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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용번역/불견상선삼백년不见上神三百年 무료분

불견상선삼백년 - 13. 탐혼

"이건……." 오행설의 시선이 상자 안으로 향했고, 잠시 바라보다 소리를 내었다.
의오생은 멈칫하여 "오." 대답했다. "이건 몽령입니다."
몽령은 인간 세상에서 보기 드문 것이 아니었다.
일찍이 서남 일대에 무척 번화한 장터가 있었는데 매년 3월 초사흩날에 등을 밝혀 장터를 열었고 등불은 십이 리를 이어져 군산을 비추었다. 언뜻 보기엔 마치 하늘의 불이 인간 세상에 떨어진 듯하여 한 번 불이 붙으면 사흘 밤낮을 이어졌다.
그 군산은 낙화대落花台라고 불렸고 그 장터는 낙화산시落花山市라고 했다. 안에는 각종 기괴한 물건들이 있었는데 가장 처음에 몽령도 거기에서 왔고, 그 후에는 몽도, 랑주를 한 차례 휩쓸었다.
이 물건은 사실 정교하고 귀여워 길한 것이었다—— 말하기로는 몸에 지니고 있으면 평안을 지킬 수 있고 사마가 침범하지 않는다 한다. 침방의 창가에 걸어두면 편히 잠에 들고 좋은 꿈을 꾼다고도 했다.
그 이후에 낙화산시도 없어지고, 낙화대는 마굴 조야성의 입구가 되었다. 몽령도 몇 사람이 쓴 적이 있는데, 이미 소문이 퍼져 그것의 용도가 사람을 편안히 잠들게 하는 것에서 꿈을 꾸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화 가의 것은 달랐다. 이것은 산시에서 온 범물이 아닌 선보였다.
그것은 분명 사람을 순식간에 꿈에 빠져들게 할 수 있었다.
일단 꿈에 빠져들면, 과거의 일들은 모두 잿가루가 되어 가벼이 깨어날 수 없다고 한다. 몽령으로 풀지 않는 한은.
예전에 화조정이 써 보려 했으나 그의 선법을 다 쓴다 해도 몽령은 꼼짝도 하지 않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 선보가 사마의 손에 들어갈까 염려스러워 잘 숨겨두었다.
그러나 지금은 화조정 자신이 사마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 선보는…….
의오생은 잠시 망설이다 몽령을 쥐고 흔들어 보았다.
딸랑——
몽령이 두 번 울렸다.
의오생 "……."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당시 화조정이 온 힘을 다해도 움직일 수 없던 것인데 그가 아무렇게나 흔든다고 소리가 났다. 이 몽령이 그의 얼굴이 선량한 것을 보아 체면을 세워 준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한 가지 설명만이 남는다—— 상자 안의 몽령은 가짜라는 것이었다.
의오생의 종이를 쥔 손이 떨렸다. "이 몽령…… 이 몽령은 바꿔치기 한 겁니다!"
누가 그런 것일까?
또 언제 한 것일까?
의오생은 회상하려 했으나 그는 이전 이십 여 년을 혼미하게 보내와 죽은 것과 별 차이가 없었고, 갈피를 잡을 수 없어 거의 횡설수설 할 지경이었다.
"설마……." 의오생이 세게 손을 쥐었다. "오행설인가?!"
그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자 성 공자가 무척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의오생 "……."
의오생 "?"
그는 25년 전의 단편적인 기억들을 떠올리려 했으나 전부 생각이 나지 않아 더듬거렸다. "사실 이 몽령은 한 번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바로 오행설이 도화주에 왔을 때였고 이후에 다시 되찾았습니다. 설마…… 그때 오행설이 바꿔치기 한 것일까요?"
의오생은 점점 말할수록 성 공자의 눈빛 아래 목소리가 작아졌다.
성 공자는 그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웃었다. "왜 소리가 안 날까, 종이가 망가졌나?"
의오생 "……."
그는 사실 이 성 공자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이전에는 사마가 몸을 가로채어 의식이 혼미했고 자신이 누군가를 찾아 죽음을 구하여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만 기억했고, 혼란한 가운데 붙잡은 것이 바로 이 공자였다.
