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탓에 나는 오래 머물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
입구와 출구는 두 곳으로 서로 달랐는데 앞쪽에 큰 입구가 있고 뒤쪽으로 작은 출구가 있었다. 문 밖으로 나가면 긴 오솔길이 구불구불 산 아래로 이어졌다.
큰 나뭇가지가 머리 위를 가리고 겨울 아침의 차가운 안개는 가지 사이에 영롱한 얼음과 서리가 되어 태양빛에 비추어지면 산길에 빛이 흘렀다.
죽을 먹으며 나는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일정한 거리마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큰 자루가 있었다. 아주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충분히 배불리 먹고 마시자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옌추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다.
옌추원은 일찍 궈주와 함께 산을 내려갔고 지금은 마을 서쪽의 공터에서 양궁 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물어볼게, 잠깐만……." 배경소리가 시끄러웠다. 옌추원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더니 갑자기 내게 물었다. "맞다, 바이인. 너 대학 때 양궁 동아리에 참여했던 적 있지 않아?"
나는 어리둥절했다. "한동안 참가한 적이 있었지……."
엄밀히 말하자면 한 학기다.
"사실은 곧 단체전이 있는데 펑거 대표팀의 출전 선수 중 한 명이 방금 기자재를 옮기다가 손을 다쳐서 참여를 못 하거든. 너 지금 와서 대타 뛰어줄 수 있어?"
"대타……."
내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저편에서 다른 사람이 말했다.
"동생, 제발 좀 도와주라!" 니에펑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엿보였다. "나 진짜 찾을 사람이 없어, 우리도 별 요구 사항은 없으니까 대타 좀 해줘! 다음에 밥 한 번 살게!"
이렇게까지 말하고, 촌장이 직접 부탁을 하는데 나도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래, 기다려.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나는 종종걸음으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지나갔다. 원래 걸어서 이십 분은 걸리는 거리가 절반 걸려서 도착했다.
숨을 고르기도 전 니에펑이 다가와 파란색 가짜 화환을 내 목에 두르곤 내 어깨를 두드리곤 나를 밀어 다른 세 젊은이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내보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큰 명절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문적이지 않은 탓에 장소는 약간 초라했다. 스탠드가 없어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반원을 만들었고 선수들을 가운데에 둘러쌌다.
바닥에는 석고 가루로 흰 선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선수와 과녁의 거리는 약 30미터로 비교적 적당한 거리였다.
나는 딱 시간을 맞춰 도착한 것이었는데 다른 마을 팀이 막 첫 화살을 쏘았고 다음이 마치 펑거팀의 차례였다.
다른 세 명이 먼저 올라가고 나는 마지막으로 남아 손 안의 활의 감각을 익혔다.
대학 때 내가 참가한 것은 사실 "양궁 동아리"가 아니라 "헌팅 보우 동아리"였다.
지금 티비에서 볼 수 있는 양궁 경기에서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경기용 반곡궁"으로 활 몸체는 금속이고 조준기와 화살대가 있으며 세 손가락으로 걸어 쓴다. 그러나 전통 활은 활 몸체가 보통 단풍나무나 뽕나무로 만들어지고 조준대와 화살대가 없으며 엄지로 걸어 쓴다.
줄을 당겨보니 손 안의 활은 유연성이 괜찮았다. 평소에 열심히 관리한 것 같았다.
옌추원도 운수가 좋았던 것은, 내가 배웠던 것이 전통활이라는 점이다. 만약 내가 당시 배웠던 게 경기용 반곡궁이었다면…… 오늘 아무리 생각해도 희망이 없다.
"힘내라, 힘내, 긴장하지 마!"
"인 오빠, 잘 할 수 있어요! 자기 자신을 믿어!"
옌추원과 궈주는 옆에서 나를 응원해 주었는데 나보다 더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각 팀마다 여덟 개의 화살을 쏘는데 한 사람 당 두 개를 쏜다. 순서에 따라 첫 번째 팀이 먼저 네 발을 쏘고 그 다음 팀이 진행하는 식으로 모든 팀이 다 쏘게 되면 한 라운드로 계산한다. 이번 경기는 총 2라운드로 점수를 가장 많이 딴 팀이 우승하게 된다.
곧 펑거의 다른 세 사람이 각자의 화살을 다 쏘았고, 내가 나설 차례가 되었다.
"아이고, 니에펑. 어째 너희는 하인이 출전을 하냐? 펑거에는 사람이 없어?"
