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요, 됐어요, 제가 그냥 그 시에 누구한테 전화 할게요." 샤챠오는 앞에서는 그를 생명의 은인이라고 불렀지만 뒤에서는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는 원스를 향해 종알거렸다. "새벽에 방을 본다니 무슨 꿈 같은 소리예요, 게다가 6시 45분에는 할아버지 유골함을 들고 산에 올라야 하는데, 이따가 그가 오면 저는 유골함을 두고 그에게 방을 보여주던가 아니면 그와 함께 무덤에 가서 말을 해야 해요. 그렇죠, 형——"
"형?" 그는 반 쯤 말하다 그 조상님은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미간을 찌푸리며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원 형?"
"원 형형형형형?"
"……."
"아버지!"
원스는 마침내 "아버지"라는 말에 정신을 차렸다. "뭐라고?"
샤챠오 "……."
요 망할 놈의 주둥아리.
"그게 아니라, 뭘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요." 샤챠오가 또박또박 말했다. "세입자요?"
원스 "아니."
그 세입자는 머리가 이상했으나 그가 관심을 두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아까 그 세 마리의 괴물이 손전등 빛에 비추어진 순간 그는 희미하게 어떤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사람의 냄새에 관한 기억은 다른 것보다 오래 남고, 그는 구체적으로 형용하기는 어려웠지만 그 냄새가 무척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익숙하여…… 마치 자신에게 속한 일부분인 것 같았다.
원스는 문득 몸을 일으켜 탁자에서 노란 종이 몇 장을 꺼내고 상복의 가장자리에서 두 개의 긴 끈을 잡아당기곤 말했다. "나갔다 올게."
그는 말을 마치고 큰 걸음으로 문을 나섰다.
샤챠오 "???"
그는 소파 위에서 이 초간 굳어 있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바닥을 기며 소리쳤다. "원 형, 기다려요!"
"밤에 안 나가는 거 아니었어?" 원스는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동쪽으로 곧장 향했다.
샤챠오는 키가 작고 다리가 짧아 재빨리 달음박질을 쳐야 그를 쫓을 수 있었다. "방금 그 사달이 났는데 제가 미치지 않고서야 혼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요, 저는 형 쫓아가야 해요, 무서워요."
이 동네는 가구가 많지 않았으나 나무는 많아서 사방에서 그림자가 흔들려 마치 어디서 누군가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 같았다. 반 쯤 죽은 나무를 지나쳐 갈 때 원스는 손이 가는 대로 마른 가지 하나를 잡아 부러트렸다.
그의 열 손가락이 빠르게 몇 차례 움직였고 몇 장의 노란 종이가 각기 다른 모양으로 접히더니 마른 나뭇가지에 붙어 어느 순간 간단한 종이 짐승의 모양이 되었다.
그 두 개의 상복의 끈은 마른 가지의 위쪽과 아래쪽에 몇 번 감겼고 다른 쪽은 원스의 손가락 위에 얽혔다.
"젠장, 이게 뭐예요?!"
샤챠오의 눈은 아직도 평소대로 되돌아오지 않아 그의 지금 시야에서는 그 종이 짐승은 땅에 떨어지자 살아나는 것이 보였다! 짐승의 몸에는 부식된 쇠사슬이 감겨 있고 이마에는 핏자국이 있었으며 눈동자는 희었다.
원스가 마 끈에 감긴 손가락을 들어올리자 종이 짐승은 앞발을 내딛으며 소리를 내었다. 그가 말했다. "종이 접기."
샤챠오 "……제가 눈이 멀었나요?"
"아니야?" 원스는 말을 마치고 나서야 자신이 그에게 잠시 눈을 열어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이건 괴술傀术이야. 션챠오도 할 수 있어."
그가 가르쳐 낸 제자와 손제자들은 다 할 수 있었고 당연히 그 자신에게도 스승이 있었다—— 그는 괴술에 가장 정통한 이였는데, 당연히 조사 진불도였다.
원스는 마 끈을 잡아당겼다가 다시 풀었다. 종이 짐승이 앞으로 뛰쳐 나가며 사슬이 부딪히는 가운데 불꽃이 튀었다!
