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193)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4장 - 초혼招魂 3 다시 울음소리가 일더니 점차 멀어지며 끄는 소리와 함께 점차 작아졌다. 사람들은 한숨을 내쉬었고 잇달아 몸을 숨긴 곳에서 기어 나왔다. 유청추가 부적을 한 장 꺼내자 부적은 불 없이 자연발화하여 파란 불길이 일었다. 수행하는 사람들은 다 이것이 어떤 부적인지 알았다. 시괴부试鬼符라고 하여 원기를 마주하는 순간 불에 타올라 주변에 귀가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유청추는 좋지 않은 낯빛으로 말했다. "봐, 불꽃은 푸른 색이야. 이 여귀의 원기가 상당해." "상당하지 않을 수 있나?" 백리결명은 차갑게 웃었다. "마을 사람 전체가 다 이 여자에게 죽었는데."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진 소협,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봤을 때 그 백성들이 나오려 하지 않는 이유는 절반은 빛을 두려워하고 절반은 이.. 해중작 - 42. 아버지와 딸 57. 오늘은 겨울에는 보기 드문 맑은 날이었고 눈에 닿는 해수면의 물결이 반짝였으며 오가는 흰 돛은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흘렀다. 마치 자신이 있는 곳이 피를 탐하는 해적의 둥지가 아닌 조용하고 편안한 항만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두 사람은 해안을 따라 한참을 걸었고 해련은 상대가 줄곧 마음 복잡해 보이는 모습에 아예 스스로 입을 열었다. "왜 날 불렀어? 길을 걷기만 하자는 건 아닐 거 아니야?" 상위가 입을 열었다. "이틀 뒤에 섬에 배가 하나 올 거야. 물건을 배송하러 온 건데 그때 페크나와 물건을 검사하러 갈 거야. 난 널 데려갈 생각이다." "물건?" "사귀만에서 위세를 부리는 모이인을 몰아내려면 어쨌든 뭔가 있어야 하잖아?" 상위가 말했다. 해련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어젯밤 눈앞의 남자의 "사.. 제3장 - 초혼招魂 2 이 마을은 매우 가난해 보였는데 진흙길 위에 잡초가 길게 자랐고 울타리 벽은 대부분이 무너져 뒤쪽의 음산한 초가집과 기와집이 보였다. 그들은 몇 군데 집의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집집마다 사립문을 꼭 닫아걸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유부춘이 말했다. "진 소협, 저희도 진작 해봤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 사람들이 유난히 낯을 가리는 것 같았어요."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았어?" 백리결명이 물었다. "다 안에서 문을 걸었어요. 자연히 나갈 때 건 문이 아니었죠." "내 말은," 백리결명은 웃었다. "안에 사는 게 사람인 줄 어떻게 알았어? 한낮에 외출하지 않는 건 당연히 햇빛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지."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 그랬다. 어떻게 산 사.. 제2장 - 초혼招魂 1 귓가가 웅웅거렸고 얼굴은 간지러워 흡사 벌레가 얼굴 위를 기어다니는 듯했다. 태양빛이 얼굴을 내리쬐며 벌처럼 가볍게 떨렸다. 백리결명은 눈꺼풀을 떨다 눈을 떴다. 막 깨어나자 눈앞은 뿌옇게 흐려 눈이 아플 정도였다. 백리결명은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다른 손으로 얼굴 위의 파리를 쫓아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눈앞이 마침내 깨끗해졌고 그는 오목관의 뚜껑이 반 정도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바깥은 황폐한 풀밭이었는데 드문드문하게 뼈와 빽빽한 무덤가가 모여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그는 관에 앉아 있었고 머리는 멍했다. 기억은 까마귀의 깃털처럼 후드득 새장 속으로 돌아왔고 포진산의 불바다가 머릿속에서 번쩍였다. 