요, 이런 날에는 다들 거기까지 가고 싶지 않아 하니까요."
"왜요?"
"재수가 없으니까요."
 
원스는 원래 창 밖을 보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 돌아보았다.
"재수가 없다니? 무슨 뜻이에요?"
"최근에 이 지방 칼럼 안 봤어요?"
 
원스는 샤챠오를 바라보았고 샤챠오는 부끄럽다는 얼굴이었다. "어……. 조금 밖에 못 봤어요."
기사는 웃기 시작하며 그를 곤경에서 구해주었다. "그것도 그렇죠, 지방 소식을 잘 안 보니까요. 저희는 운전하는 게 지루해서 일이 없으면 라디오를 듣는데, 그래서 아는 게 좀 많아요."
 
그녀는 뜸을 들이지 않고 길 위에 별 일이 없는 틈을 타 원스 일행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서병원 쪽에 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길이 있는데 망천로望泉路라고 해요. 이전에 외지 개발 업자가 왔는데 그 구간이 괜찮아 보여 부자 동네를 만들려고 했는데, 그걸 망천 저택이라고 했어요."
 
"아, 그건 알아요. 지나가면서 봤는데, 집은 진짜 예쁜데 아무도 안 사는 게 저희 밍화부와 비슷하죠." 샤챠오가 말했다.
  
"그건 다르지요."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밍화부는 주변 계획 문제고 망천 저택은 아무도 살고 싶지 않아 하는 거죠. 닝저우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알 거예요, 다들 거기 집이 안 좋다고 말해요."
  
"들은 적 있어요." 샤챠오는 이해했다는 모습이었다.
도리어 원스는 조금 의문이었다. "왜 안 좋습니까?"
  
샤챠오가 입을 열기도 전에 기사가 웃었다. "손님은 여기 사람 아니죠? 우리 닝저우 방언에서는 왕王과 망望은 다 황黄과 같은 발음이에요."
 
망望과 황黄?
그러면 황천로라는 게 아닌가?
  
원스 "……."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이름 지은 사람이 머리가 이상하네요."
  
기사는 하하 웃기 시작했다. "더 이상한 것도 있어요. 그 지역이 아주 좋은데, 근처에 지하철 역도 있거든요. 어떤 투자자들은 재수가 없다는 걸 믿지 않고 굳이 그쪽을 번화하게 만들려고 보행자 전용 도로, 양복점 등등 여럿을 세웠거든요. 그 후에는 장사가 너무 안 되어서 흐지부지 됐죠. 그리고 이 년 전인가, 또 얼간이가 하나 왔는데 그쪽에 종합 상가를 세웠어요. 먹을 것, 마실 것, 영화관이 있는 그런 거요. 그게 이름이 뭘 것 같아요?"
 
원스 "뭔데요?"
기사 "망천만고성望泉万古城이요."
(*이게 무슨 농담? 인 것 같은데 찾아봐도 도저히 모르겠네요 아시는 분 제보 부탁드려요ㅠ)
원스 "……." 
이상한 수준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 후엔 번화해졌습니까?" 그가 물었다.
"아니요." 기사는 아, 하고 한 마디 했다.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면서 올해 연초가 되어서야 정식으로 준공했는데 처음엔 사람이 좀 모이더니 뒤에는 적어졌어요. 그 쪽은 유난히 나쁜 기운이 강해서 늘 보이지 말아야 할 게 보인대요."
 
"그 상점은 아직까지도 문을 안 닫았어요?" 샤챠오가 물었다.
"안 닫았어요. 거긴 임대료가 싸고 물건이 싸서 지금은 찾기 힘든 수공예 점이 그 안에 들어가 있거든요. 몇몇 가는 사람들이 있지요."
"아." 
  
"이렇게 들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거길 운전해 지나가는 건 좀 겁나기는 해요." 기사는 말했다. "어젠가, 위챗  단톡방에서 누가 거기서 깜짝 놀랄 일이 있었다는 거예요. 말 하는 게 종 잡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다들 오늘은 거기를 안 가려고 하는 거예요." 
 
"어쩐지." 샤챠오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기사님 간담이 대단하시네요."
기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하, 전 습관이 된 거죠. 저희 집이 그 근처라 매일 왔다갔다 하는데, 그것 때문에 일을 안 할수는 없지요."
 
***
 
"안에서는 차를 못 세우게 되어 있어서 여기서 내려 드릴게요." 둥근 얼굴의 기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바깥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을 보곤 원스에게 우산을 건네 주었다. "좀 가셔야 하는데, 우산 가져가세요."
 
