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의오생은 폐관하기 전 서오원에 금제를 걸어 누군가 실수로 난입하여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보통 제자들은 이 규칙을 알지만 새로 입문한 이들이 알 수 있을지는 보장할 수 없었다. 더욱이 도화주 도처에서 난리를 피우는 미치광이 아요는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 그 금제는 아직 유효하여 지면 아래의 사마도 건물 앞에 가로막혀 한 걸음도 걷기 어려웠다.
다른 것들이 움직이지 않을 때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유달리 눈에 띄는 법이었다.
의오생이 바로 그 "유일"한 것이었다.
천 명에 가까운 제자들이 쫓아오다 갑자기 멈춰서더니, 놀란 얼굴로 의오생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선생님은 폐관하고 계셔야 하는거 아니야?"
"맞아!"
"그럼 그가 왜 여기 나타나 사마 속에 섞여 있는 거지?"
이 말이 나오자 다들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모두가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의오생이 비틀거리며 허겁지겁 안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너무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마 속에 섞여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바로 사마 중 하나였다.
지면 아래에 매장된 것들처럼, 어느 강자에게 이끌려 도화주를 밤새 뛰어다닌 것이다.
화 가 제자들은 이런 결과를 결코 예상하지 못하여 잇달아 그 자리에 멈추어 서며 어찌 할 바를 알지 못했다.
오직 한 사람만이 제때 멈추지 못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튀어나갔다.
"조심해——"
비명 소리 가운데 그 사람은 사마가 뒤섞인 진흙 속으로 떨어졌다. 그는 "아아" 하고 미친 듯 소리치며 바닥을 굴러 도망치려 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미치광이 아요였다.
"아요!"
"아요, 돌아와——"
앞에 있던 제자가 막 그를 붙잡으려던 찰나, 의오생이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였다.
그의 몸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는데 목은 산 사람은 움직일 수 없는 방식으로 비틀렸다.
"아요……."
"아요야……."
의오생은 한숨을 쉬듯 두어 번 부르더니 손가락을 구부렸다——
바닥을 구르던 아요는 허공을 사이에 두고 누군가 잡아당긴 것처럼 순식간에 의오생의 앞으로 끌려갔다.
의오생이 그의 목을 붙잡고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아요!!"
"선생님——"
제자들은 모두 검을 들어 올렸고 천 명에 가까운 검의가 질풍처럼 쏟아졌으나 공격을 할 수는 없었다.
그들 중 몇은 의오생을 스승으로 모셨고 누군가는 의오생에게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설령 둘 다 아니라고 해도 의오생이 조제했던 몸을 보하는 제자탕을 마신 적이 있었다.
설령 이 순간 선생님이 사람도, 귀신도 아니더라도 그들은 손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손을 쓰지 않으면 아요는 죽는다!
사마는 늘 배가 고프고,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한다. 그들은 산 사람의 혼을 먹이로 삼는다.
의오생은 오랜 시일 폐관하여 진작부터 배가 고팠다.
***
아요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며 발버둥쳤다.
그는 목을 붙잡혀 소리를 내지 못했고 목구멍에서는 "헉헉" 하는 헛음만이 나왔다.
그의 몸의 검기가 사방으로 날아가 집 안 곳곳에 부딪쳤고 순식간에 엉망진창이 되었다.
의오생은 검기에 상처가 여럿 생겨 피가 뚝뚝 흘렀으나, 아무런 느낌 없이 그저 아요를 잡아 올려 산 사람의 기운을 맡았다.
그의 손등에 보라색 맥이 튀었고 피부는 막 한 겹처럼 얇아 보였다.
"헉…… 헉……." 아요의 목덜미도 보라색을 띌 정도로 붉어졌고, 눈동자는 최선을 다해 초점을 맞추어 힘껏 의오생을 응시했다.
의오생은 굳은 표정으로 그가 지켜보게 두었고 다른 손으로는그의 정수리를 덮었다.
다음 순간 아요는 갑자기 굳어지더니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것은 영육靈肉이 몸에서 조금씩 분리될 때의 반응이었다. 그가 미치광이라고 해도 그 공포를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마침내 소리를 지르며 의오생을 손을 쥐었다.
맹렬한 공포 가운데 그는 마침내 한 글자를 짜냈다. "사——"
의오생은 굳어졌다.
그는 그 글자를 듣고 손가락이 두 번 경렬했다.
