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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동자 - 9. 필기(笔记) "그러면 아이가 또 미쳐 날뛸까요?" 샤챠오가 겁을 내며 물었다. "오늘 밤을 지나면 돼." 원스가 말했다. "아." 샤차오가 한숨을 쉬었다. 시에원이 덧붙여말했다. "내일이 되면 그를 다시 자극할 거야, 또 다른 방식의 미친 방법을 보겠지." 샤챠오 "……." 원스는 거울을 한 대 후려쳤다. 솜 주먹은 때려도 힘이 없어 시에원은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누군가는 좀 너무 흉악한 거 아니야?" 누군가는 죽은 체 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 창고방에는 창문이 없어 이곳에서 머물면 시간이 혼란스러웠다. 샤챠오는 놀라서 감히 눈도 감지 못하고 원스는 수납장에 기대어 말했다. "난 잘게." 짜증나는 시에원을 박살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는 어쩔 수 없이 안전한 위치를 찾아 주었고, 눈을 감기 전에 거울을 ..
나무 동자 - 8. 서랍(抽屉) 눈알이 반지르르한 인형 말고도 거울 안에는 시에원의 그림자도 있었다. 그 모습은 무척 흐릿했고, 이목구비는 물론이고 긴 머리인지 짧은 머리인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마치 키가 크고 창백한 사람이 어느 무척 가깝고도 아주 먼 곳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 한 순간 원스는 그 장면을 어디에선가 본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그런 사람을 본 것 같았다. 맨발로 어렴풋한 하늘 빛 아래 서 있으며, 발치 아래의 굽이치는 핏물을 내려다보며 눈처럼 희고 성긴 의포를 쥐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곧 떠올렸다. 그것은 오랜 세월 전 어느 필사본에서 본 것이었고, 혹은 어느 오래된 그림에서 본 장면일 수도 있었다. 시간이 너무 오래 되자 기억이 혼란스러워졌다. "똑똑똑." 거울에서 손가락이 부딪히는 가벼운 소리가 세 번 울..
나무 동자 - 7. 거울(镜子) 어느 "인형"이 지금 어떠한 영혼의 지진을 겪고 있는지 다른 사람은 당연히 알지 못했다—— 노인은 아직도 그 기이한 손자를 달래고 있었다. 그는 느릿느릿 선반 앞으로 걸어갔고 이목구비가 없는 얼굴이 가까워졌다. 가까운 거리에서 이런 걸 본다면 누구라도 모골이 송연해지겠지만 원스는 이미 익숙했다. 많은 농의 농주는 다 이렇게 사람도 귀신도 아닌 모습이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은 모습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것은 그의 응어리이고 그의 장애이니 이러한 것에 얽매이는 사람은 종종 자신이 대체 누구이며 원래는 어떠했는지를 잊게 된다. "할아버지가 봤어." 노인은 다시 창가로 돌아가 남자 아이의 머리를 두드렸다. 목소리는 노쇠하고 작았으며 말을 할 때는 무척 느렸다. "아무도 없단다, 겁내지마,..
나무 동자 - 6. 인형(人偶) 원스는 고개를 돌려 보았고, 차 안은 텅 비어 있어 죽은 듯 고요했다. 마치 장례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들 둘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착각이었던 것 같았다. 사방이 오래된 먼지 냄새로 가득했고 가죽 시트 의자는 방치된지 오래 되어 찢어지고 얼룩져 있었다. 원스는 좌석의 손잡이를 잡아 몸을 일으켰는데, 손에 녹이 묻어났다. "제가 방금 못 버티고 졸았는데, 눈을 뜨니까 이랬어요." 샤챠오의 흐느낌이 심해졌다. "원 형, 무서워요……." 원스는 그의 "멋진" 얼굴을 훑어보고 소리 없이 의자 등받이를 짚고 차 문 쪽으로 걸어갔다. "가지 마요! 원 형, 가지 마요, 기다려요, 기다려요!" 샤챠오는 홀로 떨어지는게 겁이 나는 것처럼 황급하게 쫓아왔다. 원스는 그를 기다릴 생각이 없어 그대로 계단을 ..