찰나의 순간 열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불꽃이 튀자 샤챠오는 두 눈이 한 순간 타는 듯 아픈 것을 느꼈다. 그는 낮게 소리를 치고 허리를 굽혔고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큰 움직임이 일었는데 동네의 경비 업체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고통이 지나가자 그는 뜨거운 바람에 고개를 들었다. 그는 동네의 나무 그림자가 그 쌩쌩 하는 바람 속에서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먼 곳에서 흐릿하게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빛 하나 없는 죽은 듯 고요한 동네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원스가 왼손을 잡아당기자 교차된 흰 마 끈이 갑자기 팽팽해졌다. 짐승의 울음 소리가 먼 곳에서 가까워졌다. 마치 누군가에게 끌려온 것처럼 짐승은 눈 깜짝 할 사이에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짐승은 울부짖고는 입 안에 있는 물건을 땅으로 내던졌다.
짙은 피 비린내가 퍼져나갔고 그 검은 그림자는 꿈틀거리더니 완전히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샤챠오가 눈여겨 보니 그것은 그 세 괴물 중 하나였다.
그 사람 얼굴은 순식간에 말라버린 식물처럼 흐물흐물하게 바닥으로 떨어졌고 온통 희었으며 피부는 아무런 생기가 없는 목화솜 같았다. 어쩐지 소름이 끼쳤다.
샤챠오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그제야 숨을 가다듬었다. "죽, 죽었어요?"
원스는 "응." 했다.
"원 형, 대단해요!" 샤챠오는 갑자기 살아났다. "그러면 왜 아까 집에서 그대로 죽이지 않은 거예요? 쫓아 나왔어야 했어요?"
원스는 그의 아부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대놓고 말했다. "세 마리가 한 번에 오면 여기 누워있는 건 네가 될 수도 있었어."
샤챠오는 또 다리가 풀렸다.
"게다가……." 원스는 손가락 마디에 감은 끈을 떼어내었다. "난 배가 고파서 몇 분 못 버텨."
끈이 떨어진 순간 종이 짐승의 발 아래에서 갑자기 불꽃이 타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의 재와 까맣게 탄 가지만 남았다.
원스는 죽은 괴물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자세하게 냄새를 맡았다.
샤챠오는 영문을 알 수가 없어 그에게 다가왔다. 괴물의 몸에서는 아직 검은 연기가 나고 있어 그는 감히 만지지 못하고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코 끝을 킁킁댔다.
"무슨 냄새 맡아요?" 그가 궁금한 듯 말했다.
"영상의 냄새." 원스가 말했다.
"누구 거요?"
"내 거."
샤챠오는 놀란 얼굴이었다. "형 영상은 없는 거 아니에요?"
말을 마치고 그는 이해했다. 원스가 갑자기 쫓아 나온 이유가 바로 이 괴물의 몸에 원스의 영상의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대체 뭐예요? 왜 형의 영상의 냄새가 나요?"
"혜고惠姑." 원스가 말했다. "일종의 땅 안에서 기어나오는 거야, 누군가가 기르기도 해."
샤챠오 "미쳤어요? 이걸 뭐하러 길러요?"
원스 "물건을 훔치려고."
스스로가 하기 힘든 일들이 있으면 이러한 더러운 것들을 보내어 뒤적이게 만드는 것인데, 이것들은 천성적으로 악귀의 상이며 가장 흡수하기 좋아하는 것이 영상과 영물이었고 이에는 보통 사람의 몸에 있는 복록(*복되고 영화로운 삶) 역시 포함되었다.
원스는 냄새를 맡았지만 그 익숙한 냄새는 다시 맡지 못했다. 마치 우담화(*우담바라, 불교에서 3천 년에 한 번씩 꽃이 핀다는 상상의 식물)처럼 사라지며 더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비록 예상 했던 일이지만 그는 초조하게 그것을 걷어찬 뒤 샤챠오에게 물었다. "집에 병 있어?"
"무슨 병이요?"
"아무거나,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거면 돼."
샤챠오는 나 혼자서는 감히 못 간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원스의 불쾌함 가득한 얼굴을 보고서는 얌전히 혼자 집으로 갔다.
그는 가장 빠른 속도로 돌아가 텀블러 하나를 쥐고 다시 가장 빠른 속도로 되돌아왔다. 원스의 손가락이 혜고의 목덜미를 누르자 그 검은 기운이 순식간에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는 텀블러를 받아들곤 손가락으로 텀블러의 가장자리를 두 번 두드렸고, 검은 안개는 물처럼 흘러 들어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득 찼다.
"이걸 뭐하려고요?" 샤챠오는 시한폭탄처럼 가득 찬 텀블러를 들고 있었다.
원스는 얇은 입술을 움직여 한 단어를 뱉어냈다. "먹을 거야."
