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58) 썸네일형 리스트형 제11장 - 쓰레기는 죽어 마땅하다 모추안이 내게 가져다 준 것은 일상복이었는데 향기로운 나무 냄새가 났다. 막 녹나무 상자에서 꺼낸 것 같았다.그의 키가 나보다 큰 탓에 바지 길이가 길어 끝을 조금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스웨터도 마찬가지로 무척 넉넉하여 넥라인이 조금 넓었으나 다행히도 겉에 외투를 걸쳐 가릴 수 있었다.옷 말고도 그는 수건 한 장과 양말 한 켤레를 가져다 주었는데 이 두 가지 물건은 포장조차도 뜯지 않은 새 것이었다.속옷 말고 그가 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주었으니, 실로 꼼꼼하다고 할 수 있었다.옷을 갈아입고 난 더러운 옷을 자루에 담은 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욕실을 나섰다. 빈가가 매일 먹는 것은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준비하는 잿밥이었다. 리양이 돌아오니 1인분이 더 추가되는데 네 명이 먹기에 반찬은 충분.. 제10장 - 신의 깃털 부두는 작아서 조금 연식이 된 나무 배 한 척만 정박해 있었다. 사람들은 배를 둘러싸고 무엇을 상의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모추안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마침 나를 보았고, 멈칫한 뒤 빠른 걸음으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여기서 뭐하는 거야?" 그는 눈썹을 찌푸렸고 어조에서는 나의 출현을 배척하는 것 같은 짜증이 드러났다."그냥 돌아다니는 거야." 나는 그의 등 뒤를 바라보았다.그는 바로 나를 가로막더니 간단명료하게 세 자를 뱉어냈다. "돌아가."나는 화가 나서 웃음이 다 나왔다. "너 사람하고 개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어? 나는 사람이지 네 개가 아니야. 네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시선은 공중에서 교차하고 마치 부딪치는 격렬한 불꽃이 보일 것 같았다. 이 일촉즉발의 순간에 누군가 내 이.. 제9장 - 이곳은 네 향락장이 아니야 동풍절의 열기는 저녁까지 이어졌다.보통 태양이 떨어지는 여덟 시 무렵이면 펑거는 진작 만물이 고요해지며 길가에는 행인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마을에서 가장 큰 광장에서 사람들이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서로 잔을 채웠다.나지막한 탁자가 모닥불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데 탁자에는 몸을 덥힐 술 말고도 건과일과 해바라기씨가 있었다. 층록인들은 탁자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 사람은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실 사람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이 잔은 바이인을 위해 짠을 하자, 오늘 우리 하인들의 면을 제대로 세워줬으니까!" 옌추원은 말하고 궈주와 함께 술잔을 들고 내게 권했다.나는 한 손으로 품 속의 개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급히 탁자의 잔을 찾았다."별 말을 다, 별 것도 아닌데." 가볍게.. 제8장 - 마음이 고요하면 손이 안정된다 뒤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탓에 나는 오래 머물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입구와 출구는 두 곳으로 서로 달랐는데 앞쪽에 큰 입구가 있고 뒤쪽으로 작은 출구가 있었다. 문 밖으로 나가면 긴 오솔길이 구불구불 산 아래로 이어졌다.큰 나뭇가지가 머리 위를 가리고 겨울 아침의 차가운 안개는 가지 사이에 영롱한 얼음과 서리가 되어 태양빛에 비추어지면 산길에 빛이 흘렀다.죽을 먹으며 나는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일정한 거리마다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큰 자루가 있었다. 아주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었다.