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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용번역

일념지사一念之私 - 3. 당신이 누구 줄에 끼어들었는지 알아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더욱 자세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사립 탐정의 우수성은 내 상상을 아득히 초월했다. 지천펑에 대해 내가 모르는 비밀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성적 지향을 알고, 그의 전 애인의 이름도 알고 그들이 왜 헤어졌는지도 안다.
지천펑과 상대는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었는데 어렸을 적에는 같은 동네에 살았고 중학교까지 같은 학교였다. 고등학교는 갈렸지만 거리에서 아름다움이 태어난 것인지 두 사람은 되려 이른 연애의 불꽃을 튀기며 부모를 등지고 몰래 함께 했다.
하지만 첫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소년 시절에는 미래와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마음에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장애가 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부는 근심이 가득하다고 하는데 하물며 동성 연인은 어떻겠는가. 자라면서 어쨌든 더욱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두 사람의 장래, 세상의 시선 그리고 가족의 생각까지도.
사랑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데 남자는 어디에서는 못 찾겠는가? 상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엎치락뒤치락 하는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죽마는 자신의 원대한 앞날을 위해 스무 살이 되던 해 천진무구한 연인을 내버리고 국제선에 타고 해외로 갔고 그 이후로는 지천풍과 갈라서 연락하지 않았다.
충격을 받은 것인지 지천펑의 어렸을 적부터 손상이 심했던 청력은 그날부터 하루하루 달라졌다. 결국에는 어느 날 깨어나자 아무 것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도처로 의사에게 알아본 결과는 같았다—— 그는 이미 청력을 완전히 잃었고 인공 와우를 심지 않으면 영원히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인공 와우하나에 필요한 삼십 여 만은 그들 같은 가정형편에서 부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옌샨화는 여기저기 돈을 알아보다 벽에 부딪혔고 결국 나를 찾아왔다. 유일하게 그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서도 절대로 그녀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을 사람을.
사사오입해서 지천펑이 남자를 좋아하고 쓸모 없이 남자에게 버려진 게 아니었다면 옌샨화는 내게까지 달려와 돈을 빌리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남자가 좀 쳐다봤다고 기분이 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인가?
"상 선생님, 풀이 눈에 흰 막이 있는 걸 알고 계셨습니까?" 지천펑은 풀의 검사를 마치고 그것을 상자에 도로 넣었다.
나는 상자 속에서 천천히 목을 움츠리고 있는 거북이를 보았고 눈동자 위에 분명 흰 막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해 나는 거북이가 원래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어쨌든 내가 그의 소유자이기는 했으나 기르고 돌봐주던 것은 줄곧 탕비안이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제 동생이 길렀고 제가 받은지 며칠 안 되어서 눈이 어땠는지 잘 모르겠네요." 나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을 하며 책임을 깨끗하게 미루어버렸다.
지천펑은 다시 컴퓨터 앞에 앉더니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자 깔끔한 소리가 울렸다.
"눈에 염증이 생겨 짓물렀어요. 흰 막은 염증으로 인한 분비물인데 그게 시선을 막아서 먹이를 찾지 못한 겁니다."
"나아질 수 있을까요?"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스레 물었다.
프린터가 종이를 토해내자 지천펑은 한 묶음을 찢더니 병력에 표시하여 돌려주었다.
"네."
지시란에는 매일 약으로 몸을 닦고 말린 뒤 환부에 연고를 바르는 것을 하루 두 번 일주일 간 지속하고, 음식을 거북이의 입으로 가져가 먹게 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너무 귀찮아.
"제가 요즘 일이 바빠서 정기적으로 약을 바를 수가 없는데 입원 처리 할 수 있나요?"
이건 당연히 헛소리였다. 이런 더럽고 귀찮은 일은 탕비안에게 시키면 되는데 어디 내가 직접 하겠는가?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지천펑에게 가까워지려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테크니션에게 처리해달라고 하세요." 그는 컴퓨터 스크린을 바라보며 고개도 들지 않았고, 이번 진찰을 마치며 다음 번호를 불렀다.