그는 당시 희미하게 이 공자의 몸의 무형의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으나, 지금은 또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흡사 이 밤의 안개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분명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것이다. 천숙 소면과 함께 할 수 있으니, 어쩌면 옛 상선일지도 모른다.
의오생은 이것저것 궁리하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손 안의 보물상자를 보았다.
"아니, 역시 아니야. 오행설은 매사가 괴팍하니 그의 성격으로 선보를 가져가면 가져간 거고, 돌려주고 싶지 않으면 안 주고 말 일이야. 가짜를 가져와 이목을 가리지는 않겠지."
오행설은 중얼거리다가 점차 깨달음을 얻어갔다.
"그러니 이 몽령은 되찾았을 때는 진짜였다가, 이 몇 년 사이에 가짜로 바꿔치기 된 거겠군요."
그리고 이 몇 년 간, 화조정은 곁에 사람을 두지 않았고 언제고 몽령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그 혼자 뿐이었다.
혹은…… 그의 몸 속의 사마.
다시 말하자면, 몽령을 원하는 것은 그들을 사마로 만든 그 원천이었다.
의오생은 손을 들어 뒷목을 만졌다.
그곳에는 아직 흉터가 있었고 흉터 아래 괴뢰인과 비슷한 흔적 역시 아직 있었다. 그의 상황은 당시 대비곡에서 당한 사람들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 일은 본래가 무척 기이했다—— 그는 당시에 애당초 대비곡에 간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의오서와 화조정도 간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당한 것일까?
"감히 상선께 여쭙겠습니다." 의오생은 돌연 소복훤을 향해 예를 취하고 종이를 쥐며 물었다. "저의 이 남은 잔혼이 앞으로 며칠이나 버티겠습니까?"
소복훤 "말하기 어렵소, 4, 5일. 아무리 길어도 열흘."
"좋습니다, 좋습니다." 의오생은 반복했다.
소복훤 "어째서 그러지?"
의오생은 침착하게 말했다. "전 대비곡에 한 번 다녀오고 싶습니다."
"전 화 가가 왜 지금에 이르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이렇게 머리가 흐려진 채로 황천에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의오생은 말했다. "도화주를 지키며 저는 여러 걱정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쨌든 잔혼만 약간 남았을 뿐이니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원천인 대비곡에 가서 알아보는 편이 낫지요."
"첫째, 전 화 가에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 지하에서 옛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들이 억울하게 죽은 귀신이 되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둘째, 저 역시 몽령의 종적을 찾고 싶습니다."
"몽령"의 종적을 언급할 때, 소복훤과 성 공자가 모두 눈을 들었다.
잠시 후, 성 공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아." 했다.
 
***
 
도화주는 공포에 떨며 밤을 보냈고 제자들은 한 차례 위로를 받고 나서야 냉정을 되찾았다. 의오생은 못 박힌 화조정을 화가 봉마당封魔堂으로 보내고 다른 삼 당 장로를 불러와 대강의 전말을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을 맡기고 다음날 주마당에서 마차를 한 대 요청하곤 약병 두 개를 챙기고 자신의 검을 챙겼다.
떠나기 전, 그는 소복훤과 성 공자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한 시진 가까이 감사 인사를 했다.
 
***
 
한참 뒤, 대비곡으로 가는 마차 위.
의오생은 약병과 검을 껴안고 방금 작별인사를 한 두 사람과 마주 앉아 있었다.
의오생 "……."
방금 한 시진의 작별은 헛 한 셈이었다.
이 마차는 화 가가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크고 넓었다. 말 역시 단약을 먹여 기른 영기로 채찍질을 하지 않아도 산과 길을 달리며 흔들리지 않았다. 본래는 편안할 터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성 공자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소 씨 성의 면 자를 쓰시는 분은 천성적으로 앉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검을 끌어안고 그의 옆, 마차 문에 기대에 서 있었다.
어쨌든 그는 가운데 끼여 숨이 막힐 것 같았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물론, 의오생은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 마차 안의 분위기가 조금 미묘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는데, 그라는 일말의 잔혼은 두 태산의 중압감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왜 이 두 사람이 그를 따라 대비곡으로 가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화 가를 아끼는 것은 아니겠지?
만약 할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몽령 때문일 수밖에 없었다…….
