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58) 썸네일형 리스트형 해중작 - 7. 진흙구 10. 오브라이언은 신바람이 나서 다 쓴 차용증을 들고 돌아왔고 문을 넘어서자마자 방 안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방 안의 형제 둘은 처음부터 "형제간의 정"은 신경 쓰지 않았고, 지금은 막 싸움질을 한 것 같았다—— 적어도 오브라이언은 자신이 떠날 때 방정란이 이렇게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지 않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해련은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차갑게 말했다. "차용증 찢어, 내가 돈 줄 테니까." "내 동생이 또 성질을 부리는군요, 한 집안에서 무슨 내 것 네 것을 가리는지." 문가 저편에 서 있던 방정란은 어쩔 수 없다는듯 말했다. "분명 다 성인인데도 어쩌면 저렇게 제멋대로인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며 그는 심지어 사랑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해련은 그의 행동에 역겨워 숨을.. 해중작 - 6. 삼류작가 9. 날은 이미 오후에 가까웠고 거리는 무척 고요했다—— 이 긴 골목은 해질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어난다. 비루먹은 개가 하품하는 것과 길고양이들의 발정난 울음소리 말고는 한 여인의 욕을 하는 소리만이 골목을 맴돌았다. "……며칠을 더 기다려? 너 스스로 벌써 며칠을 끌었는지 셈을 해봐. 어제 찾아갔을 때는 감히 집에 없는 척하고! 사내가 하루 종일 거리에 나와 일을 하진 못할 망정 집에서 폐지나 써대고 말이야……. 팔릴 때까지 기다려? 언제 반 장이라도 판 적 있어? 네 아래층의 쓸모 없는 놈들도 너보다 많이 벌어! 오브라이언, 네 상자는 여기 저당 잡아 둘 거야, 오늘 만약 돈을 내지 못하면 내가 전부 태워버릴 줄 알아!" 말이 떨어지자 한 젊은 남자가 비틀거리며 녹색으로 칠한 대문에서 밀려 나왔다.. 일념지사一念之私 - 6. 내가 뭘 발견했는지 보게 야식을 준비하며 지천펑은 나와 많은 교류를 하지 않았고 음식을 옮기는 것 말고는 대부분 조용히 그의 위치에 앉아 있었다. 옆 좌석이 다 먹자 그는 스스로 일어나 젓가락과 그릇을 정리하고 깨끗이 치운 뒤 다시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저 자식이 정말 네 이모네 모델 아니야?" 내가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을 본 것인지 정지에위안은 지천펑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의 귀에 인공 와우 있는 거 못 봤어?" 전담을 한 모금 빨고 다시 천천히 뱉으며 나는 입가를 끌어올렸다.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모델을 해? 포토그래퍼에게 수화 하라고 해?" 돼지갈비를 신나게 갉아먹은 정지에위안이 웃으며 말했다. "요즘 포토샵 기술이 죽이지 않아? 그의 보청기를 포토샵하면 되지. 내가 저번에 본 인플루언서도 사진하고 본인하.. 일념지사一念之私 - 5. 이기적인 것은 본능이고 탐욕은 천성이다 정지에위안의 아버지와 상정바이는 사업 상의 협력 파트너로 이 관계 탓에 나와 정지에위안은 어린 시절 자주 얼굴을 봤고, 자연스레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나보다 더 놀기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도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양아치 친구들과 미친 듯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상정바이를 보면 늘 지음을 만나는 과한 열정이 있어서 두 집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좋아했고, 상정바이는 이야기를 하다 짜증이 일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그의 아들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강조해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 【놀러 나올래? 오늘 내가 전세냈어.】 휴대폰에 정지에위안의 메시지가 왔다. 프로필을 새로 바꾸었던 탓에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사진 속에서 빨간 머리의 정지에위안은 노란색 스포츠카의 본넷 위에 반쯤 기대 앉아 .. 일념지사一念之私 - 4. 마음에 안 들어, 다음에는 사지 마 남자 테크니션은 졸고 있다가 내가 유리문을 여는 소리에 놀라 깨더니 눈을 비비고 고개를 들었다. "지 선생님 찾아왔는데요." 두 손을 얇은 모직코트에 꽂았다. 방금 조금 다급하게 뛰어온 탓에 나는 말을 할 때 저도 모르게 숨이 가빴다. 내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어조가 상대를 오해하게 했는지 남자 테크니션은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 선생님 친구분이세요? 방금 위층에 회진 가셨어요." 수의사가 회진을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큰 걸음으로 위층으로 걸어 올라갔다. 2층은 불빛이 충분했고 거대한 공간은 세 개의 작은 방으로 나뉘어 있었다. 방마다 벽 쪽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철제 우리가 놓여 있었는데 동물이 있는 것도 있고 비어 있는 것도 있었다. 계단 맞은편의 병실에서 개 짖는 소리가.. 일념지사一念之私 - 3. 당신이 누구 줄에 끼어들었는지 알아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더욱 자세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사립 탐정의 우수성은 내 상상을 아득히 초월했다. 지천펑에 대해 내가 모르는 비밀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성적 지향을 알고, 그의 전 애인의 이름도 알고 그들이 왜 헤어졌는지도 안다. 지천펑과 상대는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었는데 어렸을 적에는 같은 동네에 살았고 중학교까지 같은 학교였다. 고등학교는 갈렸지만 거리에서 아름다움이 태어난 것인지 두 사람은 되려 이른 연애의 불꽃을 튀기며 부모를 등지고 몰래 함께 했다. 하지만 첫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소년 시절에는 미래와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으며 마음에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이 장애가 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부는 근심이 가득하다고 하는데 하물며 동성 연인은.. 일념지사一念之私 - 2. 분명 변태인데 "뭘 보고 있어?" 모니카는 등 뒤에서 고개를 내밀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내 휴대폰 화면을 응시했다. 나는 내색 없이 메일을 끄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후 뒤를 돌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 이러는 거 예의 없어." 모니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 봤어, 잘생긴 남자던데. 성적 취향이 바뀌었어?" 모니카는 올해 스물 네 살로 178cm의 큰 키를 자랑하여 7cm 힐을 신으면 나와 거의 비슷했다. 그녀는 내 작은 이모의 회사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여성 모델 중 하나로 이탈리아와 덴마크 혼혈이었다. 보기 드문 붉은 머리카락과 얼굴에 드문드문 자리한 주근깨는 그녀를 운동 브랜드의 환영을 받게 했고 시즌이 되면 계약이 잡혔다.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자랐지만 그녀는 중국어가 능통하여 예전에 자신에게 중국.. 일념지사一念之私 - 1. 봉황은 닭장에 떨어져도 여전히 봉황이었다 나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내게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살쾡이로 태자를 바꿔치기 하는 사건狸猫换太子에서 내가 바로 그 살쾡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굴곡 없는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기복 없는 음표가 세상에 전해 내려가는 유명곡이 되지 못하듯, 만약 하늘이 이것으로 내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나를 너무 우습게 본 것이다. "이게…… 이 몇 달간의 돈이야." 옌샨화严善华는 조심스레 접힌 흔적이 분명한 크라프트 봉투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뒤로 물러났다. 까무잡잡하고 거친 손바닥이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고 바지의 솔기를 만지작거렸으며 손에 무언가 없으면 어떻게 서 있어야 할지도 알 수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숙취, 허기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마주해야 하는 ..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