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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해중작海中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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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중작 - 13. 보물과 열쇠 16. 그 시절 동주의 통일된 수도는 무너지지 않았고 방정란의 부친 방궐은 여전히 권세 높은 진해공이었으며 그의 외아들 방정란 역시 자연히 뭇별들에게 둘러싸인 하늘이 내린 인재였다. 방정란은 태어났을 적부터 황자의 글동무가 되기로 정해졌을 뿐 아니라 황실에서는 그에게 언제든 궁 문을 넘고 자유로이 말을 타고 다닐 수 있는 등 많은 권한을 주었다. 이치를 따지자면 그는 세력이 있는 황자와 같이 어울리며 교만방자한 귀족 도련님이 되었어야 하지만, 어린 세자의 가풍은 그에게 마음을 바르게 먹을 것을 강조하고 불공평한 것을 포용하기를 가르쳤기 때문에 입궁한 첫날부터 가장 괴롭힘을 받는 6황자 진유옥 쪽에 굳건히 서게 되었다. 아무도 그들 두 명과 놀지 않으면 그들은 스스로 놀았는데 나무를 올라가 과일을 따고, ..
해중작 - 12. 불꽃 아래 곧 있을 불꽃놀이를 위해 화원에는 등을 밝히지 않았고 방정란이 옷을 갈아 입고 어둠 속에 서 있자 키가 큰 정원사 같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등 뒤의 불빛이 사그라드는 높은 저택을 바라보았다. 흰 돌과 창문을 사이에 두고 여전히 희미하게 노랫소리와 술잔이 오가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이 안에 진유옥의 목소리가 있을까? 방정란은 생각했다. 동쪽에서 떠오른 밝은 달이 하늘 가운데의 구름에 가려졌을 때 파티홀의 음악소리는 천천히 멈추었다. 이와 동시에 화원의 안쪽에서 불꽃놀이를 책임지는 사람 역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방정란은 구석으로 몇 걸음 물러나 자신의 그림자를 관목 뒤로 완전히 숨겼다. 하인이 화원으로 통하는 대문을 열었고 목련 거리 17호는 마침내 자신의 휘황찬란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티수의 명맥을 쥐고..
해중작 - 11. 두 개의 정보 14. 수은의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방정란은 제대로 된 여관을 찾지 않고 금령화 부인의 방에서 계속 머물기로 했다. 여인은 이 사치스럽고 금욕적인 동주인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하여 해련에게 빙빙 돌려 물었으나 결과를 얻지 못하자 그녀가 줄곧 깔보고 있는 가난한 작가에게 물어보았다. 오브라이언은 간신히 대극장 노인들의 까다로운 눈을 통과했고 지금은 머리털이 쭉쭉 빠지도록 수정하는 중이라 간단히 말했다. "이상한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한두 번 보신 것도 아니잖아요?" 금령화 부인의 생각에도 그래서, 그녀는 이 일을 잊어버렸다— 어쨌든 그녀에게는 해야 할 큰 장사가 있었으니 어디 세입자 한 명의 속사정에 계속 관심을 가질 틈이 있겠는가. 그리고 넷째 날 아침, 수은은 방정란에게 그가 기다리던 정보를 주었다..
해중작 - 10. 두 명의 동주인 수은은 방정란을 안쪽 방으로 데려갔다. 방에는 창문이 없어서 빛이 어두웠고 공간 역시 한층 더 좁았다. 이러한 공간은 남에게 말 못할 비밀을 교환하기에 적합했다. "뭘 물어보고 싶어요?" 수은이 불을 켜고 그 김에 서랍을 열어 썬 담배를 담뱃대에 채워넣었다. "두 사람에 대해서 묻고 싶군요." "산 사람 아니면 죽은 사람?" "하나는 살았고 하나는 불확실합니다." 방정란이 대답했다. "그럼 먼저 산 사람에 대해 물어보세요." 수은은 등잔불을켜고 담뱃대에 불을 붙였다. "산 사람은 정찰제라 말하기도 편하죠."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방정란은 담담하게 말했다. "누구도 놀라게 하지 않고 남굉 인질 진유옥秦唯玉을 만날 방법을 압니까?" 흔들리던 담뱃대가 수은의 손가락 위에서 갑자기 멈추었고 푸른..
