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분명 손님을 맞이하여 일 이야기를 하는 곳이리라. 배치가 신중하고 간단하며, 양쪽에는 각각 몇 개의 조각 의자와 네모난 탁자가 있었다.
제자는 그들더러 앉으라고 하더니 차 두 잔을 가져왔다. 오행설이 사양하지 않고 한 모금 마시니 맑고 은은한 복숭아 향이 났다.
정방의 제자 몇 명이 비질을 하다가 손님이 오는 것을 보고 잇달아 인사를 했다.
청화당 한복판에 긴 감대가 있었는데 대 위에는 옥으로 조각한 신상이 놓여 있다. 비질하던 제자는 신상에 향을 올리고 물러났다.
이 신상은 춘번성 안의 그 거상과 똑같았다. 다만 성 안의 것은 돌로 조각한 것이고 화 가의 것은 부용옥으로 조각한 것이었다.
"이건 누구야?" 오행설이 차를 들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화신花信." 소복훤이 대답했다.
오행설은 그제야 신상 뒤에 걸린 그림에 이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림과 옥 조각이 같은 사람이야? 차이가 큰데." 그는 또 작은 소리로 한마디 했다.
"……." 소복훤은 그의 코 밑을 힐끗 쳐다보았는데, 입을 다물고 말을 적게 하게 하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흥미로워하는 것을 보자 잠시 후 덧붙였다. "그림이 더 닮았어."
그림의 선인은 부드럽고 용모가 빼어나며 살짝 굽은 두 눈에는 웃음기가 담겨 있고 한 손은 흰사슴을 어루만지고 다른 손으로는 등불을 들었다. 사람을 지키는 신선의 모습으로 소복훤 같은 형을 집행하는 기질과는 전혀 달랐다.
"화신"이라는 이름 옆에 그의 선호 "명무明無"가 쓰여 있었다.
지금 같은 이런 어두운 난세에 선문의 백여 곳에서 작은 곳은 언급할 필요도 없고 명성이 가장 높은 몇 집은 일찍이 선조가 비승하여 신선이 된 적이 있었다. 화 가의 춘번성에서의 지위가 남다른 것은 바로 화신 때문이었다.
"그를 알아?" 오행설이 물었다.
"알아." 소복훤은 담담하게 말했다. "영대십이선의 우두머리야."
영대십이선의 우두머리…….
영대십이선…….
오행설은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 생각했고, 잠시 후 녕회삼이 경배하듯 한 마디 했던 것을 떠올렸다—— 영대십이선, 역시 그가 죽였다고.
"……."
오행설은 그 자리에서 사레가 들렸다.
화 가 가주 화조정은 바로 이때 왔다.
그는 무슨 일이 생긴 듯 복도를 지날 때 걸음은 빨랐고 안색은 어두웠다. 뒤로는 두 명의 제자가 부산하게 금색 상자를 들고 그에게 무언가를 권하고 있었다.
"필요없다지 않느냐. 이런 작은 상처에 무슨 약을 써. 가여운 바보가 뭘 알아, 행동이 거친 건 피할 수 없지. 몇 번을 말해, 그와 따지지 않겠다. 그보다 적요 등은 현대에 가서 문을 닫고 반성해라!"
화조정은 다 꾸짖고 나서 청화당에 들어서니 안색은 이미 바뀌었다. "오래 기다리셨소."
그는 어쨌든 그림 속의 명무 화신과 한 집안이었던 탓에 외모가 비슷하지는 않지만 웃음을 지으면 온화하고 청명한 기질이 일맥상통했다.
그도 선문 대가 주인의 느낌이 없었고, 심지어 선문 사람 같지도 않다. 그런 아득한 세속에서 벗어난 고결함이 없고 손발을 움직이는 것은 더욱 우아한 상인 같았다.
"듣자하니 성 공자는 오늘 아침에 성에 들어오셨고, 무단해의 파사도를 지났다고?" 화조정은 싱긋 웃으며 물었다.
오행설 "……."
무슨 공자???
그는 곧 깨달았다. 막 연자항에 들어왔을 때 녕회삼이 그 검을 멘 제자 두 명에게 말을 잘못하여 "성주를" "성…… 공자"로 바꾸었던 것이다.
그 검을 멘 제자 두 명이 바로 화 가의 제자였고, 보아하니 그들이 상황을 모두 말한 것 같았다.
그래…….
오행설은 속으로 생각했다. 성 공자라면 성 공자라고 부르게 두자, 이야기를 꾸며낼 품이 줄었다.
그러나 망한 것은, 녕회삼이 소복훤을 괴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어쩐지 화조정이 그 한 사람만을 향해 말을 하더라니. 다른 사람을 산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던 것이다.
오행설은 원래 얌전하고 교묘한 "벙어리"가 되어 무슨 말을 하든지 물어보든 모두 소복훤에게 맡길 셈이었다. 어쨌든 그는 이곳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지금은 됐다, 그런 체도 할 수 없게 됐다.
