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도액渡厄 (1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3장 - 초혼招魂 2 이 마을은 매우 가난해 보였는데 진흙길 위에 잡초가 길게 자랐고 울타리 벽은 대부분이 무너져 뒤쪽의 음산한 초가집과 기와집이 보였다. 그들은 몇 군데 집의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집집마다 사립문을 꼭 닫아걸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유부춘이 말했다. "진 소협, 저희도 진작 해봤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유난히 낯을 가리는 것 같았어요."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어?" 백리결명이 물었다. "다 안에서 문을 걸었어요. 자연히 나갈 때 건 문이 아니었죠." "내 말은," 백리결명은 웃었다. "안에 사는 게 사람인 줄 어떻게 알았어? 한낮에 외출하지 않는 건 당연히 햇빛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 그랬다. 어떻게 산 사.. 제2장 - 초혼招魂 1 귓가가 웅웅거렸고 얼굴은 간지러워 흡사 벌레가 얼굴 위를 기어다니는 듯했다. 태양빛이 얼굴을 내리쬐며 벌처럼 가볍게 떨렸다. 백리결명은 눈꺼풀을 떨다 눈을 떴다. 막 깨어나자 눈앞은 뿌옇게 흐려 눈이 아플 정도였다. 백리결명은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다른 손으로 얼굴 위의 파리를 쫓아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눈앞이 마침내 깨끗해졌고 그는 오목관의 뚜껑이 반 정도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바깥은 황폐한 풀밭이었는데 드문드문하게 뼈와 빽빽한 무덤가가 모여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그는 관에 앉아 있었고 머리는 멍했다. 기억은 까마귀의 깃털처럼 후드득 새장 속으로 돌아왔고 포진산의 불바다가 머릿속에서 번쩍였다. 그는 악귀이고 악귀는 죽일 수 없으니 제도되거나 봉인되어야 하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인가.. 도액 제1장 - 서장 하늘이 피를 끼얹은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었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검푸른 숲이 타오르고 있으며 도처에 분수와 같은 금홍빛 용암이 백 척 가까이 솟아올랐다. 솟아오른 용암은 강물처럼 흐르며 산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절벽 아래에는 수많은 굴뚝이 튀어나온 것 같았고 뜨거운 회흑색 연무가 하늘로 향하며 핏빛 하늘을 핥았다. 공기 중에는 타는 냄새가 가득하여 코를 자극했다. 본래 선기가 자욱하던 포진산抱尘山은 지금 순간 마치 수라연옥과 같았다. 사심미는 방 안에 서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는 그의 사존의 귀역鬼域이 포진산 전체를 뒤덮은 것이다. 귀역 안에서 악귀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그의 사존은 포진산의 구조를 바꾸었는데 대지는 갈라지고 뜨거운 용암이 지면을 뚫고 나왔다. 선문 제자 역시 돌진하고..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