의오생은 탁자 옆을 힐끗 쳐다보았다.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 그는 가짜 몽령 역시 가지고 왔고 상자는 한쪽에 두었다. 상자 안의 것은 마지막 남은 선기조차도 흩어져 평범하기 그지 없어 보였다.
진짜 몽령이 흔들리면 어떤 소리일지, 꿈을 꾸는 사람은 어떤 느낌일지 알 수 없었다.
의오생은 다른 생각을 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마차 안의 기이한 정적을 깨트렸다. "음……."
고개를 든 성 공자가 그를 보았고, 검을 안고 마차 밖을 보고 있던 소복훤 역시 고개를 돌렸다.
의오생은 생각을 하다가 마침내 화제 하나를 떠올렸다. "맞다, 이전에 상선께서 제게 물어보셨었죠, 지금도 혼몽지술을 행할 수 있느냐고요?"
이 말이 나오자 성 공자는 마침내 더는 나른한 모습을 하지 않고 살짝 몸을 일으켰다. 그는 여전히 머리를 받치고 있었고 그 칠흑 같은 눈동자는 잠시 소복훤을 향했다.
"제가 태만하고 소홀하여 문파 안의 잡무를 처리하기 바빠 이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의오생은 미안한 얼굴로 종이를 쥐며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그가 어렵사리 화제를 하나 찾아 마차 안의 분위기를 조금 활기차게 만들었으니, 자연히 놓칠 수 없었다. 또한 그 순간 다른 두 명의 미묘한 변화도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했다.
만약 깨달았다면, 그는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입을 다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말을 잇기까지 했다. "문파 제자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성 공자께서 이번에 도화주에 오신 것이 바로 이 일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생혼이 실수로 다른 사람의 육체에 들어가셨다고요?"
성 공자의 표정은 얼굴이 아픈 것처럼 보였으나, 순식간에 정상으로 돌아왔고 자신이 잘못 보았다고 여길 정도로 빨랐다.
그는 "응." 하고 대답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합니다."
"오." 의오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분명 큰일이군요. 생혼이 잘못 된 육체를 차지하고 있으니,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빨리 혼을 돌려보내야지요. 이런 일은 드문 일이나 제가 분명 접촉했던 일이 있어 약간의 도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렇습니까?" 성 공자가 말했다. "그러면 제가 뭘 해야 할까요?"
의오생은 탁자를 가리켰다. "공자께서 손목을 탁자 위에 놓으시면 됩니다."
성 공자는 "오." 하고 대답했고,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았다.
의오생은 "무례를 저지르겠습니다."고 한 뒤 손가락을 상대의 손목에 대었다.
시야 끝에서 소복훤의 검이 움직였고, 눈빛은 그의 손가락 끝에 떨어지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의오생은 살펴보며 물었다. "공자는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성 공자 "작도."
"작도……. 작도……." 의오생이 중얼거렸다. "들어본 적이 없군요. 이 세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좋은 곳입니까?" 의원의 본능인지, 의오생은 상대가 긴장할까 염려되는 듯 또 한 마디 물었다.
성 공자는 웃었다. 그는 시선을 내리고 있어 다른 사람들은 그의 눈빛을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말은 되려 느긋했다. "괜찮은 편입니다, 내 부에는 사람이 많고 왕래가 잦았지요. 작도 역시 무척 시끌벅적하며 물건은 모두 장터에 있고 봄에는 연회가 있고 겨울에는 사냥이 있지요."
그는 말하고, 의오생은 검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천천히 눈썹을 찌푸렸다.
의오생은 무의식적으로 소복훤을 보았고, 소복훤의 눈빛이 줄곧 성 공자에게 향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은 검고 다물린 입술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좋은 곳이군요." 의오생은 잠시 침묵하다가 또 성 공자에게 한 마디 물었다. "그렇다면 공자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번에, 그는 기다렸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마차 안에는 순간 정적이 내려앉았다.
산길은 길었고 덜걱거리는 말 발굽은 멈추지 않으니 이 고요함은 더욱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의오생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들어 성 공자의 칠흑 같은 눈동자와 마주했다.
그는 화 가의 사당 장로로, 만났던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는 이미 오래도록 누군가의 눈빛으로 가슴이 서늘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느낌은 빠르게 다가왔고 더욱 빠르게 떠나갔다.