경기장 한 쪽의 까무잡잡한 피부의 사내가 입에 이쑤시개를 물고 억양이 짙은 하어로 진짜인 듯 아닌 듯 니에펑을 조롱했다.
"하인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야, 두 집이 한 가족처럼 친한데. 여긴 내 동생이야!" 니에펑은 팔짱을 끼고 안색도 바꾸지 않은 채 말했다.
운동장에서 심리전을 벌이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마을 운동회에서도 이럴 줄은 몰랐다.
나는 선에 서서 활을 밀고, 줄을 당기고, 조준했다. 정확도가 어떻든 기세는 충분해야 한다.
모든 잡음을 버리고 호흡을 늦추며 손가락 끝이 풀리는 순간 화살은 마치 하늘가를 가로지르는 유성처럼 곧장 과녁을 향해 날아갔다.
안타깝게도 손이 너무 익지 못하고 이전에 연습한 적이 없었던 탓에 정확하게 노리지 못해 6점을 쏘았다. 눈살을 찌푸리며 나는 약간 근심했다.
"잘 했다, 잘 했어!" 하지만 그런데도 옌추원과 궈주는 나를 위해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
"좋아, 동생, 그대로 만 해!" 니에펑은 힘을 주어 내 어깨를 끌어안고 나를 구석의 휴식 구역으로 데려갔다. "그 리듬대로 해, 우리는 아직 우승할 희망이 있어."
2라운드가 되었을 때 나는 30미터의 과녁 뒤로 검은색 작은 과녁이 하나 더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저건 뭐야?" 나는 니에펑에게 물었다.
그는 그것을 쳐다보더니 저것은 "귀두파鬼头靶"라고 해서 맞추면 20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과녁의 중심을 맞춰도 10점인데, 귀두파를 맞추면 20점이라고?
하지만 귀두파는 작고 멀어서 실수로 빗나가게 되면 1점도 얻지 못하니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다.
나는 이것이 아마 그게 등장하는 의의라고 생각했다. 위험을 무릅쓰거나 아니면 보험을 택하거나, 전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다시 첫 번째 팀이 출전했다. 나는 아직 시간이 좀 있는 것을 보고 활을 들고 한쪽의 연습 구역에 가서 묵묵히 복습하기 시작했다.
내 성격 상 원래 대학의 취미 동아리에는 잘 나가지 않았다. 더군다는 이것은 자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운동이다.
내가 헌팅 보우 동아리에 든 것은 그때 만나던 사람 덕분이었다.
대학교 1학년 개강 후 얼마 되지 않아 헌팅 보우 동아리의 선배들은 이곳저곳에서 선전하여 사람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동안남은 그들의 말에 넘어가서 참가하고 싶었으나 혼자서 참가하고 싶지는 않아 나를 억지로 끌고 갔다.
나는 결코 부지런하게 다니지는 않았다. 두 달 간 대략 서너 번 갔는데 그것도 동안남이 귀찮게 굴어 어쩔 수가 없어 간 것이다.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내게 헤어지자며 내가 얼굴만 있지 마음은 없고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나더러 연애하고 싶지 않으면서 애초에 왜 그를 받아들였느냐고 물었다.
분명히 자기가 만나보자고 했던 거면서 실패하면 다 내 문제인 것 같다.
"심심해서." 실수로 진실을 말했다.
"짝!"
당연하게도, 맞았다. 나는 개자식이고, 당해도 쌌으므로 별로 화가 나지는 않았다.
"내 눈에 띄기만 해봐라!" 상대는 말하고 얼굴이 새파래져서 나 혼자 작은 숲속에 남겨둔 채 가버렸다.
나는 은근하게 아픈 턱뼈를 만지며 그 자리에 잠시 서있다가 다른 쪽으로 나갔다.
도서관에 가까운 작은 숲은 가을에 낙엽이 많이 떨어지고 별 이상한 벌레도 많으며 가로등은 어두워 저녁 여덟 시 이후에는 오는 사람이 적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모추안은 어둑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랐다.
"우연이네." 나는 멈칫하다가 어색하게 인사했다.
모추안은 얇은 흑녹색 스웨터를 입고 손에는 노트와 책 두 권을 들고 있어 막 자습실에서 나온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은 내가 나타난 작은 숲으로 향하다 곧 내 얼굴에 떨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얼얼한 왼쪽 얼굴 위를. 그런데도 그는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이상함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처럼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스쳐 지나가려 했다.
