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방 안, 오행설은 갑자기 눈을 떴다.
그는 조금 의아했다. 자신이 방금 정말 잠이 든 것이다.
작도의 사람들은 다 들어봤을 테지만, 그에게는 밤에 잘 때 괴벽이 하나 있다—— 보통 사람들은 조용할수록 좋으나 그는 아니었다. 조용하면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시끄러운 것을 좋아했다.
그는 일찍이 부의 관가에게 농담한 적이 있었다. "아예 작은 극단을 차려서 그들이 옆에서 시끄럽게 노래를 부르게 한다면 분명 날이 밝을 때까지 잘 수 있을 거야."
관가는 그 말에 얼굴이 파래져서는 "바깥 사람은 안전치 못합니다." 하곤 그의 창문 밖 꽃나무에 호화령护花铃을 달아주고 각종 새를 키워 나뭇가지에 내려앉으면 소리가 나도록 했다.
이곳에는 극단도 참새도 없었다. 거기다 "수행하는 감옥"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방 안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는 뜻밖에도 잠이 든 것이다.
"소복훤."
오행설이 몸을 뒤척여 앉자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 그는 하마터면 지금이 언제인지도 잊어버릴 뻔했고 자신이 작도로 돌아갔다고 여길 참이었다.
하지만 작도에는 사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행설이 고개를 숙여보니 자신의 손목 위에 가느다란 은실이 걸려 있고 그 위에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모를 은방울이 달려 있는 것을 깨달았다.
실의 다른 쪽에는 소복훤의 손가락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게 바로 그의 부에서의 호화종이 아닌가?
이건 그를 꽃으로 여기는 것인가, 새로 여기는 것인가?
오행설은 실을 꼬고 고개를 들어 그에게 방울을 달아준 사람에게 물어보려 했으나, 상대는 고개를 숙이고 벽에 기댄 채 검을 끌어안고 호흡 하나 없었다.
이건…….
***
이것은 신식神识이 몸을 떠난 것이다.
밤이 되어 침상 위의 사람이 잠이 들자 소복훤은 신식을 방출했다.
도화주의 밤은 빛깔이 짙고 수상 특유의 안개가 덮여 있었다.
화가의 순찰 제자는 등불을 들고 사방을 돌아다녔다.
"전화당에 사형제들이 몇 명 있지?"
"둘이요, 많으면 가주가 불편해 하세요."
"오, 의오생 선생님 쪽은?"
"거긴 좀 많아요, 열둘이요."
"선생님은 내일 정오나 되어야 나오실 거야, 새로 온 사제에게 말했어?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생겨도 선생님은 나오지 않으실 테고, 나왔다 하면 모든 성과를 다 잃게 돼. 그들에게 절대 방해하지 말라고 해."
"당부했습니다."
그들은 나지막하게 말을 하면서 소복훤의 신식과 스쳐 지나갔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소복훤은 이렇게 사람들을 지나 대나무 숲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그는 도화주가 결코 낯설지 않다. 어떤 방위에 무엇이 있는지, 그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대나무 숲 깊은 곳에는 서각이 있는데 가주 화조정이 홀로 쓰는 곳이었다. 서각원 안에는 수위는 없었으나 청소 제자가 등불과 물통을 들고 끙끙거리며 바빴다.
소복훤은 한 번 훑어보곤 오래 머무르지 않고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갈 때 갑자기 흐릿한 목소리가 물었다. 「물건을 찾고 있어?」
밤은 깊고 복도는 고요했다. 이 소리는 소복훤이 듣기에 분명 갑작스레 나타난 것이었으리라. 하지만 그는 눈빛도 움직이지 않은 채 여전히 앞으로 나아갔고, 마치 진작 익숙해진 것 같았다.
「도화주에 뭐 좋은 게 있겠어.」그 목소리는 한 마디 중얼거렸고 여전히 흐릿했다.
소복훤은 여전히 대답을 하지 않고 낭교의 꽃길을 지나 곧장 깊은 정원으로 들어갔다.
그 정원의 문 위에는 "전화당" 세 자가 쓰여 있었는데 화 가 가주인 화조정이 사는 곳이었다.