동물에 비해 인류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더욱 냉담하다. 나는 눈썹이 치켜 올라가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얼굴이 저도 모르게 일그러졌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내 안색을 살피지 않는 놈을 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하필이면 나는 웃는 얼굴을 만들어 가능한 한 그가 친근감을 느끼게 하여 관계를 좁혀야 했다.
나는 모든 것을 손바닥 안에 쥐고 있는 느낌을 좋아하고 그렇기에 지천펑 역시 반드시 내 손바닥 위에 놓아야 했다. 이것이 현재의 책략이었으므로 설령 열이 받는다 해도 그의 앞에서 성질을 낼 수는 없다.
나는 그를 향해 예의바르게 인사하고 진료실을 나갔다. 바깥을 지나가는 테크니션을보자 아무렇게나 손 안의 종이상자를 상대에게 던져주었다.
"입원 수속 좀 밟아주세요." 주머니에서 손 세정제를 꺼내고, 나는 손가락을 비비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탕비안은 풀 거북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조심스레 내가 먹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침묵하며 그를 바라보았고 정말로 자신이 그의 마음 속에서 대체 얼마나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원시인 같은 모습인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병원에 진찰 받으러 데려갔어."
그를 지나쳐 나는 식탁으로 가 배달 음식을 열어 보았다. 다들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지만 심각한 수면 부족 탓인지 몸이 피로해서 견딜 수가 없었고 위 역시 지독하게 메스꺼워 그 위에 뜬 기름만 봐도 완전히 식욕을 잃었다.
"정말요?" 탕비안은 우림 수조 문을 닫고 믿을 수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네가 무슨 중요한 인물이길래 내가 거짓말까지 해서 속여? 입가에 욕이 나오기 직전에 삼켰다.
"못 믿겠으면 오늘 같이 가서 보던가."
벌써 이틀이 지났고 병원에서는 매일 사진을 보내주며 풀의 몸 상태를 업데이트 해주고 있지만 지천펑의 전화번호가 없기 때문에 나와 그의 관계는 여전히 정체된 채 조금의 발전도 없었다.
이래서는 안 되지, 어서 그와 친해져야 하는데.
"지금요?" 탕비안은 휴대폰 시간을 보았다. "아홉 시인데요."
나는 못 들은 체 하며 채팅앱을 켜서 병원의 대화창을 켜고 상대에게 오늘 지천펑 지 선생이 당직인지 물었다.
상대가 오늘 밤 당직인 것을 확인하고 몸을 돌려 욕실로 걸어갔다.
"24시간이야. 식탁 위에 있는 거 다 버려, 씻고 난 다음에 가자."
"어? 안 드세요? 하루 종일 아무 것도 안 드셨는데."
나는 뻣뻣한 어깨를 문지르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버리라면 버려, 무슨 개소리가 그렇게 많아?"

방금 일어났을 때는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몸이 완전히 깨어나자 빠르게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절박감 역시 살아났다. 다시 말하자면…… 배가 고팠다.
병원 맞은편에 마침 24시간 편의점이 있어 나는 탕비안에게 먹을 것을 사오라고 시켰다. 나의 변덕에 그는 감히 토를 달지 못하고 내가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한 뒤 차를 내려 종종걸음으로 편의점으로 뛰어갔다.
나는 조수석의 창문을 열고 살짝 서늘한 밤바람을 맞았다. 손끝이 규칙적으로 차 문의 금속 표면을 두드렸다.
진짜 느리네.
고작 이 분 정도를 기다렸을 뿐인데 나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열 시인데 편의점은 아직도 네다섯 명이 긴 줄을 서고 있었다. 겨우 탕비안 차례가 되었을 때 등 뒤에서 걸음이 흔들리는 중년 남자가 갑자기 그를 밀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자기 물건을 내밀며 직원이 계산하게 했다.
탕비안은 그에게 따지려 했고 남자는 몸을 돌려 그를 밀치며 그의 코에 손가락질하며 흉악한 얼굴로 무슨 말인가 했다.
탕비안은 놀라서 메추리처럼 목을 움츠리며 감히 무슨 말을 하지 못했다.
직원은 이런 일을 많이 본 듯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아무 것도 보지 못한 척 재빠르게 중년남의 물건을 계산했다.
쓸모 없는 놈.