해중작 - 9. 정보장수 12. 결국 방정란은 해련과 같은 침대를 쓰지 않았다. 그가 양심에 기대어 해련을 계속 괴롭히지 않으려 한 것이 아니라 해련의 그 낡은 침대가 성인 남성 두 명의 중량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방정란은 생각하다가 아래층으로 가 해련의 집주인의 대문을 두드렸다. 금령화 부인은 이 일대에서 유명한 임대업자이자 포주로, 이 아름다운 중년 부인은 방정란이 준 은화에 숨을 삼켰다. 은화는 공기가 흔들리는 가운데 맑은 소리를 내었고 여인의 연지분 아래에 감추어진 늘어진 살에 찬란한 미소가 드러났다. "손님께서는 어떤 유형을 좋아하시죠?" "아니, 아가씨는 필요 없습니다. 깨끗한 방과 깨끗한 침대 하나면 됩니다." 금령화 부인의 시선이 순식간에 방정란의 가랑이 아래로 떨어졌다. 방정란은 편안한 눈빛으로 그녀가 보게 ..
해중작 - 8. 치안청 11. 해련의 목적지는 백조구였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백조구와 가까운 곳이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진흙구의 각종 복수 살해 현장에 도착하고 백조구에서 호박왕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는 젊은이를 적시에 붙잡기 위해 구몽성의 치안청은 이곳에 세워졌다. 경위警卫(경비원)는 이미 해련의 얼굴을 알고 있어 별 조사 없이 그를 들여보내 주었다. 해련은 로비의 인파를 익숙하게 가로질렀고 귓가에는 좀도둑의 맹세와 경위의 으름장이 들려왔다. 죄를 지은 여인은 보통 말을 잘 하지 않았고, 그녀들은 침묵하며 긴 의자에 기대어 앉아 때때로 손수건으로 눈가를 누르며 경위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련은 모든 것들을 못본 체 했다. 그는 시끄러운 로비를 떠나 좁고 길며 지붕이 높은 복도를 지나 그대로 끝으로 향하더니 손을 들..
해중작 - 7. 진흙구 10. 오브라이언은 신바람이 나서 다 쓴 차용증을 들고 돌아왔고 문을 넘어서자마자 방 안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방 안의 형제 둘은 처음부터 "형제간의 정"은 신경 쓰지 않았고, 지금은 막 싸움질을 한 것 같았다—— 적어도 오브라이언은 자신이 떠날 때 방정란이 이렇게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지 않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해련은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차갑게 말했다. "차용증 찢어, 내가 돈 줄 테니까." "내 동생이 또 성질을 부리는군요, 한 집안에서 무슨 내 것 네 것을 가리는지." 문가 저편에 서 있던 방정란은 어쩔 수 없다는듯 말했다. "분명 다 성인인데도 어쩌면 저렇게 제멋대로인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며 그는 심지어 사랑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해련은 그의 행동에 역겨워 숨을..
해중작 - 6. 삼류작가 9. 날은 이미 오후에 가까웠고 거리는 무척 고요했다—— 이 긴 골목은 해질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깨어난다. 비루먹은 개가 하품하는 것과 길고양이들의 발정난 울음소리 말고는 한 여인의 욕을 하는 소리만이 골목을 맴돌았다. "……며칠을 더 기다려? 너 스스로 벌써 며칠을 끌었는지 셈을 해봐. 어제 찾아갔을 때는 감히 집에 없는 척하고! 사내가 하루 종일 거리에 나와 일을 하진 못할 망정 집에서 폐지나 써대고 말이야……. 팔릴 때까지 기다려? 언제 반 장이라도 판 적 있어? 네 아래층의 쓸모 없는 놈들도 너보다 많이 벌어! 오브라이언, 네 상자는 여기 저당 잡아 둘 거야, 오늘 만약 돈을 내지 못하면 내가 전부 태워버릴 줄 알아!" 말이 떨어지자 한 젊은 남자가 비틀거리며 녹색으로 칠한 대문에서 밀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