샤챠오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미쳐버릴 뻔했다.
이게 뭔데 먹을 수 있다는 말인가?
원스는 정말로 그에게 이 폭탄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
"정말 이거 먹으려고요?" 샤챠오는 원스가 쇼파에 앉아 텀블러를 비틀어 여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응." 원스는 도리어 습관이 되어 있었는데, 그는 향로에서 약간의 향 재를 묻히고 손가락을 검은 안개 속으로 밀어넣었다. 텀블러를 가득 채우던 검은 안개는 조금씩 그의 몸 속으로 흡수되어 갔다.
샤챠오는 문득 어떤 냄새를 맡았는데, 무척 편안하며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돌연 어렸을 때 살던 집을 떠올렸다. 션챠오는 근처에 수많은 백매화를 심었는데 어디서 가져온 종자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하룻밤 만에 숲이 된 것 같았다.
그는 때때로 그 안에 몰래 들어가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며 백매화 숲 속에서 비를 맞았는데 바로 이런 냄새가 났던 것 같았다.
이어 그는 알아차렸다. 이 냄새는 원스의 몸에서 퍼져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원스가 검은 안개를 다 흡수하자 그 냄새는 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의 안색은 이전보다 많이 좋아져 있었다. 비록 피부는 여전히 무척 희었고 눈동자는 무척 검었지만 얼마간 산 사람의 느낌이 났다.
이 과정은 사실 좀 겁이 나는 것이었는데, 마치 이매망량이 가면을 쓴 것 같았다.
몇 분 동안 샤챠오는 감히 그에게 말을 걸지도, 바라보지도 못했다. 방 안에 갑자기 한줄기 바람이 불어오자 그는 몸을 떨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저, 저기요, 원 형."
"말해." 원스는 휴지를 한 장 뽑아 아무런 얼룩도 남지 않은 손가락을 닦곤 빈 텀블러를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샤챠오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은 그 혜고들이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치기 위해 기른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집에 왜 온 걸까요?"
아무 것도 없는 빈털털이인데…….
"뭔가에 눈독을 들였나보지, 누가 알겠어." 원스가 말했다.
"그럼 다른 두 마리는…… 이렇게 가게 두나요?"
원스가 말했다. "내가 물건을 풀어서 쫓아가게 했어."
그 세 마리 혜고의 몸에는 그의 영상의 흔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쫓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적어도 누가 기른 것이고, 어디서 온 것인지는 알아야 했다.
한 차례의 소란으로 신경을 쓴 탓에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소파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이 계절은 날이 밝는 것이 한겨울 보다 빨랐다.
"살아"있었을 때, 원스는 늘 얕은 잠을 잤고 희미하게 닭 소리가 들리면 눈을 떴다.
소파에서 잠을 자는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그는 일어나 목을 뻗고 고개를 돌려 거실의 괘종시계를 보았다. 시계 바늘이 막 5시를 가리켰다.
창가에서 갑자기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그는 걸어가 노란 종이를 접어 만든 새 한 마리를 받았다.
종이 위에는 션 가의 향 재 냄새가 났는데, 그가 어젯밤 혜고를 쫓아 보낸 것이었다.
그는 손을 아무려 종이 새를 거두어 들였고 라이터를 찾아 촛불에 불을 밝혔다. 종이 새는 쥐여진 채 불길 끝을 왕복했다.
샤챠오가 까치집을 하고 일어났을 때 본 것이 이 장면이었다.
하룻밤이 지나가고 그의 눈은 이미 완전히 보통 상태로 되돌아갔다. 사람과 물건을 보았을 때 모두 생생한 모습이었고 전날 밤의 기운은 보이지 않자 마음이 즉시 꽤 편해졌다.
그는 불을 켜고 하품을 하며 원스에게 무엇을 태웠느냐고 물었다.
원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향불 끝에 그을린 종이 새 위에 어느 지명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병원西屏园.
이게 어디인가?
원스가 막 미간을 찌푸렸을 때 샤챠오가 이상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서병원?"
"왜? 너 알아?"
"어……. 안다고 하지는 못하는데요." 샤챠오가 말했다. "할아버지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 구식 인형 가게래요. 중요한 건 이 가게의 배후에는 연원이 있댔어요."
"무슨 연원?"
"그 판관 명부도에 장 씨 집안이 있잖아요? 그게 무척 큰 집안인데, 방계도 많대요."
원스가 말했다. "알아."