분명 깊이 사귀지 않으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태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나는 어쨌든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나의 성적 취향을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쩌면 그날 얻어맞은 탓에 기분이 원래도 좋지 못했던 탓인지 그의 외면은 단박에 내 마음 밑바닥을 완전히 불태웠다.
"잠깐!" 이를 갈고 나는 결국 그룰 불러 세웠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나는 몸을 돌려 그와 가로등 불빛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았다. "너 심리학에서 '역투사'라고 하는 현상이 있는 거 알아?"
그는 그곳에 서서, 몸을 약간 기울여 나를 바라보았는데 얼굴에는 역겨울 정도로 위선적인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잘 모르겠어."
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뜻이냐면, 사람들의 내면의 어떤 감정과 표현되는 것이 완전히 다른 별개일 수도 있다는 거야. 공포는 혐오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대한 초조함에서 오는 거야.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동성애를 혐오하는데 표면적으로는 편견이지만 사실상으로는 자신의 억제하기 힘든 내심의 욕망을 가리는 것에 불과한 거야."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르침을 받았다"는 표정이었다. "그렇구나."
그의 반응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나의 정교한 주먹은 솜 한 덩어리를 친 것 처럼 답답하고 재미가 없었다.
감히 할 수는 있어도 감히 감당할 수는 없다.
비웃고 나는 더 이상 말 없이 몸을 돌려 떠났다.
원래는 옌추원한테만 가지 않으면 나와 그는 이 평생에 교집합이 없을 줄 알았는데, 며칠 후 헌팅 보우 동아리의 활동에 참가하게 되어 뜻밖에도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원인은 선배 누나가 내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동아리 활동에 참가할 수 없는지 물었던 일이다. 그녀는 올해 신입생 모집이 이상적이지 않아 일상 연습에 참가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내년에는 동아리를 운영할 수 없게 될 거라고 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고 말투는 근심으로 가득하여 나는 마음이 약해져 약속하고 말았다.
저녁이 되자 나는 시간 맞춰 나갔다. 원래는 동안남을 보면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선배는 상대가 며칠 전 동아리를 탈퇴했다고 말했다.
"몰랐어? 난 너희가 사이가 좋길래 너한테 말했을 줄 알았지." 선배는 놀라 말했다.
나는 손의 보호구를 조이며 말했다. "우리 깨졌어요."
선배는 내가 이렇게 대놓고 말할 줄은 몰랐는지 순간 조용해졌고 얼굴은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어색해졌다.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상관하지 않고 선반 위의 활을 들어 혼자 연습하기 시작했다.
대략 삼십 분 정도 연습했을 때 등 뒤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다들 멈춰봐, 여기 좀 봐줘."
나는 활을 내려놓고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오늘 새로운 동아리 부원을 소개할게……." 선배 옆에는 키가 크고 자세가 곧은 그림자가 서 있었다. 상대는 고개를 돌리고 옆쪽의 다른 선배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검은색 스웨터는 그의 얼굴을 더욱 희게 보이게 하여 옆쪽의 선배보다 훨씬 더 희었다.
아마도 방금 밖에서 들어온 탓에 그의 귓바퀴 전체가 얼어서 붉었고 귓불 위의 청금석 귀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설마?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 사람은 고개를 돌려 마침 사람들 사이의 나와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쳤다.
"여기는 민속학부의 모추안, 층록족 사람이야. 1학년이라고 무시하지 마,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전통 활을 배워 나나 부회장보다 더 잘해. 다들 이 친구를 우리 동아리의 지도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도록 해."
주변에서 웅웅 토론하는 소리가 들렸다.
"와, 진짜 예쁘게 생겼다. 혼혈 같아."
"소수민족이잖아, 생김새에서 혈통의 우세가 있지....."
"올해 1학년은 다 이렇게 수준이 높아? 우리 동아리에 잘생긴 애가 또 있었는데, 귀태 나는 걔?"
"아, 그 과탑 말이지. 내가 알아봤는데 예술계고 여자를 안 좋아한다는데……."
"쉿, 걔 네 뒤에 있어!"
모추안은 처음에 나를 봤을 뿐 곧 시선을 돌렸다. 그는 중심에 둘러싸여 별들이 달을 에워싸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감싸여 각종 호기심 어린 질문과 과장된 찬사를 받고 있었다.
그는 마치 천성적으로 이런 자리를 위해 태어난 것처럼 적절히 대응했다.
