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정말이지 멍청한 생각이었다. 잘도 생각해냈군. 원스는 분명 동의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일단 불쾌해지자 얼굴에 드러났는데 찬 바람이 쌩 불었다. 난쟁이는 얼어붙어 당황한 채 어색하게 말했다. "별로인가요?"
"뭐가 좋은데?" 원스가 말했다.
난쟁이의 머리 위로 천천히 물음표가 떠올랐다.
원스는 그와 시선을 마주한 채 잠시 서 있었고 마침내 알아차렸다. 그 눈치 빠른 션챠오는 이미 없었다.
이전에는 그가 그저 속으로만 생각해도 상대는 그의 뜻을 알아차렸기에 여러 말을 할 필요가 없었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는 마음 속에 생각한 것을 말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너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 네가 보통 세입자 두 명을 불러들이면 나중에 그들이 뭔가를 보고 소리를 지르면 온 동네가 다 듣게 될 텐데, 이게 그들을 겁을 주는 거 아니면 뭐겠어?"
난쟁이 "죄송해요."
이 사람은 머리가 좋지 못했으나 사과는 무척 빨랐다. 원스의 안색이 조금 풀어졌고, 막 멈추려 할 때 상대가 고개를 숙이고 의기소침하게 덧붙이는 것을 보았다. "예상 임대료가 정말 괜찮았거든요, 방 두 개에 7000은 받을 수 있었어요."
원스 "……."
그의 돈에 대한 개념은 아직 1995년에 머물러 있어 이 숫자를 듣고 이 초간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돌려 걸어갔다.
난쟁이가 겁을 먹고 그의 뒤를 따랐고 곧 별장의 대문을 들어가려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 그래서 어떻게 하시고 싶으세요?"
원스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못 들은 걸로 해."
소리를 지를 테면 지르고, 놀라게 하라면 놀라게 하라지. 그가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그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 걸음이 빨랐으나 별장의 문 앞에 도착했을 때 다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난쟁이는 그가 문 안으로 들어서지 않는 것을 보았고, 막 "왜 그러세요" 하고 물으려 할 때 문득 할아버지 션챠오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판관은 본질적으로 사람이라고 했다. 세상에서 사람의 삶을 살며 전신의 명정함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려운 일로, 자칫 잘못하게 되면 더러움이 묻게 된다. 옛 판관들에게는 사실 규칙이 무척 많았는데 심지어 남의 저택에 들어설 때도 따지는 것이 많았다. 근골이 올바른 이는 주인이 있는 곳에 들어갈 때 통행첩이 필요했는데, 정중함을 표시하며 이매망량들과 구분을 지을 수 있는 것이었다.
죽은 사람이 그들을 안에 들어오도록 청할 때는 이름이 있는 은박을 태워야 했다. 산 사람은 그리 번거롭지는 않았는데, 말로 초대하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아무도 그렇게 따지지 않았고, 규칙 역시 진작 없어졌다.
난쟁이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원스가 성격이 좋지 못하며 함께 지내기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가 은백색의 우산을 쥐고 조용하게 계단 아래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자 할아버지가 섬겨 왔던 이 사람이 분명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세요." 난쟁이가 시도했다. "이러면 되나요?"
원스는 막 마음 속으로 어떻게 그를 가르쳐야 할까 계획을 짜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 멍해지더니 뒤이어 시선을 내리고 우산을 든 채 다리를 들어 계단을 올랐다.
"여기 안 와보셨어요?"
"응." 원스는 거실로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매번 죽을 때마다 다시 무상문에서 나왔는데 짧은 시간에 어린 아이에서 청년이 되었고 그 후에는 더 변하지 않고 죽을 때도 이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는 션챠오를 데리고 적지 않은 곳을 전전했고, 십여 년에서 이십 년마다 한 번씩 장소를 바꾸었다. 95년에 그들은 아직 시안에 있었고 다음에는 닝저우로 이사갈 것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출발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다.
별장 안에는 조문하러 온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션챠오의 영정 사진이 거실의 가운데 놓여 있었고 양쪽에는 황백색의 부적이 높이 걸려 있었는데, 누군가 와서 읍을 할 때마다 동서 쪽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이름을 불렀고 그 후 수르나이와 타악기 소리가 울렸다.
그것 말고는 거실에 놓여 있는 물건은 많지 않았고 게다가 그 영물들은 모두 흩어졌다. 아는 사람들은 들어오자마자 이 집이 유난히도…… 궁핍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남쪽 벽 위에는 긴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거의 벽 한 쪽을 다 차지하고 있는 수결(*예전에 서명이나 직함 아래에 도장 대신 자필로 쓴 글씨)이었다—— 그림 속에 글자를 채워넣은 것으로, 모르는 사람은 백화(白画 *흰색으로 그린 그림) 밖에 보지 못하나 아는 사람은 이것이 인간 세상의 통반의 완전한 명부도임을 알 것이다.