속세의 고인 - 5. 초상화(画像) 업장은 한 사람이 등에 진 죄업이다. 선천적인 것도 있고 후천적인 것도 있다. 하지만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시에원 같은 이런 것은 세상에 보기 드문 것이었다. 역시 부모를 해하고 남과 자신을 해하는 천살의 운명이었다……. 샤챠오는 원스가 눈을 감고 목젖이 가볍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의 양 미간 사이에는 어떠한 감정이 감돌고 있었는데, 금방 사라져버려 아마 그 자신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 멍하니 있고 나서야 샤챠오는 이해했다. 원스에게 짧게 스쳐 지나간 감정은 아마 일종의 옅은 슬픔일 것이다. 혹은…… 안타까움이었다. 그는 션챠오의 눈 속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이런 것들은 판관으로서 세상의 어떤 사람들을 볼 때 늘 얼마간 드러나게 되는 감정이었다. 원스의 입술이 다시 움직였다. 샤챠오..
속세의 고인 - 4. 시에원(谢问) "됐어요, 됐어요, 제가 그냥 그 시에 누구한테 전화 할게요." 샤챠오는 앞에서는 그를 생명의 은인이라고 불렀지만 뒤에서는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는 원스를 향해 종알거렸다. "새벽에 방을 본다니 무슨 꿈 같은 소리예요, 게다가 6시 45분에는 할아버지 유골함을 들고 산에 올라야 하는데, 이따가 그가 오면 저는 유골함을 두고 그에게 방을 보여주던가 아니면 그와 함께 무덤에 가서 말을 해야 해요. 그렇죠, 형——" "형?" 그는 반 쯤 말하다 그 조상님은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미간을 찌푸리며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원 형?" "원 형형형형형?" "……." "아버지!" 원스는 마침내 "아버지"라는 말에 정신을 차렸다. "뭐라고?" 샤챠오 "……." 요 망할 놈의 주둥아리. "그게..
속세의 고인 - 3. 영상(灵相) 원스는 스마트폰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사람 말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는 중개인의 목소리를 듣고 샤챠오를 향해 손을 흔들어 상대에게 가까이 오라는 표시를 했다. 샤차오는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귀를 기울였다. 그의 원 형은 잘생긴 얼굴에 차갑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하고서 그에게 핵심적인 문제를 물었다. "이건 옛날 전화 같은 거야? 그러면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상대가 들을 수 있어?" 샤차오 "……." 이 세대차이는 가랑이를 찢어야 넘어갈 수가 있다. 샤차오는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쥐고 9개 키를 보이며 말했다. "형, 전보라고 생각하세요." 원스는 이해했다. 그는 몸을 일으키고 액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면 그에게 보내, 언제든지 괜찮다고." 샤챠오 "……제 생각에 제가 안 괜찮을 것 같은데요." 원..
속세의 고인 - 2. 세대 차이(代沟) 임대??? 정말이지 멍청한 생각이었다. 잘도 생각해냈군. 원스는 분명 동의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일단 불쾌해지자 얼굴에 드러났는데 찬 바람이 쌩 불었다. 난쟁이는 얼어붙어 당황한 채 어색하게 말했다. "별로인가요?" "뭐가 좋은데?" 원스가 말했다. 난쟁이의 머리 위로 천천히 물음표가 떠올랐다. 원스는 그와 시선을 마주한 채 잠시 서 있었고 마침내 알아차렸다. 그 눈치 빠른 션챠오는 이미 없었다. 이전에는 그가 그저 속으로만 생각해도 상대는 그의 뜻을 알아차렸기에 여러 말을 할 필요가 없었으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는 마음 속에 생각한 것을 말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너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 네가 보통 세입자 두 명을 불러들이면 나중에 그들이 뭔가를 보고 소리를 지르면 온 동네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