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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판관判官

속세의 고인 - 1. 돌아오는 사람(归人)

1. 돌아오는 사람(归人)* 죽은 사람이라는 뜻도 있음
 
원 형은 내게 그가 죽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번 눈을 감고 몇 년이 지나면 다시 어느 날 무상문无相门에서 기어 나온다고.
1921년 청명절, 톈진에서였다. 나는 비가 많이 내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열한 번째로 무상문에서 나왔고 전신은 피범벅이었다. 나는 그를 마중하러 갔다가 정말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나는 왜 이미 떠났으면서 고생스럽게 뭐하러 살아 돌아오는 것인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인지 물었다.
그는 소문처럼 같이 지내기 어려운 사람이었는데, 나를 무시하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잠시 지나서야 그는 고개를 돌려 내게 먹을 게 있어? 하고 물었다.
후에 내가 옛 고서를 뒤적이다 알게 된 것인데, 판관의 일맥은 전신이 청명하며 기울거나 기대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바로 매달리지 않고 가로막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그날 질문했던 것은 정말 눈을 뜨고 꿈을 꾼 것으로, 그림책을 너무 많이 본 것이었다.
올해 곡우에 나는 직접 그를 보내주었다. 지전을 두 대야를 태웠고 향을 일곱 개를 올렸으며 그의 모습은 변함 없이 당시 그를 마중했을 때와 똑같았다.
뒷산에 흰 매화꽃이 가지 세 개 피었는데 그가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 편히 잠들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1995년 4월 25일,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 날
시안西安에서 션챠오沈桥
 
***
 
"이십 오 년."
"예?" 기사가 무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높혔다.
올해 청명절, 닝저우宁州 역시 폭우가 쏟아졌다.(*청명절에는 항상 비가 오기로 유명) 택시가 군산을 돌아 나왔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두웠고 교통 방송은 N번째로 "비 오는 날은 길이 미끄러우니 도로를 조심하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고 기사는 참지 못하고 뒤쪽의 사람을 돌아보았다.
 
그는 두 명의 이상한 손님을 태웠는데, 노인 하나와 아이 하나였다.
 
어린 남자 아이는 무척 말랐고 기껏해야 여서일곱 살 정도였는데 통이 큰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한 번 넘어졌던 것처럼 머리부터 발까지 전부 젖어 있었는데 절반은 빗물이었고 절반은 진흙이었다. 차에 오르기 전 기사는 큰 수건 하나를 꺼내 그에게 주었으나 그는 고맙다고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말을 아예 하지 않다가 방금이 되어서야 한 마디를 뱉어낸 것이다. 그 목소리는 차갑고 낮아서 어린 티는 전혀 나지 않아 정말 어린 아이 같지가 않았다.
 
기사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의심했고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 "꼬마야, 네가 말 한 거니?"
꼬마는 소리를 내지 않고 그저 그를 바라보았다. 백미러에 비춘 눈동자는 크고 까맸다.
 
기사가 덧붙였다. "방금 라디오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아저씨가 제대로 못 들었어. 이십 오인지 오 년인지 하는 것만 들었는데."
꼬마는 여전히 소리를 내지 않았다.
 
기사는 억지 웃음을 지었다. "꼬마야?"
꼬마는 말을 할 기색이 없었다.
 
곁에 있던 영감이 마침내 가만 보지 못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제 말에 대답한 겁니다."
기사는 그 말을 듣고 더욱 머뭇거렸다. "선생님도 방금 말씀을 하셨습니까? 산에 들어간 이후로 제 귀가 좀 문제가 있는가 봅니다."
 
"아니요." 영감은 집게 손가락의 오래된 반지를 돌렸다. 마른 손가락이 반지 위의 "션챠오" 두 글자를 어루만졌다. "방금 한 말은 아니고, 이전에 물어본 겁니다."
기사는 "아." 했다.
 
그는 이 "이전"이 얼마나 이전을 말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라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장군산 일대에는 소문이 많아 평소에는 기꺼이 오려는 사람이 없었다. 최근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디디(*디디추싱 : 콜택시 서비스)가 울리자마자 그는 곧장 호출을 잡았으나 잡고 나서는 곧 후회했다.
이 일대에는 가로등이 없었고 그저 가드레일이 흐릿하게 형광색으로 반사되고 있었다. 비가 실로 너무 많이 와서 양쪽으로 늘어진 나무 그림자가 마치 늘어뜨려진 머리카락 같았다.
이따금씩 문득 백미러를 볼 때마다 뒤쪽의 두 사람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는 심리적 작용이다, 심리적 작용이다 하고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어쩔 수 없이 머리털이 곤두섰고, 오직 잡담에 기대어 분위기를 풀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럴수록 더욱 당황스러워졌다…….
 