충분히 배불리 먹고 마시자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옌추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었다.옌추원은 일찍 궈주와 함께 산을 내려갔고 지금은 마을 서쪽의 공터에서 양궁 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다."……내.. 제7장 - 여기서 음식 먹지 마 "이것들을 다 바꾸려고?"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대충 계산했다. 정원에는 적어도 이십 여 개의 화분이 쌓여있었다."나 혼자서는 이 많은 걸 다 바꿀 수 없으니 오늘 일단 절반을 끝내고 나머지는 내일 다시 해야지." 언관의 복장은 보기는 좋지만 일을 하기는 불편했다. 모추안은 말하며 플라스틱 화분을 한쪽에 두고 익숙하게 옷을 벗어 양쪽 팔을 허리춤에 묶고 안쪽의 좁은 소매의 흰 옷을 드러내었다.그는 타고나길 옷 맵시가 좋아 어깨가 넓어서 이렇게 묶으면 허리는 좁고 다리는 길어 보여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보다 몸이 좋았다."그러면…… 내가 도와줄까?" 나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나서서 일을 맡았다.모추안의 동작이 멈추더니 그는 바닥을 바라보며 조금 망설였다. "그러면 좀 미안한데."나는 이미 외투를 벗기 시작.. 제6장 - 내가 경박한지 그가 어떻게 알아? 만약 내가 경박하다면 이 세상에는 제대로 된 사람이 없을 것이다.내가 몸을 돌려 모추안에게 따지려 들 때, 문 밖에서 갑자기 상심에 찬 울음소리가 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까무잡잡한 피부의 노부인이 젊은 남녀 한 쌍에게 부축을 받으며 허약하게 안으로 들어왔다.모추안은 바로 일어나 탁자를 돌아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빈가! 빈가!!" 그 노부인의 걸음은 원래도 힘이 없었는데 모추안을 보자 어디에서 그런 기운이 난 것인지 양쪽의 부축에서 벗어나 비틀거리며 그의 옷자락을 쥐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노부인은 센 억양으로 자신이 이 고비를 넘기기 힘드니 죽기 전에 산군에게 그녀를 대신하여 집을 떠난 딸을 찾아달라고 말했다."천천히 말하세요." 모추안은 그녀의 팔을 부축하여 그녀를 천천히 바닥에서 일으켜 세웠.. 천의풍류 - 제3장 "이렇게 하자! 금결부고에 아직 서리가 부족하니 네가 가라!" 그날 저녁, 이치는 도관객실에서 쉬었다. 그는 바깥의 밤 비소리를 들으면서 몸을 뒤척이며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만난 그 사람으로 가득하여 왠지 잊을 수가 없었다. 어렴풋이 그는 또 그 기이한 냄새를 맡았다. 백계화, 대나뭇잎, 그리고 차향. 밤비가 산림에 떨어지고 흑백의 도관은 백무 사이에 숨어 있으며 은세의 신선은 그 속에 속박되어 있었다.그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 아침이었다. 노란색 사창에서 하늘빛이 들어오자 그는 순식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왠지 몽롱한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문을 열고 나가자 갑자기 그의 시선이 멈추었다. 입구의 바닥에 칠흑 같은 나무 상자가 놓여 있었다. 그는 무의식 중에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그는 허리를 굽혀 나무상자.. 천의풍류 - 제 2 장 “사도음, 건장인.” 14년 후. 이치는 방에 서서 친아버지가 물건을 정리하면서 눈물을 훔치며 잔소리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어째 네가 합격했을까? 다른 사람은 다들 합격하지 못했는데 너는 어떻게 합격했을까? 왜 성경에 가려고 하느냐?" 이정李庭은 말을 하면서 또 몇 가지를 보자기에 넣었다. "그 문서는 진짜냐, 가짜냐? 가짜는 아니겠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기어코 너만 합격했어. 정말 그리 좋은 직무라면 다른 사람들이 시험관에게 뇌물을 주지 않았겠느냐?""아버지, 관고官考에서 뇌물을 주면 구족이 주살돼요.“이정이 그를 돌아보자 이치는 곧 눈치 있게 입을 다물었다.이정은 계속 원망했다."네가 정말 관리가 되고 싶거든 소관이 되면 얼마나 좋으냐. 우리 이 작은 동네에서 주부가 되고 현승이 되는 것이 얼마나 좋아. 성경에 가.. 이전 1 2 3 4 ··· 33 다음