허세 떨기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나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다시 활을 당기며 연습하기 시작했다.
초보자의 과녁 거리는 겨우 10미터였지만 활을 당기는 자세는 거리로 인해 아무런 변화가 없다. 세 라운드를 연습하자 내 팔은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전부 8점을 맞출 수 있었는데 지금은 체력의 유실로 정확성이 떨어져 중앙을 맞추지 못할 뿐 아니라 심지어 과녁을 벗어나는 것도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다시 활을 당겨 화살을 쏘았다. 결국 화살이 엇나갔을 뿐 아니라 현을 당길 때 팔뚝을 맞차 팔꿈치에 뚜렷한 붉은 자국이 남았다.
입술을 꾹 다물고 승부욕이 올라 나는 다시 화살을 뽑아 대에 올렸다.
조준하는 중, 활을 잡은 팔이 가볍게 누군가에게 뒤쪽에서 붙잡혔다.
"자세가 틀렸어. 팔은 곧게 뻗고 팔꿈치를 돌려." 절에서 자주 맡을 수 있는 옅은 박달나무 향이 코로 스몄다.
나는 온몸이 떨렸다.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모추안이 내가 아닌 내 손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나의 자세를 조정하고 내 가로로 든 팔꿈치를 곧게 펴서 팔이 직선이 되게 하고 다른 손으로 내 손목을 쥐어 나를 뒤로 당겼다.
"팔꿈치를 들고, 어깨를 움츠리지 마. 조준한 뒤 바로 손을 놓아."
지금에서야 나는 그가 나보다 더 키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188이나 189 같아 보였다.
등 뒤에서 은은하게 다른 사람의 열감이 전해져 오자 나는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어색한 나머지 마음 속에서 지고 싶지 않은 고집이 떠올랐다.
진정해, 자연스럽게 굴어. 호모포비아도 신경쓰지 않는데 내가 뭘 신경쓰고 있어?
"쏴." 약간 차가운 목소리는 귓가를 스쳤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놓았다. 화살은 나는 듯 과녁의 중심을 정확하게 맞혔다.
내가 멍하니 그 화살을 바라보다 정신을 차렸을 때 등 뒤의 사람은 이미 물러나 있었다.
기억 속에서 요점을 떠올렸다. 나는 이따 출전할 때 체력이 부족할까봐 많이 연습하지도 못하고 이럭저럭 됐다 싶었을 때 팀으로 돌아왔다.
펑거 팀의 다른 세 명은 점수를 계산하고 있었는데 따져보면 우리가 마지막에 40점을 따야 우승할 희망이 있었다. 다시 말해 모든 사람이 10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괜찮아, 참여한 게 중요한 거지. 올해가 안 되면 내년에 다시 싸우면 돼!" 니에펑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나더러 너무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쏘도록 했다.
펑거 팀의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
"그래, 시합에 참여하면 된 거지. 1등이 되는지 아닌지는 중요한 게 아니야."
"내년에 우리가 연습하고 다시 시합하면 돼!"
"그러면 돼!"
어쩌면 마음 탓인지 몸에 기운이 빠져 되려 막을 수 없는 기세가 되었다. 비록 전부 10점을 쏘지는 못했지만 펑거 팀의 다른 세 명은 2라운드에서 3개의 화살이 27점의 좋은 성적을 내었다.
마지막 화살 하나로는 내가 10점을 맞춘다 해도 펑거 팀은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박을 걸지 않을 수 있겠는가?
먼 곳의 과녁을 바라보며 나는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시끄러운 사람들의 말소리가 멀어지고 피부는 미풍에 스쳤고 주변의 공기는 아득한 절 냄새에 물든 것 같았다.
"마음이 고요하면 손이 안정돼."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천천히 눈을 뜨고 나는 화살을 고정하고 활을 들어올렸다. 시선은 오십 미터 밖의 귀두파에 고정되었다.
"겨누었으면 우유부단하게 굴지 마." 그 소리가 다시 울려퍼지며 귀에서 뇌로 파고들어 나의 사유를 통제하여 나로 하여금 그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게 만들었다.
"쏴."
활을 들고, 조준하고, 화살을 쏘는 동작과 머릿속의 그 "쏴"라는 말이 합쳐졌다. 잠시 후 먼 곳의 소리가 다시 돌아왔고 주변에서 천둥과 같은 환호가 터져나왔다.
나의 화살은 귀두파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2라운드에서 펑거는 47점을 득점하여 완벽한 역전극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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