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193)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10장 - 야원夜怨 2 "진 오라버니, 그게 무슨 뜻이세요?" 사심미의 미소가 굳어졌고 침상의 천이 그녀의 얼굴을 덮어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진 오라버니는 제가 귀괴 같으세요?" "그런 말이 아니야." 백리결명은 그 음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 생김새를 봤을 때 사내 같으냐, 여인 같으냐?" "……사내요?" 사심미는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저하며 말했다. "그래, 저렇게 크고 건장한데 여인일 턱이 없지. 그러나 방금 여자 얼굴을 하고 연지분까지 바른 걸 봤어." 백리결명은 역겹다는 표정을 드러내었다. "소름이 끼치더라." 사심미는 미소를 유지한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저와 닮았다는 건 무슨 뜻이예요?" 백리결명은 평생 남의 눈치를 살필 줄을 몰라, 사심미의 미소 속 위험한 뜻을 깨닫지 못한.. 제9장 - 야원夜怨 1 곤산은 고소에서 멀지 않았는데 오봉선을 타고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 나흘이면 도착하는 곳이었다. 마침 한여름으로 날이 좋았고, 수많은 집들이 강가를 마주하고 있으며 작은 배는 수로를 들어갔다 나왔다. 이웃의 소낭자는 난간에 쪼그리고 앉아 옷을 빨았고 손목이 물빛으로 물들어 서리보다도 더욱 깨끗했다. 백리결명은 뱃머리에 서 있었는데 오는 길 내내 세탁을 하던 여인들이 그를 향해 연방을 던지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 후에 사심미 역시 선실을 나와 백리결명의 발치에 앉고 나서야 연방 비는 그쳤다. 저녁 무렵 유 부에 도착하였고 고개를 들어 보니 기와는 푸르고 담장은 희었으며 기와 높은 곳에 유 씨 집안의 편액이 걸려 있어 기개 있고 위엄이 드높았다. 맞이하러 나온 관가가 유부춘에게 몇 마디 귓속말을 하자 유부춘은.. 제8장 - 음친阴亲 4 그들의 이런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마음 깊은 한 쌍 같았다. 유부춘은 슬펐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심미를 알아보지 못했으나 진추명은 알아보았고, 그는 심미를 구하지 못했으나 진추명은 구했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소녀는 소년의 품에 기대어 있었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에는 그녀를 구해준 사람 뿐이었다. 그는 코를 삼키고 서글프게 생각했다. 그는 진추명만큼 대단치도 못하고 진추명만큼 그녀를 사랑하지도 않는다고. "그래." 여귀가 백리결명에게 말했다. "아내를 데리고 마음에 드는 관에 눕도록 해." 다른 사람들 "……." 백리결명은 사심미의 목 위의 붉은 손자국을 응시했고 안색은 더욱 흐려졌다. "저 귀 여편네가 한 거야?" 사심미는 가련하게 말했다. "저를 꼬집으면서 죽이겠다고 했어요. 사촌 언니가.. 제7장 - 음친阴亲 3 유부춘과 원 씨 형제는 마른 우물을 탐색하고 난 뒤 길가에서 만났는데,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을 보고 바로 이 부로 돌아가지 않고 마을 입구에서 백리결명을 찾아왔다. 백리결명은 갈고리로 우물 바닥의 시체를 건져 올리고 있었는데 그는 운이 괜찮은 편이어서 사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안에는 전부 어린 아이의 시체였는데 흰 뼛조각과 둥근 두개골은 대부분이 파손되었고 뱀의 뼈가 많이 섞여 있었다. 사정蛇井은 말 그대로 뱀蛇을 사육하는 마른 우물이다. 다만 그들이 먹는 고기가 죽은 아이의 고기일 뿐이다. 유부춘 일행 세 명은 그를 도와 모든 해골을 건져 올려 바닥에 늘어놓았다. 온통 산산조각이 나 있어 두개골만 해도 열 개는 있었고 남은 가슴뼈나 갈비뼈는 물론이고, 영아의 뼈는 더욱 많아 맞출 수가 없었다. 원대는 .. 해중작 - 44. 연우총 59. 어젯밤 방정란이 떠난 뒤에야 해련은 그가 가져온 철 상자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물어보는 것을 잊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이틀 뒤 그는 그 물건을 볼 뿐 아니라 근거리에서 만져볼 수 있었다. 