정원에는 제자 하나 없이 조용했다. 그러나 방 안에는 불이 밝혀져 있었다. 화조정은 아직 잠들지 않고 마침 주둥아리가 가느다란 구리 주전자를 들고 벽 모퉁이의 꽃 항아리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는 어린 제자들보다 훨씬 민감했다.
소복훤의 신식이 문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창가로 가 바깥을 내다보았다. 한참 뒤에야 주저하듯 시선을 거둔 뒤 고개를 흔들며 혼잣말을 했다. "의심이 많군."
소복훤은 마당 전체를 스쳐 지나가 문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여기 없나봐.」그 소리가 또 울리기 시작했다.
줄곧 예민했던 화조정은 아무 것도 깨닫지 못했다. 마치 소복훤 자신만 들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세 번째 장소로 향했다.
그 목소리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물었다.「대체 뭘 찾고 있는 거야?」
그는 소복훤이 대답하지 않는 것은 신경 쓰지 않는 듯 제멋대로 말을 이었다.「오—— 알겠다.」
「네가 뭘 찾는지 알겠어.」
「하지만 찾아내어 어쩌려고?」
계속 대답을 하지 않던 소복훤이 마침내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시선을 내려 허리춤을 쳐다보았고 거기에는 작은 은비단 주머니가 걸려 있었다. 그가 손가락으로 주머니를 헤치자 백옥 신상의 한 귀퉁이가 드러났다.
바로 그의 관 안의 그 신상이었다.
비단 주머니는 분명 작았으나 손바닥만한 신상을 담을 수 있었다.
소복훤은 잠시 쳐다보다 주머니를 완전히 봉했다. 그 후 그 흐릿한 소리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잠시 침묵하고 서 있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 그는 금지禁地인 도화림에 갔는데 그곳은 음기가 짙고 안개가 심했다. 전담 수위 제자가 숲을 따라 바깥으로 돌며 엄중히 경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신식에게는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
소복훤은 한 바퀴 돌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숲을 떠날 때, 그는 문득 자신의 약지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마치 허공을 사이에 두고 가볍게 몇 차례 잡아당기는 것 같았고, 가느다란 방울 소리가 함께였다.
이것은 그가 방을 떠나기 전 묶은 실이었고 다른 쪽은 오행설에게 묶여 있었다.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가 제때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실은 장난치듯 당겨지고 있어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오히려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소복훤은 시선을 내려 그 약지를 바라보았고 막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등 뒤에서 온갖 벌레가 움직이며 도화림 전체가 끓어오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 묻혀 있는 지면 아래의 사마는 잇달아 달려오는 화 가 제자들까지 데리고 사방팔방에서 어느 한 방향으로 몰려가고 있었다.
소복훤 "……."
그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고, 다음 순간 신식이 몸으로 되돌아갔다.
***
방 안의 등불은 흔들렸고 바깥의 수위 제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침상 위의 사람은 이미 바닥으로 내려왔다. 분명 이전에 그에게 신발을 주었으나 지금은 신지 않고 그렇게 맨발로 창가에 서 있었다.
그가 창문을 반 쯤 열자 찬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듣다가, 손 가는 대로 방울이 달린 실을 잡으며 고개를 돌렸다. "소복훤, 밖에 무슨 일이야? 움직임이 너무 큰데."
소복훤 "……."
천숙상선은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는 듯 그를 한참 쳐다보더니 입술을 움직였다. "몰라, 참배하는 거겠지."
오행설: "……."
오행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내가 지금 누굴 참배하느냐고 묻는다면 좀 바보 같을까?"
지하의 사마는 나는 듯 빠르고 화 가 제자는 바람처럼 빨랐다.
순식간에 정원 밖은 시끌시끌해졌다.
오행설은 창틀을 짚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소복훤은 미간을 만지작거렸다.
***
오행설은 손목의 실이 갑자기 당겨지는 것만 느꼈다.
다음 순간 그는 손목을 꽉 잡았다.
"눈 감아." 소복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늦겨울의 바람이 강의 습기에 휩싸여 다가오는 것을 느꼈고 다시 눈을 떴다. 그는 다른 곳에 서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오행설은 주변을 훑었다.