나는 속으로 욕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병원이 있는 거리는 넓지 않아서 차 두 대가 억지로 지날 수 있었다. 길 양쪽에는 상점, 식당, 미용실, 옷 가게, 밀크티 가게 등…… 있을 것은 다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심야인 탓인지 지금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오가는 사람조차도 몇 없었다.
몇 안 되는 열린 가게는 먼 곳에 있는 좁은 문의 술집이었다. 이따금 술에 취한 중년들이 안에서 걸어나와 문 앞의 나무를 껴안고 토악질을 한 뒤 붉어진 얼굴로 옷을 흔들며 멀어졌다.
그들의 생활이 뜻대로 되지는 않을 수 있으나 누구는 쉽겠는가?
나는 하루 종일 쫄쫄 굶었는데.
나는 중년 남자의 길을 막았고 상대는 붉어진 눈으로 고개를 들어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나를 보았으며 손에는 아직 뚜껑을 따지 않은 커피 캔이 쥐여져 있었다.
"뭐…… 뭐하는 거야?" 그는 혀를 내밀었고 말을 하는 사이 입에서 역겨운 술 냄새가 났다.
나는 속이 갈수록 불편해져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끼어들어?"
"뭐라고?"
"당신이 누구 줄에 끼어들었는지 알아?"
중년의 사내는 딸꾹질을 하며 경고하듯 검지를 내밀었다. "비, 비켜!"
나는 그를 노려보고 갑자기 그의 손가락을 반대 방향으로 꺾었다. 그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굽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려 손가락의 고통을 줄였다.
익숙하게 상대의 무릎을 걷어차고 나는 그의 옷깃 뒤를 쥐고 바닥으로 깔았다. 상대는 원래도 곤드레만드레 취해 있었던 탓에 몸에 힘이 없어 가볍게 내게 제압당했다.
"쉬발…… 비켜……." 커피가 한쪽으로 굴렀고 사내는 계속 바닥을 두드리며 모호하게 욕을 했다.
나는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를 때리고 자신의 이전 말을 덧붙였다. "……이 몸의 줄이야."
화가 풀리지 않자 두 대 더 세게 뺨을 때렸다.
"가정교육 못 받았네."
중년의 사내는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힘이 없어 꼼짝도 하지 못했고 몸은 과도하게 섭취한 알코올로 완전히 마비가 되어 굴욕적으로 내게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
뺨을 다 갈기자 나는 옆 쪽의 커피를 줍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때, 탕비안이 편의점에서 급하게 뛰어나왔다.
"도, 도련님, 또 사람 패셨어요?!" 그는 겁을 먹고 몸을 웅크리며 남자를 살폈다. "때려 죽이지는 않았죠?"
소매로 힘을 주어 캔 입구를 닦은 뒤 뚜껑을 따고 고개를 들어 설탕으로 가득한 커피를 마셨다. 위에 무언가 들어오자 더는 뒤집어질 것처럼 경련하지 않았고 찌푸려진 미간이 펴졌다.
"몇 대 두드렸을 뿐인데 그럴 리가……."
갑자기 길 건너편의 두 개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지천펑은 옅은 파란색의 작업복을 입고 흰 가운을 걸친 채 동물 병원의 밝기를 낮춘 간판 앞에 서 있었고 손에는 담배 한 대가 들린 채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얼굴에 별 표정이 없었지만 그의 굳은 자세에서 그가 방금 내 모든 행동을 보았을 것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사람을 때리고, 거기다 커피도 뺏은 것을 보았다.
젠장. 마음 속에서 미친 듯 욕을 했다.
원래는 더 무해한 척 위장을 하려 했으나 이런 상황에서 본성이 드러날 줄은 몰랐다. 이제 그에게 접근하려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어쨌든, 정상인은 거리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과는 친구가 되고 싶지 않을 테니까.
나와 눈이 마주친 뒤 지천펑은 약간의 어색함을 느낀 듯 먼저 시선을 돌렸고 담배도 피우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병원의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마지막 커피 한 모금을 뱃속으로 삼키고 캔을 탕비안에게 던졌다.
"아!" 그는 놀라서 머리를 감싸고 고개를 들었다.
"다 처리하고 와." 한 마디 남기고 나는 급히 건너편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