조사부터 어떤 사람에게 전해지고 어떤 파벌로 갈라지고 하는 것이 전부 그 위에 있었다. 이러한 일을 하는 곳은 집안마다 다 이것이 있었다.
원스는 자신의 이름을 보았고, 그 아래에는 제자가 있었고 그 뒤로는 제자의 제자가…… 션챠오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선 하나가 전부 주필(*붉은 먹으로 쓴 글)이라 이미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저는 6년이나 걸려서야 이 그림을 이해했어요." 난쟁이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원스는 속으로 멍청하긴, 어쩐지 내 선이 전승되지 않고 끊어졌을만 했다 하고 생각했다.
그의 시선은 션챠오의 이름 뒤쪽으로 향했고 미간을 찌푸리며 그곳을 두드렸다. "여기 왜 먹이 묻었어?"
난쟁이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니 우물쭈물 말했다. "제가 예전에 철이 없어서 이 위에 제 이름이 없는 걸 보고 덧붙였어요."
후에 그는 알게 되었는데 이 그림은 살아 있는 것이라 덧붙여도 소용이 없고 그저 얼룩질 뿐이었다.
원스는 그것을 한참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 개발괴발로 쓴 이름을 알아보았다—— 샤챠오夏樵.
그는 션챠오가 이 보배 제자를 받아들인 것이 이름이 비슷해 인연에 눈이 멀어서가 아닐까 의심했다.
명부도의 가장자리에는 향안(*향로를 놓아두는 탁자)이 있었는데 위쪽에는 시커먼 얼굴에 뻐드렁니를 드러낸 울긋불긋한 초상화가 있었다. 그림 속 사람은 손에 백매화 가지를 들고 있었는데 그 야차와도 같은 괴이한 모습과는 실로 어울리지 않아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림의 가장자리에는 가늘고 힘 있는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 진불도尘不到.
"조사의 이름은 무척 특별해요." 난쟁이 샤챠오가 말했다.
"이건 그의 관가 명이야." 원스가 말했다. "반은 신선이 된 사람이나 이런 게 있지."
"그러면 그의 본명은요?"
원스는 그림을 바라보며 잠시 후 시선을 내려 향을 세 개 피우고 세 번 절하며 말했다. "누가 알겠어."
"저 사람들 왜 저기에 절을 하는 거지?" 어느 쉰 목소리가 갑자기 끼어들어 왔다.
원스는 향을 향로에 꽂고 고개를 돌리자 어느 열 네다섯 살 정도 되는 남학생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소년은 조사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곁의 중년 여성에게 물었다. "절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곱게 못 죽는——"
말이 끝나기 전에 원 없는 아이는 중년 여성에게 입을 틀어막혔다. 그녀는 쉿 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평소에 뭐라고 했어? 말 함부로 하지 말랬지!"
그녀는 눈을 둥그렇게 떴고, 마지막 몇 마디는 입술과 이 사이에서 새어 나와 무척 험악했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고개를 들고 미안한 듯 웃으며 말을 했는데, 샤차오에게 하는 것인지 초상화에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미안해요, 애가 철이 없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 샤챠오가 급히 손을 흔들었다.
아니긴 개뿔이.
원스는 말을 하려 했으나 샤챠오의 그 놀란 모습을 보자 또 말이 통하지 않는 느낌이 들어 입을 열기가 귀찮아졌다.
여성은 아들을 누른 채 션챠오의 영정 앞으로 다가가 서둘러 절을 하고 옆의 취고수(*악사)에게 말했다. "장문 쉬씨 일맥, 장비링张碧灵."
"이름이 귀에 익는데." 샤챠오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명부도를 훑어보았고 정말 장비링을 찾아내었다. 그녀의 선은 원스의 선보다 약간 위에 있었다.
"원…… 저기." 샤챠오는 원스를 부르려 했으나,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형이라고 부르자니 그와 션챠오의 족보가 꼬이고,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내가 이름이 없어?" 원스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
"감히 못 부르겠어요." 샤챠오는 얌전하게 바라보다가 작은 소리로 그가 생각한지 오래 된 문제를 물었다. "이 명부도는 살아 있어서 어떨 때는 변하기도 하는데, 아래쪽의 이름이 위로 가기도 해요. 그런데 저희 집의 이 선은 계속 조용히 가장 아래에 있는데 이력이 오래 되어서 그런 거예요?"
원스 "……."
그는 멍청이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샤챠오를 바라보고 말했다. "이력은 안 봐, 모든 선 위의 살아있는 계승자를 보지."
샤챠오 "그 다음엔요?"
원스 "대단한 사람이 높이 위치해 있어."
샤챠오 "그러면 제일 아래는……."