그는 뒷좌석의 노인에게 물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날씨에 왜 산에 오셨습니까? 이곳에서는 차 잡기가 힘드신데요."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곁의 남자아이를 보며 말했다. "어렵지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를 마중하러 와야 했거든요."
기사 "……예."
 
그는 왜 어린 아이 한 명이 산에서 다른 사람의 마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감히 묻지 못하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 "비도 정말 많이 오고 최근에는 기온도 떨어졌는데 어린 아이가 이렇게 입으면 춥지 않을까요? 제가 히터를 켤까요?"
노인은 여전히 웃으며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그는 추위를 안 탑니다."
기사 "……예."
 
이 "추위를 안 탄다"와 "안 춥다"는 분명 같은 뜻이겠지. 그는 이렇게 생각했으나 땀은 이미 흘러내렸다.
 
그는 어색하게 바지에 손을 비비고 또 백미러로 뒤를 본 뒤 일부러 밝게 말했다. "선생님 댁 아이가 정말 잘생겼네요, 척 봐도 미남으로 크겠어요, 피부도 하얗고——"
창백할 정도로 하얗지.
"——몇 살이죠, 학교 다니겠지요?"
 
뒷좌석에서 계속 입을 다물고 있던 어린 남자 아이는 마침내 참고 듣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고 백미러를 통해 기사를 몇 초간 바라보았고, 배에서 꼬로륵 소리가 났다.
축축한 물방울이 까만 머리카락 끝을 타고 흘러내렸고, 그는 마르고 갈라진 입술을 핥더니 말했다. "빨리 가죠, 배고파서."
목소리는 꼭 청년처럼 차갑고 낮았다.
 
기사는 뭘 떠올린 것인지 화들짝 놀라더니 그 이후로는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차가 어떻게 밍화부에 도착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어쨌든 평소라면 차로 45분이 걸리는 거리를 이번에는 삼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밍화부는 닝저우에서 제일 먼저 개발된 별장 지구로, 곁에 테마파크와 습지공원을 건축할 것이라 당초에는 무척 잘 팔렸었다. 테마파크는 3년을 짓고 갑자기 망했고, 습지공원도 없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밍화부는 이에 따라 함께 망해갔고, 만 명이 앞다투던 곳에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곳이 됐다.
비싸기는 정말 비쌌고, 황량한 것도 정말 황량했다.
 
주택단지에서 자주 쓰이는 것은 북문이지만 노인은 차를 서문에 멈추게 한 뒤 먼저 내렸다.
운전석의 기사는 이미 견딜 수 없었다. 그가 고개를 내밀고 두 눈으로 바라보자 알아차렸는데, 노인의 동작은 무척 이상했다. 일거일동 사이에 어떤 삐걱임이 있었고, 팔꿈치는 늘 높게 들고 있었는데 마치 어떤 것에 얽히고 나서야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았다.
 
노인은 굳은 채 우산을 어깨에 걸치고 손을 비운 채 주머니에서 은박을 꺼내어 불을 붙였다.
은박은 순식간에 움츠러들고 가느다란 재로 변했고, 불똥이 튀기며 흐릿하게 두 글자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원스闻时.
 
노인은 그제서야 차 안의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 문은 지날 수 있습니다."
 
원스는 차에서 내릴 때 이미 아이의 체격이 아니었고, 15, 6세 정도의 엄연한 소년의 모습이었다. 원래 통이 크던 옷은 이 때 몸에 잘 맞았고 그저 바지만 아직 길었다.
 
그는 상관하지 않고 손을 뻗어 노인 어깨 위의 우산을 받았다. 검은색의 우산은 기울어져 비스듬하게 내리는 찬 비를 막았고, 그는 노인을 향해 턱을 들었다. "난 길을 모르니 널 따라갈게."
 
이것은 그가 열두 번 째로 무상문에서 나온 것으로 매번 누군가가 와서 안내를 해주어야 했다.
 
션챠오는 그를 두 번 마중했는데, 저번에는 션챠오는 막 18살이었고 비단 마고자를 입고 있었으며 빳빳한 과피모를 쓰고 있었는데 저번에는 그를 "원 형"이라고 부르며 그에게 멍청한 질문을 했다.
이번에 션챠오는 할아버지처럼 보였기에 다른 사람의 앞에서 더는 " 형"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정신을 팔았다가는 쉽게 다른 사람을 기절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을 팔지 않았더라도 그 기사는 이미 적지 않게 놀랐다.
 