마치 남아있는 영식이 사마의 본능을 밀어내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남아 있는 것이 너무 적었다.
그는 몸을 비틀며 입을 열었고 "요" 자가 나오기도 전에 손가락은 이미 조여졌다.
"아아아——"
아요는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다.
그때!
방 안이 눈처럼 희어지며 흔들려 의오생은 움츠러들었다.
다음 순간 거대한 검의 허영이 2층에서 떨어지며 의오생의 앞에 꽂혔다.
의오생이 갑자기 손을 놓았다!
그는 싸늘한 검의에 부딪혀 나무 줄기에 박더니 피를 한 모금 토했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소복훤과 오행설은 이미 그 앞이었다.
아요는 바닥에 엎드려 정신 없이 기침을 했다.
그는 도망가고 싶었으나 손발에 힘이 없어 잠시 발버둥치더니, 아예 몸을 뒤집어 바닥에 주저 앉아 숨을 헐떡였다.
"이 미치광이가 살겠어?" 오행설은 허리를 굽혀 아요의 콧김을 살폈다.
소복훤은 그의 동작을 힐끗 보더니 검지로 아요의 이마를 건드렸다.
"살 수 있어."
대부분의 영이 아직 있어 완전히 빨리지는 않았다.
"그럼 시운이 좋구나." 오행설은 콧김을 살피던 손을 치우고 소복훤을 따라 아요의 이마를 건드렸다.
아무 것도 알아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소복훤 "……."
소복훤 "뭔가 알아냈어?"
오행설 "머리가 내 손보다 뜨거워."
그는 말하며 몸을 일으켰고 고개를 돌려 피를 토하는 의오생을 바라보았다. 손을 내뻗고 싶은 모양이었다.
소복훤 "……."
그는 단박에 가로막혔고 무표정한 얼굴을 한 사람이 그를 등 뒤로 끌어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뻗어 다시 한 번 영을 살폈다.
의오생은 아요와는 달랐다.
그는 전신의 사기가 짙어 소복훤의 몸의 선식과 전혀 맞지 않아 반응이 격렬했다.
그는 벌떡 일어나 몸을 뒤척였고 소복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얼굴을 아래로 한 채 바닥에 눌렸다.
소복훤은 손가락 몇 개로 그의 등을 눌렀는데 천 근의 힘으로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
의오생은 낭패한 듯 발버둥치다 머리가 산발이 되었고 옷은 구겨졌으며 지니고 있던 검조차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복훤은 그가 검을 뽑아 다시 일어날까 검을 멀리 치우려던 찰나, 오행설이 질문하는 것을 들었다. "소복훤, 그의 목 뒤에 있는 게 뭐야?"
그는 말끝마다 자신을 "일개 범인"이라고 하지만 배짱은 매우 좋았다. 지금 그는 의오생의 앞에서 반 쯤 몸을 굽히더니 손을 뻗어 의오생의 옷깃 뒤를 쥐었다.
소복훤은 눈살을 찌푸렸고 막 그에게 좀 물러나라고 하려는 찰나, 의오생의 뒷목에 무언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사실 언뜻 보기에는 흉터 같았는데, 무언가에 찢겼다가 아문 것 같았다.
선문제자는 늘 사마와 싸우니 몸에 찢기거나 긁힌 상처가 있는 것은 무척 정상적인 일이었다. 이상했던 것은 이 상처의 가장자리가 흐릿하게 먹색을 띄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이곳에 본래 무슨 자국이 있었다가 상처로 가려진 것 같았다.
"이건 괴뢰인인가?" 오행설이 물었다.
그는 괴뢰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고, 그렇게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야." 소복훤은 다시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대략 비슷해."
뒷목은 산 사람의 급소 중 하나로, 이곳의 흔적은 보통 매우 특수하다.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이 바로 괴뢰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흔적은 크던 작던 다 혼령을 통제하는 것과 관계가 있었다.
설마…… 의오생이 처음에 남의 조종을 받아 사도에 들어, 이러한 모습이 된 것일까?
소복훤은 고개를 숙이고 흔적을 자세히 살피려는데 몸부림치던 의오생은 뚝 멈추었다. 그는 목을 몇 차례 비틀고 어렵사리 고개를 들었다.
흰 눈동자가 어지러이 움직이더니 천천히 초점을 잡아 그의 앞의 오행설을 보았다.