그는 원스의 곧 죽을 것 같은 시선을 보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깨달았다—— 이 명부는 하나의 순위표와 같았다. 원스의 이 선은 션챠오가 그를 거두었을 때부터 시작하여 가장 아래쪽에 가라앉아 있기로 운명 지어져 있었고, 이미 가라앉은지 몇 년이 지났다.
어쩐지 이 몇 년 간 션 가에 오는 사람이 갈수록 적어졌을 만 했다. 조문객은 더욱이 수를 셀 수 있을 정도였는데, 보통 이웃이 더 많았고 명부도에 오른 사람은 장비링이 처음이었다.
샤챠오는 몰래 원스를 바라보고 마음 속으로 조금 부끄러웠으며 또한 위축되었다.
이전에 원스의 이름이 그림의 어디에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상대가 지금의 위치를 보았을 때 그를 망치로 때려 죽이고 싶어지지 않을지 알 수 없었다.
원스는 이 쓸모 없는 놈을 때려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에 비하면 그는 더욱 제대로 씻고 뭘 먹고 싶었다.
"욕실 어디야?" 그는 샤챠오를 두드리며 말했다. "깨끗한 옷 빌려줘."
"아, 방 안에 있어요. 가져올게요."
원스는 샤챠오의 뒤를 따라 침실로 걸어갔을 때 문득 조금 불편해졌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이런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마치 무언가가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보았다.
복도는 시야가 좁아 다른 쪽 침실의 문이 열린 것과 거실 바닥에 사람의 그림자가 비스듬하게 드리워져 있는 것만 보였다.
"원……." 샤챠오의 목소리가 침실에서 들려왔고, 그는 발버둥치다가 포기한 듯 말했다. "됐어요, 제가 그냥 원 형이라고 부를게요.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제가 일부러 족보를 꼰 건 아니에요."
그는 겁이 나는 듯 하늘을 향해 몇 번 읍을 하고는 깨끗한 옷을 건네주었다.
원스는 그제서야 그림자에서 시선을 떼고 옷을 받아들곤 화장실로 가다가 문턱에 기대어 기다리기 시작했다.
샤챠오는 원래 거실로 돌아가려다가 그가 그러고 있는 것을 보고 발걸음이 갑자기 느려졌다. "그…… 씻으시는 거 아니세요?"
"응."
"그러면…… 왜 절 보시는 거예요?"
"물, 대야, 수건 기다리고 있어."
"???"
18살의 샤챠오는 원스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으나 잠시 후 문득 그들의 사이에는 1995년이라는 세대 차이가 존재함을 알아차렸다.
"잠시만요, 제가 물을 조절해 드릴게요." 샤챠오는 얼른 욕실로 들어가 이 할아버지에게 온수를 조절해 주었다.
원스는 아직 문가에 기대어 있었고 시선은 비스듬하게 앞쪽의 타일 위로 향했다. 그곳은 여전히 희미하게 거실의 모습이 비추었다. 어떤 문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는 잠시 바라보다 문득 눈을 감았다.
보통 사람은 눈을 감으면 늘 암흑이 되지만 그는 아니었다. 그가 눈을 감은 뒤 볼 수 있는 것은 눈을 뜨고 있을 때보다 더 많았다.
"원 형?" 샤차오가 갑자기 뒤에서 그를 두드렸다. "졸려요?"
원스는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구조가 좀 복잡한 샤워실을 보았다. 물을 한참을 틀어 열기가 이미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아니야, 씻을 테니까 나가도 돼."
샤차오는 그에게 선반 위에 놓인 것들을 알려주곤 휴대폰을 쥐고 바깥으로 향했다.
원스는 그 밝은 액정을 보고 그가 연이어 진동하는 것을 들으며 물었다. "왜 그래?"
"아." 샤차오는 빠르게 타자를 치며 말했다. "방을 두 개 내놨다고 했잖아요? 방금 누가 방을 보여달라고 해서 그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말하고 있어요."
"……."
원스의 시선이 김 가운데에서 의심을 드러냈다. "그게 있으면 연락할 수 있어?"
샤챠오는 고개를 들었고 표정은 그보다 더욱 의심스러웠다. "……어, 안, 안 되나요?"
"아니." 원스는 냉당함을 회복하며 입을 열었다. "내 기억 속에서 누군가와 연락할 때 그거 안 썼어."
샤차오 "그럼 뭘 썼어요?"
원스는 생각하다가 말했다. "삐삐."
샤차오 "……."
그는 이전에 션챠오에게 세대 차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맹세했었다. 그는 세대 차이를 뛰어 넘어 원 형이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문득 이 세대 차이는 좀 커서 그는 넘기에는 사타구니가 아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생각하다가 액정을 원스에게 보여주며 이 95년에 사망한 어르신이 직접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때 중개인이 마침 한 마디를 보냈다. : 시에 선생님이 내일 밤에 시간이 있으시다는데 괜찮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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