대문을 통과했을 때 동네의 동북쪽 구석에서 한바탕 수르나이(*나팔과 비슷하며 정면에 7개, 뒤쪽에 1개의 구멍이 있는 회족의 관악기) 소리가 들렸다. 
속설에서 말하길, 수르나이 소리가 없으면 사람이 떠나보내지 못한다고 한다. 택시 기사는 이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가속을 밟아 빗속에서 한 줄기의 그림자가 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원스는 그제서야 그곳에서 시선을 돌리고 다시 입술을 핥았다. 이 몇 분 사이에 그는 또 적지 않게 키가 컸고, 복사뼈 쪽에 겹쳐 있던 긴 바지가 완전히 펴져 이미 청년의 모습이 되었다.
"진짜 배고프시군요?" 션챠오가 물었다.
"어떨 것 같은데?"
"안타깝네요." 노인이 흐릿하게 한숨을 쉬었다.
"뭐?"
"이번에는 스스로 먹을 것을 찾으셔야겠습니다."
  
원스는 그를 따라 화원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동쪽으로 걸어갔다. 그에게 왜인지 물어보기도 전에 수르나이와 북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비는 잦아들지 않았고 공기 중의 습기는 무거웠으나 여전히 희미하게 향 재와 지전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은 차이를 구별할 수 없었지만 원스는 가능했다. 이 냄새는 무척 익숙했다. 션 가의 것이었다.
 
"아이를 데려와 일을 맡겼습니다." 션챠오는 앞쪽의 별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길러낸 아이입니다. 당초의 저와 비슷하죠. 올해 18살이고, 배짱이 좀 작은 걸 빼면 다 괜찮습니다."
원스 "……."
 
그는 참지 못했다. "배짱 작은 걸 데려다 이걸 시켜?"
션챠오 역시 참지 못했다. "제가 기를 때 이렇게 겁이 많을 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원스 "너도 정말 대단하네."
션챠오 "과찬이십니다."
원스 "……."
 
어쩌면 지금의 션챠오는 나이가 많아 때리기 좋지 않았다. 원스는 얼굴을 찌푸리고 생각했다.
 
션챠오는 다시 별장을 바라보았고, 상복을 입은 남학생이 대문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마침내 안심했다.
그는 원스를 향해 옛 시기의 장읍을 해 보이며 말했다. " 형, 션챠오가 다행스럽게도 당신을 이렇게 오랜 시간을 알아왔고 이제는 가야합니다. 잘 계세요."
그는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하루 빨리 벗어나시길."
 
말을 마치자 새우등 같은 몸은 곧 무너져 내렸다. 그 백발의 노인은 이미 그림자도 남기지 않았고 바닥에는 그가 막 입고 있었던 옷만이 남아있었는데 옷깃 사이에서 가늘고 긴 백매화 가지가 드러났다. 가지 끝은 흰 실로 묶여 있었는데 곧 비에 젖어 들었다.
 
수르나이 소리가 울리고 들나무는 봄을 알지 못했다.
원스는 한 순간 정신을 팔았고 문득 알아차렸다. 그는 이번에 정말 아주 오랜 시간을 잠들어 있었다…….
 
그는 우산을 쥐고 그 무명실을 대신하여 비를 막아주더니, 허리를 굽혀 옷을 집어 들고 한참을 조용히 서 있었다. 그는 발걸음 소리가 다가오는 것을 듣고 그제서야 눈을 들었다——
그 상복을 입은 남학생이 다가왔다. 나이를 보았을 때는 틀림없이 션챠오가 말하던 그 후임일 것이다.
 
원스라는 이 사람은 성격이 그닥이었는데,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낯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옷을 들고 눈을 내리 뜨고 눈 앞의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남학생을 바라보았고, 그렇게 내버려 둔 채로, 입을 열지 않으며 마음 속으로 그에게 "난쟁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이 난쟁이는 그의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눈을 둥그렇게 뜨고 한참을 굳어 있더니 마침내 자신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그들은 내일까지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누군지 알아요." 난쟁이가 말했다.
"어."
"할아버지가 앞으로 제가 일을 맡아 해야 하고 우리 둘이 같이 살아야 한다고 했어요." 난쟁이가 또 말했다.
"응."
"그런데 저 돈이 없어요."
 
여기까지 듣고 원스는 마침내 비교적 큰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금 놀랐다. 
지난 몇 해 동안 그가 션챠오에게 남긴 물건은 분명 적지 않았다. 당연히 이것들은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금은보화나 골동품은 아니었고, 다른 특별한 것이었는데 오직 그들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통되는 물건이었다.
 