"도화주 제자당." 소복훤은 그의 손을 쥐고 따라 훑어보았다.
모든 제자들이 사마를 쫓아가 제자당 전체는 텅 비어있었다.
오행설은 소복훤을 보더니 갑작스레 물었다. "당신은 이전에 화본에서 쓰던 것처럼 입정한 거야?"
소복훤 "……아니야."
"아." 오행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입정한 게 아니라 나가서 뭘 찾으러 간 거구나."
소복훤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그는 "응." 하고 대답했다.
오행설 "뭘 찾아?"
소복훤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 "아주 오래 전에 누군가 가져갔다가 돌려보낸 물건."
***
당시 오행설이 의오생의 아버지와 형, 아내와 딸을 죽였을 때 그는 선도에 있었다. 그가 춘번성 도화주에 도착했을 때 약간의 사소한 조치들만 들을 수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오행설이 의오생에게 도움을 청한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한다.
그는 종횡무진하는 마두로 조야성을 손에 넣었으며 수하에 사마망량이 수없이 많은데 왜 의오생의 도움이 필요하겠는가?
그가 외모를 바꾸어 평범한 손님인 양 도화주에 온 것은 어떤 물건을 찾기 위해서였다.
소문에, 화 가에는 선보仙宝가 하나 있다고 한다. 오행설이 도화주를 떠난 뒤 그 선보는 행적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아무도 그 선보가 대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오행설이 왜 그것을 가져갔는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선보가 다시 도화주로 돌아왔다는것만 들을 수 있었다.
소문이 흘러나간 다음 날, 오행설은 선도 전체를 죽였다.
당시 소복훤은 그 연관성을 알기도 전 선도와 함께 죽었다.
지금 다시 도화주에 왔으니 그는 그 물건을 찾으려 했다.
그리고 당시 그 물건을 가져갔던 사람은 그의 앞에서 과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채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어쩐지, 당신이 계속 주변을 보더라니."
말하는 사이, 제자당 밖에서 또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가 울렸다.
분명 그 지하 사마가 서쪽 손님방에서 허탕을 치고 동쪽 제자당으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리라.
오행설은 고개를 내밀어 바깥을 보더니 소복훤에게 물었다. "어디어디 찾아봤어? 어디를 아직 안 봤어? 아니면 우리가 남은 곳도 찾아볼까?"
소복훤 "……."
소복훤 "형당, 청심당, 경당과 서오원."
……
그리하여 이 날, 대마두 오행설의 지휘 아래 천숙상선 소복훤은 도화림 아래 백 년 간 쌓여왔던 모든 사마 및 화 가의 천 명 가까운 제자를 데리고 도화주 전체를…… 파헤치고 다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의오생이 폐관한 서오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본래 약 냄새로 가득해야 할 서오원은 텅 비어 있었고, 서오원에서 폐관하고 있어야 할 사람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어디 갔지?" 오행설은 주변을 살폈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소복훤은 돌연 오던 길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화 가 제자가 말했다. 의오생은 내일 정오에나 나올 것이고 그 이전에는 전혀 움직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를 전부 잃을 것이다.
"무슨 폐관이 이렇게 사납지?" 오행설은 소리를 듣고 중얼거렸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 해야 그를 도중에 나오게 할 수 있을까?"
그가 다시 찾으려던 때 문득 소복훤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를 봤어."
오행설이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소복훤이 2층 창가에 서서 아래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소복훤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니 서오원 아래 수많은 지룡이 뒤섞이며 내달려 오는 것이 보였다. 흩날리는 진흙과 짙은 안개 속, 사마를 따라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사람이 하나 더 있었다.
오행설은 멍하니 말했다. "저게 의오생이야? 그가 여기로——."
소복훤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참배."
다들 말하길, 추악한 기운이 가장 강한 밤, 만약 강자가 침입한다면 도화주의 사마는 저도 모르게 강자에게 다가간다고 한다.
그것은 사마의 억누를 수 없는 본성이었다.
'영업용번역 > 불견상선삼백년不见上神三百年 무료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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