녕회삼은 정말이지 젠장맞을 보배다.
그는 마음속으로 욕을 했지만 얼굴은 되려 담담하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화조정의 말에 대답했다. "네, 어젯밤 바다는 정말 겁나더군요. 그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조금 시기가 좋지 못했지요."
"오늘 아침에 항구에 들어섰을 때 창랑북역이 정말 무너졌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섭네요." 오행설은 자신의 무릎을 두드리며 한마디 덧붙였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여기까지 오니 제 다리가 다 풀렸습니다. 힘을 주면 떨리겠어요."
소복훤 "……."
화조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위험했소. 그래서 오늘 바다에서 손님이 온다는 말을 듣고 의아했소. 어젯밤 내 문하의 장로와 제자가 그곳에 있었는데 모두 낭패를 보았었소. 짐작이 가는 일이지."
오행설 "진작 알았다면 이때 방해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화조정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방해는 아니니, 성 공자가 그리 말할 필요 없소. 우리 화 가에는 명무 선군의 가르침이 있어 도화주를 지키는 것은 본래 안녕을 지키고 다른 이들을 대신하여 근심을 해소하는 것이니,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네."
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했다. "접객 제자에게 성 공자는 의오생 선생을 찾아왔다고 했다고 들었는데?"
오행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의오생 선생이 혼몽지술에 상당한 공헌이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져 우리 집에 사람들이 찾아온 것도 대부분 이 때문이지. 하지만…… 성 공자께서 혹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의오생 선생이 사람을 구하려거든 환자를 봐야 하니 사람을 데려와야 하네."
"데려왔습니다." 오행설은 자신을 가리켰다. "바로 접니다."
화조정은 깜짝 놀랐다.
그는 참지 못하고 오행설을 훑어보며 말했다. "그런데 공자는 정말 그런 것 같지 않은데."
화 가에 의오생을 찾아오는 것은 대부분 혼백의 손상 때문이었다—— 어떤 이들은 사마가 일부분을 삼키고 다행히 도망친 것이었다. 또 어떤 이들은 사술과 금술에 걸려서였다. 또 일부는 제대로 수련을 하지 못해 주화입마에 든 것이었다.
이런 환자는 바보가 되었거나 미치광이였다.
오행설처럼 이렇게 사람다운 말을 하는 것은 정말 드물었다.
화조정이 물었다. "그럼 성 공자는?"
오행설 "저는 생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실려 원 주인을 밀어냈습니다. 저를 돌려보낼 방법이 있을지 의오생 선생님께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선문 사람에게 있어서 탈사는 흔한 일이고 환명은 흔한 일이며 신과 귀신을 불러들이는 것 역시 흔한 일이었다. 하지만 오행설 같은 이런 것은 셋 다 아니었다.
화조정은 또 몇 마디 묻고 그가 숨기는 것이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 "알겠소. 의오생 선생은 폐관이 이미 끝에 이르렀으니 내일 출관하실 것이오. 성 공자, 오늘은 이 도화주에서 좀 쉬시오."
남으라는 것은 방법이 좀 있다는 뜻이었다. 돌아가는 것도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
오행설은 화조정이 제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틈을 타 차를 마시는 동작을 했다. 그는 소복훤을 향해 고개를 기울이고 웃으며 눈을 깜박이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고마워, 상선."
소복훤은 칼을 안고 괴뢰 행세를 했고, 시선은 그의 입술 위를 스쳐 지나갔다.
***
그들은 도화주 서쪽 모퉁이로 안내를 받았다.
접객 제자는 말했다. : 화 가는 수련하는 제자가 많아 매일 묘시가 되기 전에 수업이 있어 검 소리에 휴식을 방해받으실까 염려되니 제자당과 가장 먼 곳으로 안내해드렸습니다.
이 근처는 서각과 청심당이었다.
전자는 화조정 자신의 서각으로 제자는 쓰지 않는다. 후자는 의오생이 사는 곳으로 청소하는 제자와 시약 제자들만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깨끗하나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몇 명의 제자가 손님방을 정리하는 것을 돕고 있는데, 어느 그림자가 뛰어들어오며 "아아" 소리를 지르고, 미친 듯 날뛰며 의자와 물대야를 뒤집어 엎었다.
"아이고——"
"아요阿杳! 여기는 막 뛰어다니면 안 돼——"
"잘 지켜보라고 했잖아, 왜 손님방으로 왔어! 그는 오늘 실수로 문주를 다치게 했어!"
"아니, 어떻게 봐, 그는 며칠 간 멈춘 적이 없어. 검기는 어지럽고 힘도 센데! 문주도 우리더러 너무 힘을 주지는 말라고 했잖아. 하지만 살살해서는 그를 붙잡을 수 없어!"
오행설은 끼어들 수 없어 비틀거리는 제자만 부축하여 소복훤과 한쪽으로 피했다.