영관(灵官* 도교의 신)에게 은박과 지전을 바치고, 선관(仙官*도교의 신선)에게 향불을 올리며, 공덕과 영물은 인간 세상의 통판(通判*고대의 관직 명)에 속하는 것과 같다. 종류는 무척 많은데, 위로는 선대 불당에서 스며들어온 영기가 있었고 아래로는 이매망량(*魑魅魍魉 전설 속의 요괴, 귀신, 괴물 등)에게서 거두어들인 살(煞* 흉신)이 있었고, 형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었는데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원스는 이 오랜 세월 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적지 않게 모아왔던 것들을 다 션챠오에게 남겨주었다. 아무렇게나 몇 개를 가져다가 전문적인 곳에 가서 교환하면 토착 지주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돈이 없을 수가 있겠는가???
 
"말도 안 돼." 원스는 마침내 긴 말을 했다. "션챠오가 내가 물건 남겨줬다는 이야기 안 했어?"
"했어요, 지하실에 가득 쌓여 있는데 여러 가지 물건이 가지런하게 쌓여 있어요." 난쟁이는 몇 초간 침묵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 비어있어요."
"무슨 뜻이야?"
 
난쟁이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왜냐하면 그 명맥에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는 사실 지금까지도 자신이 대체 무슨 일을 맡아야하는 것인지 잘 알지 못했고, 그저 션챠오가 그를 길렀으며 그가 무엇을 시키든 다 하겠다고 했을 것이라는 점만 알았다.
스스로를 이해시키기 위해 그는 늘 집안의 고서를 뒤적였고 그 안에는 짧은 말이 있었다. :  제행무상(诸行无常), 일체개고(诸漏皆苦). 중생과 악귀가 다 악하고 간혹 청명한 자가 있으니, 이를 판관이라고 부른다.
(* 제행무상, 일체개고 : 불교에서 말하는 사법인(네 개의 영원불변하는 진리) 중 두 개로, 각각 세상 모든 행위는 늘 변한다, 세상 모든 것은 번뇌하며 괴로워한다는 뜻)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생은 모두 괴로움을 가지고 있고 근심이 너무 많으며 그들의 몸에는 크거나 작거나 다 원한과 증오, 질투와 같은 것들이 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더러운 안개가 몸에 얽히는 것이고, 이것이 많이 얽히다 보면 옳고 그름이 뒤엉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판관은 그 옳고 그름을 깨끗이 청산하도록 청해지는 사람이며 당연히 이 사람들은 반드시 스스로가 전신이 청명하고 깨끗해야 했다.
  
션챠오는 늘 그가 깨끗하나 깨끗하다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며 애당초 명부에 오르지 못했으니 그 명맥을 잇지 못한다고 했다.
 
소위 판관은 조사(祖师爷 * 불교, 동교의 종파의 창립자祖师)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재주가 있는 사람은 충분히 많았고 세월이 오래 지나며 각각 수많은 파벌로 갈라졌고, 관계는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며 천천히 서로 끊어지게 되었다.
자기 집의 제자와 손제자는 다른 집안의 것이 될 수 없다.
그러니…….
  
"할아버지가 떠나시고 일맥이 끊겼어요." 난쟁이는 고개를 숙였고, 무척 의기소침해 보였다.
 
속담에 사람이 떠나가면 찻물도 식는다고 한다.(*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뜻) 이런 영관, 선관, 판관의 몸에서는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맥이 끊어지면 이 선이 막혀버리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모았던 영물과 가산도 함께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원스는 그의 뜻을 소화하자 곧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난쟁이는 전혀 눈치가 없이 의기소침하기를 끝내고 그에게 한 마디 물었다. "그러면 다른 돈 있으세요?"
원스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없어."
몇 번이나 죽었는데 개털이 있겠는가.
 
"저도 그럴 것 같았어요." 난쟁이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우리는 앞으로 나날이 조금 고생스럽긴 하겠어요."
원스는 이 말을 듣자 조금 초조해졌다.
 
다른 것이라면 몰라도 돈이 없어 그가 애를 태운다니, 그는 좀 살고 싶지가 않았다.
난쟁이는 그의 생각을 알아차린 것인지 잠시 주저하더니 덧붙였다. "어……. 스트레스를 좀 줄이려고 제가 방 두 개를 인터넷에 올렸어요."
 
원스는 죽은 지 한참 된 사람으로서 "인터넷에 올리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응." 하고 의문을 표시했다.
난쟁이는 자신의 휴대폰을 흔들며 설명했다. "임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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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작업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