그는 아주 잠깐 깨어나더니 오행설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피가 묻은 입술을 몇 차례 움직였다.
그는 오행설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말했다. "날 구해줘……."
"날 죽여……."
오행설이 그를 응시했다.
또 다른 비슷한 화면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불이 밝혀진 방이기도 했고, 경련을 일으키는 사람이기도 했고, 피투성이가 되어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내가 사람을 많이 먹었어…….
살려줘…….
날 죽여…….
제발…….
"소복훤." 오행설은 갑자기 소리를 내었다.
소복훤은 고개를 들어 그의 먹처럼 짙은 눈동자를 보았다.
"그 화 가 어린 제자가 의오서 역시 도화림에 묻혀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그도 지금 문 밖에 있을까?" 오행설이 물었다.
그가 말하기 전, 소복훤은 무언가를 생각했다.
다음 순간 그는 이미 마당으로 향했다.
화가의 제자들은 시끌벅적했고 주인 화조정도 도착했다. 그들이 장검을 들고 막 다가오려는 찰나, 정원에서 갑자기 광풍이 불며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눈보라가 불며 마치 바람 하나 통하지 않는 덮개처럼 그들을 밖으로 내모는 것이 보였다.
소복훤은 수많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칼을 뽑지 않고 칼집 끝으로 땅을 한 번 쳤다.
지면이 진동하며 본래 땅 깊이 묻혀 있던 것들이 순식간에 뒤집혔고 잘린 사지와 가죽이 정원을 가득 채웠다. 다들 이전에 도화주에 침입했던 사마와 사마에게 살해당한 사람이었다.
의오생의 형장, 오행설이 죽였다던 의오서도 그 안에 있었다.
만약 의오생의 뒷목에 자국이 있다는 것이 그가 이전에 조종을 받아 사마가 되었다는것을 증명한다면.
그렇다면…… 의오서의 뒷목에도 있지 않을까?
만약 의오서의 상황이 의오생과 비슷하다면 그 당시의 소문이 의심스럽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지 않겠는가?
소복훤은 거의 힘을 들이지 않고 의오서의 가죽을 찾았다.
이 사람들은 본래 선법을 수련하던 이들로 사마가 삼키고 마기에 젖었다. 두 가지가 더해져 백 년을 묻혀 있어도 썩지 않았다.
그 얼굴은 당시 피의 바다에 쓰러졌던 것처럼 괴이한 미소를 짓고 있어 무서워 보였다.
소복훤은 본 것이 많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의오서의 머리를 돌려 뒷목에서 똑같은 흔적을 보았다.
"역시……."
그는 나지막하게 한마디 했다.
그가 풍설을 치워 화 가 사람들이 스스로 볼 수 있게 하려던 찰나였다. 갑자기 등 뒤의 방에서 장검이 칼집에서 나온 것처럼 맑은 소리가 들렸다.
소복훤은 멈칫했다.
그는 얼른 방 쪽으로 돌아보았고, 그의 각도에서는 흔들리는 등불빛만 보였다.
그는 찬바람을 휘감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 잠깐 사이에 그에게 눌려 있던 의오생은 이미 피 속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얼굴은 형과 같은 웃음기를 띠었고, 땅은 검붉게 물들었다.
사람을 죽인 것은 의오생이 자신의 검이었고, 그 검은 지금 미치광이 아요의 손에 쥐어져 있다.
장면 자체는 언뜻 보기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요가 갑자기 일어나 검을 뽑아 의오생을 끝장 낸 것 같았다.
그러나 아요의 표정은 멍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거친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있는 의오생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손에 들고 있는 검에는 차가운 안개가 끼어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소복훤은 아요의 망연한 얼굴을 지나 갑자기 눈을 돌려 방 안의 다른 사람을 바라보았다.
오행설의 붉은 기둥 옆에 곧게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등불의 불빛은 그의 옆에 놓여 있어 그에게 한 겹 부드러운 빛을 입혔다. 그의 두 손은 텅 빈 채 몸 옆에 늘어뜨려져 있었고, 옷자락이 넓은 탓에 마르고 커 보였다.
그의 눈동자는 눈썹뼈와 콧등의 그늘 아래 자리했으며 드리우고 있을 때는 먹과 같았고 들었을 때는 새벽별처럼 밝았다.
'영업용번역 > 불견상선삼백년不见上神三百年 무료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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