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판관判官 (123) 썸네일형 리스트형 망천로 - 19. 영정사진(遗照) "당신들 둘이 합칠 수 있겠네, 그가 들어올 때 한 사람 치를 못했던 거 아닌가." 어느 걸걸한 목소리가 끼어 들었다. 원스가 바라보니, 그는 장비링의 바보 아들이었고 션챠오의 조문객 명부에 그의 이름이 있었다. : 저우쉬周煦. 이름은 좋은 이름이었으나, 사람은 좀 매를 벌었다. "너한테 물어봤니, 왜 끼어 들어?" 장비링은 그를 밀치고 황급히 원스를 향해 원만히 수습하려 했다. "마네킹에 붙으면 이런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일이지. 이상하지 않아." 저우쉬는 코웃음을 쳤다. "누가 그래? 우리 이모는 안 그래." 장비링이 그를 노려보았다. "네 이모, 이모 하면서 넌 매일 네 작은 이모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장란张岚이 몇 살부터 농에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그게 같니?" 원스는 다른 집에 관심을 기울이지.. 망천로 - 18. 인연(有缘) 이것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원스는 속으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으로는 냉정하게 설명했다. "고의는 아니었어." "이——" 시에원은 화가 나 웃음이 나오려다 말문이 막힌 듯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양심이 찔리지 않아?" "……." 반신 마네킹의 이목구비 없는 얼굴은 그렇게 빤히 그를 향하고 있었다. 누구는 달걀형 얼굴이 없나. 원스는 고집스레 그와 조용히 대치했다. 분명 무척 이상한 장면이었는데, 이것이 시에 사장의 어느 부분을 건드린 것인지 그는 목 안쪽에서 희미하게 웃고는 고개를 돌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단정치 못한 녀석." 원스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시에원은 다시 고개를 돌리더니 잠금이 걸린 유리 문을 가리키며 느리게 말했다. "그래, 난 성격이 좋으니 네가 실수한 걸로 여길게. 그러면.. 망천로 - 17. 폭망(翻车) 원스는 고개를 돌렸고 시에원이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다른 손은 주머니에 넣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우산을 낮게 들고 비스듬히 내리는 비를 막고 있어 마른 아래턱만이 보였다. "너 방금 날 쳤어?" 원스가 물었다. "나?" 시에원은 발을 멈추지 않고 잠시 얼떨떨해 했다. "아니, 어떤 사람이 널 쳤어?" "사람일지 아닐지 누가 알겠어." 원스가 비웃었다. 이 말은 샤챠오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원스의 팔을 붙잡은 채 모기 소리처럼 말했다. "무슨 뜻이에요? 뭔가가 우리를 뒤쫓고 있어요?" 원스 "아니." 그는 마침 긴 거리와 망천로의 교차로로 접어 들었다. 이곳에는 유일하게 가로등이 있었고 전구는 먼지가 쌓여 있어 불빛마저 뿌옜다. 샤챠오는 아직도 떨면서 원스의 팔에 붙어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망천로 - 16. 밤길(夜路) 이 입놀림은 충분히 어색했다. 원스는 당연히 남에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생각은 없었고, 그저 시에원이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텅 빈 강정이어서 그의 입놀림을 알아 듣지 못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속 빈 강정이 말했다. "방금 음식도 건드리지 않았으면서 이걸 먹어?" 원스 "……." 넌 왜 그렇게 똑똑하지……. 그는 능구렁이 같은 성격도 아니었기에 한 순간 말을 돌리지 못하고 그저 얼굴을 굳힌 채 시에원과 대치하며 눈빛으로 적군을 물리치려 했다. 하지만 적군은 물러나지 않고 도리어 진격했다. "언제 이렇게 변했어?" 원스는 투항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시에원이 그 이상이라고 느꼈다. "좀 됐어." 그가 말했다. 