그 성 공자가 이미 시선을 거두었기 때문인데, 보기에는 온화하고 무해했다. 그는 그의 이름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의오생이 손가락을 한 번 움직였다.
사실 성 공자가 이름을 대든 대지 않든 이미 중요치 않았다. 성 공자가 천천히 작도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는 이미 결과를 알아내었다. 이 공자에게는 애당초 생혼이 몸을 떠난 흔적이 없었다. 그의 체내의 영은 그의 육체와 완벽히 걸맞아 조금도 움직인 흔적이 없었다.
그는 바로 본인이었다.
"공자……." 의오생은 생각하다가 의원의 마음을 따라 자초지종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것이 성 공자를 순간 민망하게는 만들겠으나, 꿈 속의 것들을 진실로 여기는 것보다는 나았다.
"사실——" 의오생이 분명하게 말하려던 때.
허리 옆을 무언가 가볍게 두드린 것 같았다.
검술을 익힌 사람은 검이라는 물건에 가장 민감하다. 보지 않아도 그것이 소복훤의 검집 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순간, 그는 소복훤의 목소리가 검 끝을 타고 나지막하게 전해져 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진정으로 입을 연 것이 아닌, 그 한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소복훤의 낮은 목소리를 들었다. "삼키고, 바꾸시오."
의오생 "……."
의오생 "???"
그는 머릿속이 안개로 가득 찼고, 왜 사실대로 말할 수 없는지 알 수가 없었다. 천숙상선의 뜻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소복훤이 이렇게 말했으니, 그 역시 나서서 불쾌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그 역시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꿈을 꾸는 사람의 가족으로 꿈을 깨트리면 슬퍼할까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어쨌든 묘사하는 것을 들으면 작도는 분명 편안한 곳으로 적어도 지금의 세상보다는 훨씬 나았다.
의오생은 꿀꺽 말을 삼켰다. "사실 공자의 상황은 괜찮은 편입니다, 며칠의 시간을 주면 제가 공자를 돌려보내겠습니다."
어차피 그는 며칠 못 산다.
말을 마치고 다시 눈을 드니, 성 공자가 쳐다보는 것이 보였는데 마치 이 대답이 조금 의외라는 듯싶었다. 그는 소복훤을 힐끗 쳐다보더니 다음 순간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그렇다면 선생님이 신경을 써주십시오."
의오생은 "음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그는 다시 손을 떼고 마차의 벽에 기대어 그의 약병을 껴안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마구잡이로 머리를 굴렸다.
성 공자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소복훤."
소복훤은 눈꺼풀을 들었다.
두 사람은 어째서인지 잠시 조용해졌고, 성 공자는 얼굴을 더듬으며 중얼거렸다. "춘번성을 떠난지 얼마나 됐지? 이 이용술 없앨 수 있을까? 얼굴이 조금 불편하네."
의오생은 이것이 이용술이라는 점은 진작 알아차렸다. 어쨌든 천숙상선 소복훤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교양에 따라 여러 말을 묻지 않았다.
그는 소복훤의 두 손가락이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고, 이용술은 풀렸다.
뒤이어, 그의 맞은편의 성 공자가 조금씩 원래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온 세상이 다 아는 얼굴이었다. 너무나 뛰어난 탓에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오행설이었다.
"…… ."
의오생은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자신의 마지막 잔혼마저도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름을 물었을 때 오행설이 입을 열지 않고 조용히 그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을 떠올렸다. 그것은 분명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다시 자신이 하려고 했던 말을 떠올렸고 순식간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하마터면 오행설의 손목을 누르며 상대에게 "그쪽이 원 주인이며 생혼이 몸에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할 뻔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두려운 일이었다.
의오생은 눈을 감고 움직이지도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그곳에 얼어 있었다.
한참 후, 그는 마음 속이 다시 한 번 날뛰었다.
이상한데…… .
오행설, 온 세상이 다 아는 마두가, 왜 천숙상선 소복훤과 함께 동행하는가???
그리고 당당한 상선인 소복훤이, 오행설이 본인이라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그를 막아 말을 하지 못하게 하며 맞추어 연기를 해주고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