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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해중작海中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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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중작 - 21. 다음날 아침 27. 다음날 아침, 해련은 오브라이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상대방은 해련의 까치집 같은 머리카락과 멍든 입가에 깜짝 놀랐다. "너…… 또 형이랑 싸웠어?" "……." 해련은 눈을 흘겼다. "그와는 상관 없어, 일하다 다친 거야." 비록 해련은 자신이 싸움꾼이라고는 했으나 오브라이언은 삼 년간 그가 지붕에서 칼을 갈고 스트레칭하며 햇빛을 쬐는 것만 보았지, 상처를 입고 돌아온 것을 보는 경우는 적었기 때문에 이웃의 직업에 별 실감이 없었다. 지금 해련의 전신이 상처투성이인 것을 보자 그제야 "그가 정말로 위험한 일을 하는구나"라는 감각이 들었다. 작가는 머리를 긁었다. "그러면…… 너 괜찮아? 병원 가봤어?" "찰과상이라 이틀 요양하면 나아. 무슨 일이야?" 해련이 물었다. 오브라이언은 ..
해중작 - 20. 힐월절 26. 해련은 방정란이 사다리 위로 끌어올린 이후에야 지붕 위에 사람 말고도 다른 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두 걸음도 되지 않는 공간에 술 한 병과 좋은 잔 두 개, 간식이 하나 있었다. 술잔은 척 봐도 금령화 부인에게서 빌려온 것이었는데, 간식과 술은 동주인이 어느 술집에서 사온 것 같았다. 해련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하는 거야?" "보다시피, 달 감상을 하고 있었지." 방정란은 웃으며 대답했다. "한 잔 할래?" 상대는 청하며 말했다. 평소였다면 해련은 아마 차갑게 코웃음을 치고 거절하며 방 안으로 들어갔을 테지만, 오늘 마주한 일들이 사람을 구역질나게 해서인지 평소 눈에 거슬리던 사람이 조금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해련은 손을 흔들고 거리낌 없이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 한 잔 하고...
해중작 - 19. 막을 내리다 24. "사람 죽었어——" 관중석 한쪽에서 비명이 터졌다. 해련의 칼은 아직 열마의 가슴에 닿아 있었는데, 이 낡은 쇳조각은 돌과 같은 근육을 그어 녹이 슨 칼날을 상대의 심장까지 들여보내지는 못했다. 해련의 칼보다도 한 걸음 빨랐던 것은, 독전갈 호박의 칼이었다. 여성 파트너의 흰 치마, 가면, 귓가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피로 가득했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벌려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남성 파트너가 어느 틈에 지목 당하고, 또 언제 목숨을 잃었는지 그녀만 몰랐던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던 경호원 역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이 알아차렸을 때는 죽은 자의 커다란 몸은 이미 파트너의 드러난 어깨를 따라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놀라움은 열병처럼 빠르게 죽은 사람의 방..
해중작 - 18. 미친 말 23. 열마는 이미 해련의 앞에 이르렀다. 사내는 주변이 시끄러운 가운데 고개를 숙여 해련의 손의 그 녹슨 철조각을 바라보았고, 상처투성이인 얼굴에 갑자기 웃음이 번졌다. "오래간만이군." 해련은 아직도 사장에게 화가 나 있어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열이 차 있었다. "아는 사이던가?" "너는 나를 모르지, 하지만 나는 널 알아." 장외의 관중들이 그들에게 움직이라 재촉했으나 열마는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 "넌 이전에…… 자주 문가에 앉아 네 칼을 가지고 놀았지. 어떨 때는 칼이 아니라 돌, 금화였어……. 좀 교양이 있는 말로는 뭐라고 하더라, 구름 위의 존재?" "백호방의 싸움장에서 싸운 적이 있어?" 해련은 말을 곱씹었고 드디어 눈을 들어 열마를 직시했다. "그렇다면, 네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건 운..