사실 아주 오래 전, 그는 정상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정상 상태는 오래 유지되었고.. 망천로 - 15. 식사하다(进食) 서병원은 사실 2층이었으나 구조는 무척 이상했다. 보통 이런 2층 짜리 점포는 1층이 가게고 2층은 사람이 살거나 창고였다. 어떤 까탈스러운 이들은 특별히 고상한 응접실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서병원은 달랐다. 이곳의 2층은…… 주로 밥을 먹기 위한 곳이다. 왜 주로인가? 왜냐하면 그곳은 소형 식물원처럼 생겼기 때문이었다—— 북서쪽 구석에는 벽에 붙어 자란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품종은 알 수 없었고 살아 있는지 죽은 건지도 구분하기 어려웠으며 민둥민둥하여 높이는 막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나뭇가지는 벽과 벽이 겹치는 부분에 구불구불하게 얽혀 있었다. 나뭇가지 위에는 그럴 듯한 새집이 걸려 있었다. 나무 아래에는 인공적인 장면이 펼쳐져 있었는데, 거북이 두 마리가 얕은 못 속을 헤엄치고 있고 그 외.. 망천로 - 14. 머무르다(留客) 샤챠오는 그의 원 형이 거침이 없는 사람임을 알아차렸다. 좀 너무 거침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는 방금 전에는 "길을 아느냐"고 하고선 다음 순간에 문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잠깐잠깐잠깐잠깐!" 샤챠오는 급하게 침실로 달려가더니 얼른 후드티를 갈아 입고 큰 옷을 들고 와 원스에게 주었다. "오늘은 기온이 떨어졌어요. 제가 방금 정원에서 꽃에 물을 줬는데 추웠어요. 이거 입으세요." 원스는 힐끗 보더니 말했다. "필요 없어." 그는 피부가 희었고 옅은 회색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일이 있든 없든 오른쪽 소매를 어깨까지 말아 올리는 것을 좋아하여 드러난 팔의 선이 무척 보기 좋았다. 보기 좋기야 좋았지만……. "정말 안 추워요?" 샤챠오는 진지하게 물었다. "안 추워, 더워." 원스는 손 안의 다 마신.. 나무 동자 - 13. 연락이 끊기다(失联) 시에원이 손 안의 꽃을 그러모으자 꽃잎은 그에 닿는 순간 오므라들며 시들기 시작했고 눈 깜짝 할 사이에 갈색의 죽은 물건이 되었다. 그가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자 꽃잎이 흩어졌다. 그는 시선을 내리 깔고 손 안의 죽은 것을 보고 있었으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시 잠시 시간이 흐르고 그는 눈을 들었고 원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시에원은 손등을 몸 뒤로 내리고 몇 걸음 정도의 거리와 꽃나무를 사이에 두고 그에게 물었다.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했기에 네가 이렇게 날 바라보는 걸까?" "……." 원스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그저 단순하게 고개를 돌려 보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이렇게 물으니 그는 얼굴을 굳힌 채 말할 수밖에 없었다. "묻고 싶은 게 있어.. 나무 동자 - 12. 농을 풀다(解笼) 그래, 이것은 션챠오의 농이구나. 원스는 생각했다. 샤챠오가 이 집이 익숙하며 어렸을 때 살았던 것과 비슷하다고 했던 이유가 있었다. 또 샤챠오가 이곳에서 발생한 일들이 어렸을 때 꿈에서 보았던 것 같다고 생각했을 만했다. 이 노인이 션챠오였고, 그는 줄곧 알아보지 못했다. 어쩌면 그에게 이목구비가 없으며 윤곽이 모호했기 때문일 수도 있었고 그의 기억 속의 션챠오가 여러 해 전에 멈춰 있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그는 션챠오가 늙은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이렇게 다리를 끌고 허약한 목소리의 노인을 당시의 과피모를 쓴 수려한 소년과 연관 지을 수 없었다. 옷장 속에서 문득 움직임이 들렸다. 원스는 정신을 차리고 안에서 들려오는 낮은 부름 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는 약간 잠겨 있었는데, 누.. 이전 1 ··· 11 12 13 14 15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