샤챠오는 조용히 원스를 보았다. "저기, 죄송해서 어떡해요? 저희는 뛰어 가면 되는데요."
 
"가져가세요." 기사는 웃으며 말했다. "안 쓰는 거라 괜찮아요, 전 우산 많아요."
"정말 괜찮아요." 샤챠오는 그래도 남의 것을 받는 것이 미안했다.  
 
그가 막 밀어내려는데 어느 마르고 긴 하얀 손가락이 뻗어와 우산을 받았다.
 
"고맙습니다." 원스가 말했다.
"아, 잘 생각했어요." 기사가 웃었다.
 
원스는 먼저 차에서 내려 우산을 펼치며 재촉했다. "꾸물거리지 마."
샤챠오는 그제서야 황급히 따라 내렸다.
 
비는 많이 내리고 있었고 바닥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차는 골목을 돌아 금방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원스는 시선을 돌리더니 샤챠오에게 물었다. "서병원이 어디야?"
샤챠오는 휴대폰 지도를 보더니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길로 들어가면 문이 옛스럽고 고풍스러운 게 바로 거기예요." 
 
이 거리는 망천로의 풍격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거의 전부 작은 양옥집이었고 시에원의 서병원은 그 안에서 무척 특별하여 첫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문을 들어서기 직전에 샤챠오가 떠보았다. "원 형, 이따가 그를 보게 되면 무슨 말을 하려고요?"
 
설마 "언제 돈을 내서 우리 방을 빌리시겠어요?"라고 할 건 아니겠지?
이건 좀 경솔한데다 어색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말이 아니면 무슨 말을 해야 하겠는가? 그들은 시에원과 함께 농에 한 번 들어갔을 뿐 낯설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친한 것도 아니었다.
  
샤챠오는 원스가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의 성격으로는 입을 열자마자 "배고프다"고 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얼마나 무섭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원스가 말했다. "생각 안 해봤어, 이따 이야기 해."
샤챠오는 당황했다.
 
서병원의 인테리어는 골동품 전시장 같았다. 하지만 가게 안에는 인형 뿐이었는데, 서양식과 중국식, 가죽으로 된 것과 나무로 된 것 등 있을 것은 다 모여 장식장 몇 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느 머리를 틀어 올린 키가 작은 중년이 카운터에 앉아 졸고 있었는데 얼굴은 복스러워 아저씨인지 아줌마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두 명의 예쁜 아가씨가 앉아 해바라기 씨를 까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원스가 문을 들어섰을 때 두 명의 아가씨는 똑같이 얼굴을 돌리더니 같은 동작으로 말했다. "아, 산 사람."
샤챠오가 놀라서 그 자리에서 뒷걸음질 치자 두 명의 아가씨는 깔깔 웃기 시작했다.
  
"라오마오老毛, 손님이 왔어요." 두 명의 아가씨가 말했다. 
그 머리를 틀어 올린 중년은 깜짝 놀라더니 하품을 하며 돌아보았다. 원스를 보았을 때 그는 약간 얼떨떨해졌다.
  
원스는 우산을 접어 문 밖에서 물기를 털고 말했다. "여기가 시에원의 가게입니까?"  
라오마오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습니다. 그의 가게예요." 
 
"그는?" 원스가 둘러보았다.
"그는…… 부재중인데요." 라오마오는 말을 더듬었다.
  
원스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그는 어디 있죠?"
"일이 있습니다." 라오마오가 말했다.
 
원스는 눈쌀을 찌푸렸다. "그가 그끄저께 분명히 나한테 이 며칠 간 가게에 일이 있어 마을에 얼른 돌아가야 한다고 했는데."
라오마오 "……."
라오마오 "그는…… 마을 밖으로 나갔어요."
 
이 사람은 척 보기에도 거짓말을 할 그릇은 되지 못했다. 한 마디 말을 할 때마다 그 녹두 같은 눈동자가 구석의 작은 문을 곁눈질했다.
장님이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원스는 우산을 입구 옆 선반에 두고 다리를 들어 작은 문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아, 거기는 화장실인데요." 라오마오가 황급히 말했다.
"아, 빌려 쓸게요, 고맙습니다." 원스가 말했다.
 
막 문가로 다가갔을 때 원스는 안쪽에서 답답한 기침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다음 순간 문이 안쪽에서 열리며 시에원의 창백한 얼굴이 나타났다.
 