이틀이 지나갔고, "투모"라는 이름의 북모 전문가는 페크나 일행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위의 원래 자리마저 차지했다. 방정란은 남의 비위 맞추는 것에 정통하여 매일 페크나의 곁에 서서 그와 이미 소실된 《길광황운서》에 쓰여 있는 물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행히 상위는 며칠 간 마음 쓸 곳이 많아 파이프를 태우고 또 태웠고 해신호에 가서 어울리지 않았다. 선장이 무단결근 중이니, 해련에게 무어라 할 사람은 더욱 없어서 그는 홀로 섬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안타깝게도 일등항해사 그림자가 .. 제6장 - 음친阴亲 2 여귀는 신랑의 머리를 끌고 떠났고 사람들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기어나왔다. 원이는 몰래 문턱을 넘어 여귀의 흔들리는 뒷모습이 요문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벌렁거리던 가슴이 마침내 가라앉아 그는 문턱에 엎드려 한숨을 푹 쉬었다. "방금 누가 방귀 뀌었어?" 원대가 큰 소리로 욕을 했다. 유부춘은 얼굴을 굳히고 천천히 손을 들었다. 사람들은 말을 잃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유부춘은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고 원 씨 형제는 양 옆에서 그의 손을 붙잡고 자비롭게 앞으로는 조금 먹으라고 당부했다. "귀가 돌아오지 않은 틈을 타 방을 바꾸자." 백리결명은 사심미를 업고 옆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발소리를 죽이고 들어가 문을 살짝 닫았다. 주변의 소리가 그친 산 속 마을은 오직 처량한 남녀의 귀곡성만이 멀.. 제5장 - 음친阴亲 1 이 황량한 산 속 마을은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아서, 한참을 걸어도 청첩장에서 말하는 "이 부"를 찾을 수 없었다. 걷는 내내 고요하여 석판길에는 한 사람도 없어 황량한 산 마을에 그들의 발소리만이 들렸다. 점차 누군가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양쪽으로 위치한 집의 창호지에 사기가 가득한 얼굴이 비추며 무표정하게 그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집 안에 숨은 귀혼으로 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어 그들을 바라볼 때면 죽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원 씨 형제는 벌벌 떨며 한 사람이 한 쪽에 서서 백리결명의 팔을 꼭 붙들었다. 강선은 붙들 곳이 없자 백리결명의 옷자락을 쥘 수밖에 없었다. 유부춘은 거의 유청추에게 들러붙어 있었으나 유청추 자신조차도 놀라 숨이 막힐 지경이라 가슴 가득 숨을 참고서야 백리결명.. 해중작 - 43. 전문가 해련이 눈치 챈 이후에도 상대는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시선을 돌려 태연자약하게 페크나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손을 들어 극장의 남자 주인공도 쓰지 않을 법한 과장된 어조로 말했다. "선장님, 제가 가져온 이 물건은 무척, 아주 위험합니다. 전 이 물건이 사소한 실수로 이것이 본래 가졌어야 할 아름다움을 뽐내지 못하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선장님께서 이 사나운 말을 잘 다루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해련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그는 얼른 기침하여 참았다. 페크나의 얼굴에 약간의 불쾌함이 드러났다. "무슨 뜻입니까?" "말씀의 뜻은," 전문가는 몸을 숙여 손을 철 상자 위에 두었다. "선장님이 완전히 이것들을 파악하실 때까지 제가 여기 한동안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지요. 이렇게.. 이전 1 2 3 4 5 6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