장 가의 가장 초기의 조상은 조사의 제자 중 하나로 능력은 크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전해가며 가장 명망이 있는 집안으로 변한 것이다. 널리 제자를 받고 사람이 번성했기 때문이었다.
"이 집에 관련 된 소문도 무척 많은데, 전 예전에 할아버지가 말하던 걸 들었거든요. 장 씨 집안의 방계 이 대에 아주 골치가 아픈 사람이 나타났는데, 천살(*天煞 불길한 별)의 운명을 타고 났는데, 부모와 적지 않은 사람을 해하는 거래요. 진짜일지 아닐지는 전 모르지만, 아주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샤챠오는 더듬거리며 회상했다. "어쨌든 장 씨 집안에서는 아무도 감히 그를 거두어들이지 못했고 다른 집도 그를 멀리했대요."
"그 뒤로는?"
"그 뒤로는…… 이 서병원이 그의 가게예요." 샤챠오가 물었다. "왜 이 종이에 서병원이 나타난 거예요?"
원스가 말했다. "어젯밤 추적의 결과야."
샤챠오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역겹게 하던 것 세 개는 그가 있는 곳에서 온 거라고요?"
원스는 확답을 내리지 않고 그저 대답했다. "그럴 수도 있어."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명부도의 곁으로 갔다. 이 그림에서 그가 아는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고, 아직 살아있는 이들은 그가 알지 못했다.
"네가 말하는 게 누구야?" 그는 명부도 위에서 찾기 시작했다.
샤챠오는 중얼거렸다. "모르겠어요, 이 그림은 너무 어지러워서 잘 안 봐요. 저는 그저 할아버지가 그가 살아있지만 이름은 지워졌다고 말했던 걸 기억해요."
원스는 장씨 집안의 갈라진 가지들을 따라 살펴보았고, 마침내 그 중 한 가지 끝에서 그어진 이름을 보았다. 그 이름을 본 순간 그와 샤챠오는 멍해지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이름이 시에원谢问이었기 때문이다.
거실 안의 분위기가 순간 굳어졌다. 잠시 후 샤챠오는 "젠장" 하더니 말했다. "이렇게 공교롭지는 않겠죠! 어느 시에, 어느 원이예요?"
말을 하는 사이 그의 휴대폰이 두 번 진동했다.
샤챠오는 침을 삼키고 그것을 꺼내들어 보았다. 그것은 새 메시지였다.
발송인 : 시에원谢问
내용 : 5동이죠? 문 밖입니다.
"왔어요……." 샤챠오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문 바깥이에요."
원스는 거의 곧장 고개를 돌려 다가갔다.
유리문을 통해 그는 문 밖의 정원 사이의 길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은 키가 무척 컸고 셔츠와 슬랙스를 입고 있었는데, 몸이 좋고 훤칠했다. 본래는 깔끔하던 차림새였지만 그의 손목의 일고여덟 줄의 재질을 알 수 없는 비즈가 조화를 깨트렸다.
그는 반 쯤 마른 나무 옆에 서 있었고, 허리를 굽혀 무얼 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집 안의 시선을 눈치챈 것처럼 허리를 펴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의 입술에는 아직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고개를 돌려 기침을 했고, 입술은 거의 색이 없다시피 했으며 힘이 없이 나른한 모습이었다.
원스는 그 마른 나무에 어떤 재미있는 점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그가 그 사람을 바라본 순간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상대의 영상을 보았다.
그에게는 두 줄의 범어(*산스크리트 어) 같은 금갈색의 흔적이 있었는데, 왼쪽 뺨에서 아래로 이어졌고 귓가부터 목덜미, 다시 어깨뼈와 심장까지 이어졌다.
손목의 비즈는 비취색의 깃털이 되어 붉은 실이 두 번 감긴 채 가볍게 손 언저리에 걸쳐 있었다.
그의 피부는 종잇장처럼 희었으나 전신에는 검은 안개가 자욱했다. 마치 무수한 사슬이 느슨하거나 단단하게 조여드는 것 같기도 했고, 또 그의 영체에서 나오는 요사함 같기도 했다.
원스는 이렇게 검은 안개가 짙게 뒤얽혀 있는 영상은 본 적이 없었고, 전부 다…… 업장*이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삼장(번뇌장, 업장, 보장) 중 하나로, 전생에 악업을 지은 죄로 인하여 받게 되는 장애)
병약공이 등장했네요!
샤챠오는 그 텀블러 다시 쓸 수 있을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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