이것은 분명 화장실은 아니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뒷방일 것이다. 원스는 흐릿하게 안쪽에서 퍼져 나오는 옅은 향 냄새를 맡을 수 있었는데, 무엇을 끓이고 있는 것처럼 무척 더웠다.
 
시에원은 안에서 나와 손을 뒤로 하여 문을 닫았다.
그는 좀 추운 것처럼 그 더운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서도 긴 소매에 긴 바지를 제대로 갖춰 입고 있었다.
  
"넌 어째 사람을 찾을 때도 이렇게 험악할까?" 시에원은 다시 몇 차례 기침하며 물었다.
"그럼 왜 숨는 건데?" 원스는 더듬거리는 라오마오를 바라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가 되지 않아 말했다. "내가 빚을 받으러 온 것도 아닌데."
  
"안 숨었어, 이틀간 너무 추워서 나가고 싶지 않아서 그들에게 누가 찾거든 없다고 하라고 한 거지." 시에원은 다시 고개를 돌려 기침했다.
 
원스는 그제서야 그의 양 손에 장갑이 씌워져 있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얇은 검은색의 실크가 손목까지 감싸고 있었고, 동작 사이에 언뜻 보이는 손목 피부는 장갑에 대비해 더욱 창백해 보였다.
  
"나도 점쟁이가 아닌데 네가 올 지 어떻게 알았겠어." 시에원은 문 틀에 기대 물었다. "무슨 볼일이 있어서 가게에 온 거야?"
 
어쩌면 가까이 있었던 탓일까, 눈을 감지 않아도 영상이 보였다. 원스는 여전히 그의 몸에서 끊임 없이 피어오르는 살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빠르게 입술을 핥고 고개를 돌려 샤챠오를 향해 턱짓했다. "그가 인형을 사러 왔어."
샤챠오 "???"
이 씨…….
 
샤챠오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제가 인형을 사려고요."
  
"그 김에 방을 임대할 건지 말 건지도 묻고." 원스가 또 말했다. "안 하면 다시 내놓게."
   
시에원은 시선을 내렸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잠시 조용히 있더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임대할게, 토요일, 내일 모레. 내일 모레 너희들 시간 있어?"
 
원스는 셈을 해보니 이틀이라는 시간은 그래도 빠른 편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돌려 샤챠오를 바라보았다.
샤챠오는 속으로 이건 또 나한테 묻냐고, 꼭 자기가 나서서 진행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두피를 굳힌 채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시간 있어요."
 
원스는 또 입술을 핥고 자신이 이번에 온 것은 아마 머리가 이상해져서인 거라고 느꼈다.
  
그는 원래 상의할 뜻으로 눈 앞의 이 만한취안시를 찾아온 것이다. 이 가게에 사람이 이렇게 많아 그가 입을 열기 힘들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래서 그는 손가락 뼈를 쥐고 몸을 돌려말했다. "그게 다야, 우리 갈게." 
샤챠오는 선반의 우산을 들었고 그제서야 떠올렸다……. 산다던 인형은? 변명을 좀 존중해줄 수는 없는 걸까?
 
그 역시 가려고 할 때 쌍둥이 아가씨가 우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디서 난 거야?"
"어." 샤챠오가 말했다. "누가 준 건데, 왜요?"
 
그 중 한 명의 아가씨가 말했다. "이쪽에 이전에 소문이 있었는데."
샤챠오 "무슨 소문이요?"
  
"비 오는 날에 이쪽을 오게 되면 이상한 기사님을 마주치게 되는데, 둥그런 얼굴에 엄청 열정적이래. 차에서 내리기 전에 늘 우산을 준대." 
  
아가씨의 목소리는 가벼워 듣고 있는 샤챠오는 모골이 송연했다.
 
"그 다음에는요?"
"우산을 안 받으면 병이 나서 감기를 이틀 앓으면 돼." 아가씨가 말했다. "우산을 받으면…… 그녀를 만나러 가는 거지."
샤챠오 "……."
  
원스가 다가갔을 때 샤챠오가 등을 문에 붙이고 반 쯤 혼이 빠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심드렁하게 우산을 쥐고선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문득 시에원의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그의 장갑 낀 손가락이 가볍게 원스를 건드렸다가 금방 거두어졌다. "이따 일 있어?"
원스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여기서 뭘 좀 먹고 가, 나중에 배웅해 줄게."
 
 
 
 
 
 
밥먹자 = 사귀자 = 결혼하자
이거 아닌가요? 지금 공개 프로포즈 한 거 아닌가요? 반박은 안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