그 미친 사람은 머리를 풀어헤쳤고 나이를 알아볼 수 없었으며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아아" 소리만 지를 뿐이었는데,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오행설을 잡으려고 했다. 소복훤이 가볍게 건드리자 그는 전신의 힘이 빠졌고 그는 제자들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성 공자, 놀라셨겠습니다." 접객 제자가 뒷수습을 하며 미안한 듯 말했다.
"그는?"
"그는 이전에 의오생 선생님의 시약 제자로 가장 재능이 있던 이였습니다. 이후에 놀라는 일이 있어 이런 모습이 된지 벌써 몇 년 됐습니다."
"의오생 선생의 제자?" 오행설이 말했다.
"네." 접객 제자가 말하며 급히 설명했다. "아, 아니, 아닙니다. 저희 선생님의 혼몽지술은 대단하십니다, 절대 오해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치료를 하지 못하시는 게 아니라 이 제자의 광증이 너무 특수한 겁니다."
제자는 특수하다고만 하는 것에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생각하다 덧붙였다. "그를 다치게 한 게 그 대마두 오행설이었거든요."
"누구?"
"오행설이요." 제자는 목소리를 낮추고 반복했다.
오행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는 저도 모르게 소복훤을 뒤돌아보았으나, 소복훤의 눈빛이 그의 몸으로 향하는 것을 깨달았다.
"아요는 팔자가 나쁜 겁니다." 접객 제자의 조잘대는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려왔다. 몇 번째로 손님에게 아요에 대한 일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아요가 이전에 의오생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제자였으며 평소 항상 의오생의 곁을 따랐다고 했다. 특히 약을 만들 때는 하루종일 청심당에 머물렀다.
당시 도화주에 어느 손님이 왔는데, 의오생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그 손님은 귀공자처럼 생겼고 자태가 늠름했다. 도화주에서 위로는 가주부터 아래로는 청소하는 어린 제자들까지 아무도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고 되려 이 손님을 모두가 좋아했다.
그때 의오생은 어느 약을 만들고 있어서 시간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손님을 도화주에서 보름을 묵게 했다.
그 결과 그 보름 사이 의오생의 아버지와 형제, 아내와 딸 네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날 아요는 미친 듯이 전당 앞으로 달려가 비틀거리며 울고 소리를 질렀고, 선혈이 낭자한 전신에는 사마한 기운이 흘렀다.
당시 의오생과 화조정은 일 이야기를 하던 중이었다가 깜짝 놀랐다. 그를 따라 청심당으로 돌아가보니 의오생의 형장인 의오서가 가죽 한 장만 남긴 채 피 속에 누워있으며 얼굴은 되려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척 봐도 사마에 홀린 것이었다.
당시 윗사람부터 아랫사람까지 전부 도화주를 감쌌고 화조정은 바로 조사를 시켰다. 그 결과는 조사하지 않느니만 못했는데, 조사 결과 자신의 친 동생—— 의오생의 아내, 아버지, 그리고 딸과 손님방에서 시중을 드는 청소 제자까지도 전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머리를 두드리면 머리에서 텅 빈 목탁 같은 소리가 들렸다. 뱃가죽을 두드리면 북 같은 소리가 울렸다.
——그들은 진작부터 빈 가죽 주머니로, 이미 텅 비어있었던 것이다.
바로 그 손님이 머무르던 보름 동안.
당시 그는 아요를 붙잡아 연유를 물어보려 했으나 아요는 그물에 걸렸고 의오생도 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미쳤고, 아무 말도 똑똑히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화조정은 몽도 봉 가의 사람을 불러와 도움을 청했다.
봉 가에는 비법이 하나 있는데, 영혼을 되돌리는 술법으로 미치거나 죽은 자가 마지막 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리하여 봉 가의 도움 아래 그들은 아요가 말하지 못했던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그 고귀한 자태의 손님이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다. 그는 청심당에 서서 한 손으로 의오서의 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가볍게 의오서 자신의 검을 쥐고 있었다.
선혈이 손잡이를 따라 아래로 떨어져 바닥에 고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문밖을 한 번 보았고 콧등에 차가운 흰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그는 누군가가 문 밖에 있는 것을 발견한 것 듯 갑자기 웃기 시작했으며 살짝 내려간 눈꼬리가 그 순간에 호를 그렸다.
그는 손에 쥔 텅 빈 몸을 버리고 검을 던지더니 책상 위에서 깨끗한 천을 가져와 손을 닦았다. 그 후 순식간에 아요의 앞에 이르러 그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이어서 그는 왔던 때처럼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는 무단해로 사라졌다.
세상 사람들은 오행설 자신에게는 검이 없음을 안다. 그는 무척 게을러 손에 물건을 들지 않아 검을 지니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의 검을 뽑아 상대를 죽인다.
'영업용번역 > 불견상선삼백년不见上神三百年 무료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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