그는 악귀이고 악귀는 죽일 수 없으니 제도되거나 봉인되어야 하는데 어째서 이곳에 있는 것인가.. 해중작 - 41. 최성화 55. 해련이 더 생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문가의 풍등 불빛은 점차 안쪽으로 가까워졌다. 그는 아예 이 일말의 여광을 빌려 주저 없이 동굴 깊은 곳의 사각지대로 들어갔다. 이곳은 이십 만 명이 있는 끝없는 바다 같은 구몽성이 아니었고, 그는 이 자그마한 섬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다. 하나, 둘, 셋……. 세 개의 무게가 다른 발걸음. 그래도 다행이었다, 설령 발견된다 하더라도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 해련은 동굴 입구를 등지고 가장 안전한 자세를 유지했고 손은 이미 비수 위를 누르고 있었다. 다행히 그 세 명은 계속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고 풍등을 통로의 철 고리 위에 걸었다. 동굴 전체가 순식간에 어둑한 따스한 빛을 띄었다. 해련은 다시 안으로 조금 옮겨가 빛이 자신을 비추지 않도록 했다. 먼저 .. 도액 제1장 - 서장 하늘이 피를 끼얹은 것처럼 새빨갛게 물들었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검푸른 숲이 타오르고 있으며 도처에 분수와 같은 금홍빛 용암이 백 척 가까이 솟아올랐다. 솟아오른 용암은 강물처럼 흐르며 산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절벽 아래에는 수많은 굴뚝이 튀어나온 것 같았고 뜨거운 회흑색 연무가 하늘로 향하며 핏빛 하늘을 핥았다. 공기 중에는 타는 냄새가 가득하여 코를 자극했다. 본래 선기가 자욱하던 포진산抱尘山은 지금 순간 마치 수라연옥과 같았다. 사심미는 방 안에 서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는 그의 사존의 귀역鬼域이 포진산 전체를 뒤덮은 것이다. 귀역 안에서 악귀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다. 그의 사존은 포진산의 구조를 바꾸었는데 대지는 갈라지고 뜨거운 용암이 지면을 뚫고 나왔다. 선문 제자 역시 돌진하고.. 해중작 - 40. 잠입 53. 해련이 이 작은 섬에서 4일을 머문 뒤, 마음 속의 그 위화감은 점차 강렬해졌다—— 여요호의 소란스러움과도, 독벌호의 야만과도 달리 페크나 직속인 이들의 훈련은 너무 철저했다. 설령 페크나가 분명 훈련에 기대어 윤해의 패권을 차지했다고 해도, 이렇듯 과도하게 잡힌 체계는 티수의 해군에서도 보기 드문 것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무인도에는 자유의 기운이 없었다. 다행히 아무리 엄격한 장소라고 해도 파고 들 틈은 있었다. 나흘 간 해련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는 여요호의 유능한 일꾼 역할을 하며 가능한 한 순찰조의 행동 규칙을 파악했고, 그 김에 페크나 세력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여요호의 백이십 여 명을 더하면, 섬에는 현재 대략 오백 여 명이 머물고 있는데 모두 페크나의 심복과 .. 해중작 - 39. 해적 장군 52. "여기 섬 이름이 뭐지?" "몰라." 해련의 주변 동료가 어깨를 들썩였다. 그 역시 처음으로 오는 것이었다. 해련은 무의식적으로 머리 위를 쳐다보았으나 지금은 낮이라 그는 자신의 대체적인 방위조차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막 남을 도와 술 상자를 하나 더 내리려 할 때, 갑판 반대편에서 상위가 그를 불렀다. "가자, 우리 대장한테 인사시켜 줄 테니." 청년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그는 옷을 정리하고 상위를 따라 여요호를 내렸다. 해련은 걸으며 이 이름 없는 작은 섬을 관찰했다. 얕은 여울가의 항구 통로도, 멀지 않은 곳의 초라한 오두막 수십 채에도 자주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오두막 앞에서 해적들은 너덧 씩 모여 카드를 치고 있었고 건조 생선과 옷자락을 끼운 대나무 장대와 작은 산처럼 쌓인.. 이전 1 2 3 4 5 6 7 ··· 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