해중작 - 17. 짐승우리와 야수 사장은 해련을 불러내었고 어느 암투장에서든 들을 수 있는 간략한 규칙을 알려주었다. :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상대를 공격해라. 주먹, 다리, 이빨, 이마…… 등으로 그를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해라. 만약 세 명을 버틴다면 네가 오늘 밤의 중심이 될 것이고, 이때 무기를 들고 가장 자극적인 싸움으로 마무리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물론,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이상 한쪽이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뭘 들고 가든 상관 없어, 여기는 뭐든 다 있거든. 너클, 장총, 동주검, 북막도……." 사장이 소개했다. "하지만 화총은 안 돼, 손님을 다치게 할 수도 있고 보는 맛이 없어. 북막의 신 사수도 완력과 시력이 필요한데, 총이라는 건 손가락만 움직이면 사람의 몸에 구멍..
해중작 - 16. 암투장黑拳场 20. 구몽성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암투장黑拳场이 있고 해련은 이런 곳이 조금도 낯설지 않았다—— 비록 한 번도 직접 참여한 적은 없지만 이전에 백호방의 기세가 좋았을 때 그 깃발 아래 운영되던 모든 암투장에 그의 모습이 나타났었다. 지금은 백호방이 없고 호두골목의 이 암투장의 세력이 가장 크고 관중이 가장 많으며 선수 역시 가장 흉악하다. 오늘 해련은 거리의 "파리"에게서 열마烈马가 무대에 오른다는 것을 들었고, 그렇다면 그의 명단의 두 번째 목표—— 퀼러도 반드시 현장에 나타날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퀼러인지 찾아낸 뒤 소리소문 없이 칼질을 한 번 하면 그의 임무는 끝나는 셈이었다. 해련이 관람석으로 들어갔을 때는 아직 이른시간이라 중앙의 무대는 텅 비어 있었다. 고운 모래와 석회를 뿌린 지면..
해중작 - 15. 신선한 일 방정란은 등 뒤에 있는 사람의 상황이 불분명한 가운데 몸을 낮추어 피했고 은색 빛이 딱 적당하게 그의 머리카락 끝을 스쳤다. 만약 반 초만 늦었더라면 그는 골목의 시체처럼 목이 그어져 바닥으로 쓰러졌을 것이다. 그는 공격을 피한 이후 발을 멈추지 않고 뒤이어 달빛을 밟으며 선회했다. 남자는 지금까지도 정원사의 옷을 입고 있는 채라 손에는 아무런 무기가 없어 당연히 상대와 정면에서 맞붙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상대의 시도 역시 처음 한 번 뿐으로, 그 이후에는 손 안의 물건을 쥔 채 방정란의 앞에서 위세를 떨치는 것 같았다. 방정란은 또 어쩔 수가 없으면서도 우스웠다. 그는 마음을 바꾸어 따질 겨를 없이 낭패한 양 두 번의 칼을 피한 뒤 말을 끌며 입을 열었다. "사촌 동생, 너 날 괴롭히는 거야……. "..
해중작 - 14. 살인 17. 진유옥이 방정란에게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창 밖의 거리에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은 칼로 파티가 끝날 때의 나른한 소란함을 깨트린 듯, 모든 이들의 관심을 한 곳으로 이끌어냈고 빠르게 더욱 큰 소동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곤 빠르게 문을 열고 달려나갔다. "무슨 일입니까?" 진유옥은 급히 대문으로 달려가 멍한 척을 하며 한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누가 죽었어요!" 그 사람은 창백해진 얼굴로 입을 막았다. "분명 독전갈 호박이 한 짓일 거예요, 그 사람들만이 이렇게 거리낌이 없으니까……." 독전갈 호박은 아바르의 직속 자객 조직으로, 어두운 곳에서 국왕을 위해 국왕이 좋아하지 않는 존재를 처리하며, 전날까지는 아바르의 아래의 총애 받는 신하였다가 다음날에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